귀중한 하루가 내게 주어졌다 수능일에 출근안하는 이유는 운동장 앞에 고등학교에서 시험을 치기때문~~ 갑작스런 지진때문에 연기된 수능이라 정상출근이란 문자가 오길레 멀리 안가길 잘했다고 생각했는데 이어서 다시 쉰단다 혼란한 사태인게 분명하다 모두 일하는 날~~ 쉬는 경우는 개교기념일과 오늘 같은 날이다 누가 나랑 함께 가 줄 사람도 없을 것 같아서 문도 두드려보지 않고 혼자서 산행을 떠나기로 결정했다 가장 쉬운 코스를 떠올렸다 그렇다고 뒷산은 아니고~~~ 도시락을 챙겨서 시외버스터미널로 가서 주차를 시키고 얼음골행 버스를 탔다 참으로 오랫만이다 아침 8시20분 버스라 손님이 5명 정도 있었다 마을마다 늦가을의 정취가 물씬 풍기고 겨울의 기운이 다가옴에 왠지모를 이방인이 되어 있었다 9시 10분경에 얼음골주차장에 내려 케이블카를 타러 올라갔다 주말과는 달리 텅빈 주차장과 황량한 길가의 모습이 낯설게 느껴져서 막 뛰었다 숨차게 올라갔더니 9시 30분에 출발하는 케이블카가 있었다 왠지 시간에 맞게 진행되는 하루가 될 것 같았다 백호바위를 바라보며 케이블카에서 내리니 잎이 다 떨어지고 바람만 부는 추운 겨울이 기다리고 있었다 샘물산장으로 나 있는 등산길을 잘 다듬어 놓았다 김해에서 왔다는 부부를 만나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천황산사자봉까지는 산책한 셈이다 11시가 아직 안되어 함께 재약산까지 가기로했다 바로 한계암으로 하산하기에는 아쉬웠다 빨리 내려가서 밀린 업무를 처리할까 하다가 고사리분교쪽으로 해서 표충사로 내려갈려고 맘 먹었다 계단을 만들어 놓아서 예전의 산행이 아니었다 옷을 벗은 나뭇가지 사이로 보이는 조망은 산행하기 딱 좋았다 재약산정상에서 바라보는 산의 실루엣은 정말 가슴 벅찼다 운문산 가지산 간월산 신불산 영축산 ~~사방을 둘러보며 한참을 감상하다가 새로 만들어놓은 쉼터로 내려와서 간식을 먹었다 점심을 먹기에는 아직 이른 시간이어서 내러갈려다가 블루야크에서 100대명산 오르는 프로그램에 등록해서 재약산 왔다는 남자분을 만났다 표충사에 주차해 두고 왔다는 말에 함께 하산하기로 했다 조건은 천황산에 갔다가 한계암으로 가자는 것이었다 시간은 넉넉했지만 계단 오르는게 싫어서 망설였다 일단 왔던길로 함께 재약산을 내려가서 내원암쪽으로 하산을 해야겠다고 계획을 바꾸었다 그러나 막상 혼자서 점심먹고 내려갈려니까 서글펐다 사람이 거의 없어 넓은 공간의 하늘 아래 뚝 떨어진 기분이라 갑자기 외로워졌다 순간 함께 가야겠다는 생각에 다시 천황산으로 올라갔다 땀이 나고 약간 힘들었지만 기분좋았다 이런 힘든 기분을 맛보기위해 산을 오르는 것이니까~~ 천황산정상에는 단체로 온 산행객이 사진을 찍고 있었다 사진을 한장 찍어주고 함께 점심을 먹었다 마침 급하게 오느라 김밥도 못사왔다는 말에 챙겨온 뜨거운 물과 컵라면을 도시락과 함께 나누어 먹었다 왠지 착한 일을 하는 기분도 들고 길을 안내하는 역할에 뿌듯했다 밀양사람이고 김해직장 서울에 가족이 있는 셋째동생과 같은 나이라는 것까지는 알게되었다 지난 9월부터 혼자서 100대명산을 다니게 되었는데 다섯번째 산이라고 했다 나도 퇴직하면 한번 도전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목표가 생기면 뭔지 모를 의미도 있을거다 1시에 하산을 시작하여 지루한 내리막길을 마치고 표충사에 도착하니 딱 3시였다 한계암쪽엔 늦가을이 살아있었다 계곡가의 가을길이 넘 아름답고 가을과의 이별을 하기에 충분했다 낙엽을 밟으며 계곡에 물은 없어도 금강폭포에서 물소리가 들리는 듯 상상하며 올해 한여름의 가뭄도 떠올렸다 4시에 시외버스주차장에 원점회귀하여 수영장으로 갔다 한시간을 다리를 풀고 신나게 헤엄치다 엄마집에 가서 저녁먹고 귀가했다 오늘 하루는 나를 위한 특별한 날이었다 특히 지난 주 부토산과 함께 못 간 재악산이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