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막바지로 달려가고 있는 정규시즌 중에서도 오늘은 조금 비중이 덜한 두 경기가 잡혀 있었네요. WKBL에서는 OK저축은행 대 신한은행 경기, 그리고 여자프로배구 KGC인삼공사 대 흥국생명의 대결이 바로 그것입니다.
둘 중에서도 저는 '배구'를 골라봤고요. 3월 2일(토), 정규시즌 6위와 1위의 맞대결 살펴봤습니다.
오늘 경기, 양팀의 스타팅라인업 소개
■ 오늘의 경기 리뷰
양팀, 외국인선수 톰시아와 알레나의 득점으로 시작된 1세트. 흥국생명쪽에서는 출발부터 '원투펀치' 이재영과 톰시아가 공격에서 적극 나서주는 모습이었고. 반면 인삼공사쪽에서는 유독 한수지 선수가 많이 보이는 느낌이었습니다. 블로킹(2대1)에 속공득점(4대4 시점)까지. 이재은 세터와 인삼공사의 경기운영 스타일치고는 오랜만에 바람직해 보였습니다(=중앙을 많이 사용하는 것 말이죠).
하지만 접전 양상은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현재 1위팀 흥국생명이 엄청나게 두렵고 위협적인 블로킹벽을 세워버렸거든요.
이예솔과 알레나 한수지까지 막아낸 김세영의 블로킹(7대10, 8대12, 10대13 시점)을 시작으로 톰시아는 한송이를(13대17), 김미연은 최은지 공격을 막아냈습니다(13대18 시점). 당하는 KGC인삼공사 선수들 입장에서는 정말 아무것도 못하게, 맥이 풀릴 상황이었죠.
반면 흥국선수들은 이런 기본적인 블로킹을 바탕으로 본인들이 하고 싶은 플레이를 다하며 여유있게 리드해나갔습니다. 김미연 선수의 속 시원한 스파이크 두 장면이 기억에 남고(8대11, 15대21 장면), 마무리는 교체로 들어간 김나희 선수였네요. 18 대 25입니다.
2세트는 오랜만에(?) 이예솔과 알레나의 득점으로 시작. 최은지도 득점에 성공하고 알레나는 톰시아를 막아세운 블로킹까지. 4대1로 초반 기세를 올려봤던 인삼공사였습니다. 하지만 군더더기 없었던 이재영의 공격(4대2)을 시작으로 센터 김세영의 블로킹. 그리고 연속된 속공으로 4대5까지! 그걸 또 금방 역전해내는 흥국생명 저력이 있었습니다.
그래도 이후로는 인삼공사가 1점 앞서면 따라가는 흥국생명이 곧바로 동점을 만드는 흐름. 인삼공사 박은진의 블로킹(이재영을 막은 7대6 시점)과 중앙 속공득점(9대8)에도 흥국생명이 툭툭 잘 따라붙었고. 흥국생명쪽에서 연속 터치넷 범실도 있었지만(15대15까지), 역시 막상막하였습니다.
세트 후반부엔 반대로 흥국생명이 1점 앞서고, 인삼공사가 따라가며 동점을 만드는 흐름. 하지만 18 대 19에서 알레나 선수의 공격범실로 18 대 20이 된 후 균형이 급격히 무너져 내렸습니다. 알레나 선수는 어렵게 디그된 볼(좋지 않게 올라오긴 했습니다)에 또 범실하며 18 대 21, 반대로 흥국생명에서는 '공격의 확실한 원투펀치'가 확실하게 해결해주는 모습으로 승리를 챙겨갔습니다.
이재영의 공격으로 19대22, 톰시아는 결정적인 서브에이스(19대23). 또 이재영의 연속 스파이크 성공으로 20 대 25입니다.
3세트도 홈팀 인삼공사가 4대1로 초반 앞섰으나, 톰시아의 서브에이스까지 더해 금방 동점을 만든 흥국생명입니다(4대4). 이어 인삼공사의 리시브가 계속 흔들리는 가운데, 이재영의 블로킹으로 역전(이예솔이 막힌, 4대5 시점)까지 이뤄졌네요.
세트 중반에도 최은지의 머뭇머뭇 리시브 범실과 한수지 선수의 공격범실이 나오며 13 대 16까지 앞섰던 흥국생명이었으나, 알레나의 연속 서브득점으로 다시 역전당하기도 했습니다(17대16까지). 계속해서 최은지 선수의 공격성공과 김미연 선수 범실로 19대17까지 되었는데, 이렇게 세트 후반시점에서 인삼공사가 앞선 건 처음인 듯 싶네요.
