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어렵게 설명해 놓은 것들이 많아, 최대한 쉽게 풀어보았습니다. 그러나 매트릭스 영화 자체가 3편이나 되어서 짧게 설명할 수 없는 엄청난 것이라, 설명 자체는 어쩔 수 없이 깁니다. 참고로, 다 알다시피, 매트릭스는 애니 매트릭스를 봐야 거의 완전히 이해됩니다. 제 해석이 틀린 것들이 있을 수 있으나, 지금까지 나온 것들을 정리해서 이해를 돕고, 흥미로운 해석을을 추가해서 상당히 재미는 있을 것입니다.
1. 2100년 경 고도로 발달한 기계 로봇은 인간처럼 자율적 존재로 발전하고 자아의식과 약간의 감정까지 지닌다. 그러나 기계는 수학적, 과학적으로 예측 불가능한 인간의 이성적 판단과 사랑이라는 감정은 갖지 못한다. (애니 매트릭스) - 기계적으로 설명될 수 없는 인간의 신비와 존엄성을 강조.
2. 인간은 기계를 가혹하게 부려먹는데, 자의식을 가진 로봇들은 이에 저항하기 시작한다. 최초의 저항 로봇 B166ER이 주인을 살해하고 인간에게 파괴되며, 이후 로봇에게 위협을 느낀 인간들은 로봇의 수를 줄이고자 대량 파괴(매장)한다. 그러자 로봇들은 인간들을 피해 Zero One이라는 도시를 별도로 건설한다. (애니 매트릭스)
- 누군가가 찾아냈듯이, 최초 저항 로봇은 최초의 저항 소설이라 할 수 있는 "Native Son"에서 백인을 살해하는 등장인물 Bigger의 이름의 Word Play(말장난). 로봇 도시는 기계의 수학적 원리 0과 1의 이진법을 암시.
3. 로봇의 나라가 점점 강성해지자, 인간은 로봇과 전쟁을 벌인다. 그러나 로봇은 인간을 해치려는 마음이 없었다. (애니 매트릭스)
4. 인간은 로봇에게 밀리자, 최후의 수단으로 로봇들의 에너지 원인 태양을 짙은 연막으로 차단하고 , 아마도 3편의 거의 마지막 장면에서 예상할 수 있듯이, 구름층에 기계들이 접근하지 못하게 강력한 전자파(EMP)가 발생하게 만드는 작전을 쓴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전쟁에서 패배하고, 기계들이 찾기 어려운 지하 세계로 도피해서 시온을 건설한다. (애니 매트릭스) - 시온은 성경에서 세상 마지막 날에 메시야가 그곳에 와서 세상을 통치하는 거룩한 도시이다.
5. 기계와 로봇들은 대체 에너지를 계발하는데, 바로 인간의 생체 에너지가 그것이다. 로봇들은 인간을 대량 인공 배양해서 인큐베이터에 가두어 키운다. 기계들의 대장(인공지능인 A.I.의 메인 시스템이며, 매트릭스 내에서는 할아버지 모습의 아키텍트)은 매트릭스라는 거대한 컴퓨터 프로그램을 만들어 모든 인큐베이터의 인간들을 프로그램화시켜 각자의 목적대로 1999년도라는 허상의 세계를 살게 만든다. (애니 매트릭스) - 필자의 생각에 굳이 아키텍트가 이런 번거로운 작업을 하는 이유는 인간이란 정신 활동을 해야만 Active하고 강력한 에너지가 많이 나오기 때문이다.
6. 시온의 인간들은 기계들에 맞서 인큐베이터에 갇혀 허상의 세계를 사는 인간들을 해방하려 한다. 그 수단은 매트릭스 내에 해킹으로 몰래 접속해 들어가 사람들에게 이 세상이 허상임을 깨닫도록 가르치고, 깨달은 자들을 매트릭스로부터 탈출시킨다. 현실과 매트릭스 내의 접속과 이동 수단은 전화 통신이다. (매트릭스 1)
7. 매트릭스 내에서 깨달은 자들은 시온의 전사들의 도움으로 전화 접속을 통해 현실로 빠져나오는데, 그 곳은 자신들이 양육되고 있는 현실의 인큐베이터이기에, 깨어나자마자 그 비참한 모습에 놀라고 만다. 이 때 감시 로봇이 즉시 이런 깨달은 자들을 폐기장으로 내려보내는데, 여기에서 폐기장으로 보내진 인간들은 완전 분해되어 다시 인큐베이터의 양분으로 사용 된다. 현실 세계 속에서 시온의 전사들은 감시를 피해 전함을 타고 다니는데, 그 임무 중 하나가 폐기장으로 옮겨진 인간들을 분해 되기 전에 재빨리 구출해서 시온에 보내는 것이다.
