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명의 핀란드 다이버들이 매우 위험한 미션에 도전하지만, 두 명은 익사하고 세 명만 기적적으로 살아남는다. 살아남은 자들은 직접 동료들의 유해를 수습하려 한다. 엄혹한 환경 속에서 위험한 임무를 수행하려 애쓰는 중의 육체적인 고난은 두 친구의 시신을 직면하면서 오는 정신적 고통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영화는 헌신적인 우정과 두 친구의 죽음을 받아들이려 애쓰는 그들의 노력을 보여준다.
리뷰
<다이버>는 수중 동굴 다이빙이라는 특수한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4명의 핀란드인 다이 버들이 노르웨이 북쪽 지역에 있는 동굴을 탐사하던 중, 두 명의 동료가 죽는 사고가 발생한다. 공식적 인 구조 작전은 너무 위험하다는 이유로 취소되고, 동굴은 출입금지 지역으로 선포된다. 하지만, 두 명 의 생존자는 동료 다이버들과 함께 죽은 동료의 시신을 되찾아 오는 불법적이고 비밀스러운 임무를 수 행하기 위해 나선다. 그 무모해 보이는 행위 안에는 다양한 감정이 뒤섞여 있다. 살아남은 자의 죄의식 과 그로 인한 악몽, 죽은 동료의 가족들에게 애도의 기회를 주고 싶다는 간절한 소망, 위험한 스포츠를 즐기는 전문가로서의 자부심 등이 그것이다. 영화는 열두 명의 다이버들이 그 일을 준비하고 수행하는 모습과 바로 눈앞에서 동료의 죽음을 목격해야 했던 인물들의 내면을 드러내는 인터뷰를 교차시키고 있다. 전문가적 행위에 대한 객관적 관찰과 내면의 심리에 대한 주관적 고백의 결합. 영화는 이 두 가지 요소를 절제되어 있으면서도 역동적인 리듬과 화법으로 담아냄으로써, 이 특별한 임무 수행의 과정을 특별하면서도 보편적인 한 편의 드라마로 만들어 가고 있다. 그 드라마 안에, 어쩌면 이 모든 일의 출발 점에 놓여 있는 것일 수도 있는 어떤 근본적인 질문(인간은 왜 목숨을 거는 행위를 하는가?)을 담아내고 있 다는 것도, 이 영화의 미덕들 중 하나다. (변성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