하지만 거기까지. 막판 이예솔 선수가 공격범실에 이어 연속으로 흥국생명의 블로킹앞에 무릎을 꿇으며 승부가 결정난 3세트입니다(20대21, 20대22 시점). 길었던 랠리에서 이재영은 김해란 리베로의 2단 연결을 받아 득점을 만들어내고, 마지막은 김미연 선수의 서브에이스! 21대25로 마지막 세트도 가져오며 0대3 완승을 거둔 흥국생명입니다.
■ 그 외 주요 Point!
일단 올시즌 19연패의 늪에 빠져버린 KGC인삼공사 이야기부터 해야겠습니다.
최은지 선수는 무난하게 잘해줬습니다 12득점에 범실은 1개뿐. 하지만 오늘은 알레나가 조금 부진했습니다(16득점, 공격성공률 33%). TV 해설진은 계속 알레나 선수를 향한 토스의 정확성을 지적하던데, 저는 그렇게 기술적인 부분까지는 잘 모르겠고요. 확실한 건 알레나와 다른 국내 공격수들의 엇박자(=한쪽이 터지면 다른쪽은 잠잠한)는 문제라는 겁니다.
1세트 때 칭찬했던 한수지 선수의 활약(5득점, 블로킹 2개)이 그 때 뿐이었다는 것도 아쉽고요. 각각 6점씩을 기록해준 루키 이예솔과 박은진의 활약도 상대팀 이주아(9득점, 이동공격 3개)에 비하면 잔잔했다 말할 수 있겠습니다.
KGC인삼공사는 상대팀이 스스로 무너지게끔 하는 끈끈한 수비가 자랑이고, 이를 바탕으로 승리를 챙겨가는 팀인데... 올시즌에는 이러한 장점들이 많이 두드러지지 못한 시간이었습니다. 묵묵히 후방을 책임진 오지영 리베로는 많은 칭찬을 받았지만, 수비를 공격으로 전환시켜 득점을 만들어내는 공격작업에 애를 먹었습니다. 알레나가 장기간 전력외에 있었고, FA로 영입했던 최은지에 올시즌 신인들의 활약은 기복이 있었습니다.
이제 단 1경기를 남겨두고 있는 올시즌, 5승 24패를 기록하고 있는 최하위 인삼공사는 어떤 마무리를 하게 될까요? 다가올 신인드래프트에서 최대어 정호영(190cm, 선명여고)을 지명할 수 있게 되면 행복할까요? 고민이 많을 서남원 감독입니다.
반면 흥국생명은 선두자리를 더욱 확실하게 달려나갑니다.
현재 개인득점 2위와 3위를 각각 달리고 있는 톰시아(579점)와 이재영(574득점)을 앞세운 공격. 김세영 센터와 김해란 리베로는 베테랑답게 팀의 중심을 잘 잡아주고 있고. 이렇게 팀이 순항하고 있다보니 조송화 세터도 달라 보입니다(=아무 문제 없이 잘하고 있는 듯 보이죠). 또한 흥국생명의 남은 마지막 퍼즐이라 할 수 있는 김미연 선수마저 6라운드 들어 살아나는 모습(27일 IBK전 12득점에 이어 오늘 9득점)을 보이고 있으니... 이에 상대하는 팀들로서는 정말 답답할 노릇이겠습니다.
흥국생명은 오늘 승리로 2위 도로공사와의 승점차를 8점차로 벌리며 정규시즌 우승의 9부능선을 넘었다 볼 수 있습니다. 물론 6일에 있을 양팀 맞대결을 포함해 도로공사가 3전 전승을 거두고, 흥국생명이 남은 2경기를 다 지면 역전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라고 생각하고요. 오늘(3일, 일) 도로공사 대 GS칼텍스 경기의 결과에 따라 포스트시즌 윤곽이 크게 나올 것 같은데. 조금 지켜보겠습니다. 흥국생명 선수들, 축하해요. 고맙습니다.
■ 오늘 경기, Photo~~~
공수에서 너무 잘하는 이재영. 그리고 오늘 진짜 '소금 같이 순도 높은 역할' 이주아 센터!
조송화 세터는 오늘 경기, 정말 재미있었겠습니다.
김세영과 톰시아가 세운 블로킹벽은 오늘도 정말 무서웠고요. 김미연 선수(中)까지 살아난다면 화룡점정입니다, 흥국생명!
KGC인삼공사에서는 알레나, 하효림, 박은진 선수의 경기장면을 담아봤습니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