이에 대해선 많은 보충 설명이 필요하다. 아래는 매트릭스 이해에 결정적으로 중요한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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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온의 전사들은 전함에서 매트릭스에 접속해서 그런 구출활동을 하기 때문에, 매트릭스 내에서 깨달음을 준 뒤 전화접속으로 함께 현실로 빠져 나온뒤(전사들은 전함에서 의식이 돌아오고, 구출된 자는 인큐베이터에서 깨어난다), 현실의 전함을 타고 즉시 폐기장으로 침입해서 구출해내 시온으로 보내는 것으로 보인다. (매트릭스 1)
- 한편, 현실 세계에서 전함을 추적하고 시온을 찾아내려고 하는 기계 군사들은 센티넬(문어 로봇)이다. 센티넬은 영어로 '감시자'라는 뜻. 시온의 전함은 대단히 위험할 때, 최후의 무기로 EMP라는 전자파를 쏘는데, 이것 한방이면, 사방 수킬로 내의 모든 센티넬 뿐만 아니라 모든 컴퓨터와 기계가 순식간에 멈추고 만다. 2편에서 이 센티넬들은 마침내 시온의 위치를 알아낸 뒤, 거대한 굴착기로 땅을 파고 들어가, 3편에서 결국 이 수억의 센티넬과 시온의 시민들이 엄청난 전투를 벌인다. 이 전투 장면이 영화의 거의 절반인데, 한마디로 영화의 기적이며, 필자는 심지어 매트릭스 이전에 태어난 사람은 불쌍하다고 여길 만큼 믿을 수 없는 장면이 이어진다. 그만큼 영화사에 길이 남을 명장면이 아닐 수 없다.
- 사람들의 달음과 탈출을 통해 시온의 인구는 점점 늘어나 그만큼 군사력이 강해진다. 영화에서 목덜미에 접속 구멍이 있는 사람들은 인큐베이터에서 깨달은 자들이고, 그 구멍이 없는 사람들은 처음부터 시온을 도망쳐 온 사람들의 후손들이다.
- 매트릭스 내에서 깨달은 자들은 시온의 전사들의 깨우침을 통해서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어떤 선각자를 통해서나 인간 스스로의 능력으로 깨닫기도 한다. 이런 깨달음을 종교적으로 해탈, 자각, 혹은 진리의 통달이라고 한다. 깨달음에 이른 자들은 매트릭스 내의 세상이 허상이라는 사실을 안다. 마음 먹기에 따라 물리적 통제를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가부좌를 틀어 공중에 뜨기도 하고, 어린 동자승일지라도 숫가락을 염력으로 구부리기도 하고, 각종 신통한 능력을 발휘한다(매트릭스 1). 또한 애니 매트릭스를 보면, 어떤 육상 선수가 자신의 능력 밖으로 달려 세계 신기록을 세우는데, 이 순간 근육이 파열되면서 이 세상이 허상임을 그 즉시 깨닫게 된다.
- 이런 기가 막힌 철학적 가정이 있기에 매트릭스의 공중 날기와 초능력은 정말 그럴 듯하면서 슈퍼맨과는 차원이 다르다. 매트릭스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그런 장면을 보고 저게 홍콩영화나 슈퍼맨하고 뭔 차이가 있느냐며, 황당해 한다. 필자는 그런 사람들은 인큐베이터에서 깨어나지 못한 무지한 이들로 취급한 뒤 아예 상종을 안 한다. -_-
- 그러나 그런 깨달음은 반드시 종교인들만 갖는 것이 아니라, 일상 생활을 하는 사람들 중에서도 이 세상에 대한 의심을 가지며, 그런 각성을 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애니 매트릭스).
- 그런 물리적, 생물학적, 자연의 법칙에서 벗어나는 것은 매트릭스의 에러의 일종이다. 인간이 그 법칙을 벗어나 깨달음에 이르면, 그것은 매트릭스의 정체가 발각되어 위험한 존재가 된다. 따라서 깨달은 자들은 프로그램 삭제가 된다. 통제를 벗어나 목적을 상실한 프로그램은 불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아키텍트 입장에서는 깨달은 자는 버그 내지는 바이러스이므로 삭제해야하며, 이런 삭제의 임무를 맡은 자들이 스미스 요원이라는 백신 프로그램들이다.
- 동시에 인간만이 아니라, 매트릭스 시스템 내에서도 작동 오류가 가끔 발생한다(애니 매트릭스). 그 오류가 발생하는 곳이 바로 우리가 말하는 유령의 집이나, 요정의 숲, 또는 버뮤다 삼각지대 같은 곳이다. 그런 오류 역시 스미스 요원들과 비슷한 임무를 가진 복구 요원들이 발견 즉시, 사람들이 깨닫지 못하도록 즉각 치료를 한다. 애니 매트릭스에서 꼬마들이 그런 이상한 폐가를 발견하는데, 물건들이 공중에 떠다니고, 몸이 비뚤어지게 서는 등 이상한 현상이 나타나 몰래 놀러를 다닌다. 이 폐가가 요원들에게 알려지자 즉각 출입 통제한 후, 복구 시키는 장면을 볼 수 있다.
- 결국, 깨달은 자들의 초능력은 매트릭스를 만든 A.I.의 메인 시스템, 즉 아키텍트가 만들어 놓은 법칙과 물리적 원리가 허상임을 알고 그 통제를 쉽게 벗어난 것이다. 그 능력은 연마할 수록 점점 커진다. 그래서 모피어스나 트리니티가 엄청난 내공으로 공중을 날아다니고, 초능력을 발휘하는 것이다. 또한 그들의 능력은 매트릭스 내에서는 그런 능력이 프로그램의 주입으로 쉽게 습득되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여기에서는 사람의 능력마다 그 학습능력이 차이가 나타나는데, 네오의 경우는 경이적일 만큼 모든 학습에 탁월한 습득력을 지녀 금새 초인이 되었다.
- 그러나 그런 깨달음을 가진 자들이라해도 모두 매트릭스의 실체를 깨달은 것은 아니다. 다만, 이 세상이 외적 원리의 지배를 벗어날 수 있는 세계임을 깨달은 사람들이 많으며, 이들은 매트릭스 세계의 허상을 깨닫게 될 가능성이 크고, 스미스 요원들의 감시 대상이기도 하다. 반면에 다른 사람들은 더 나아가 이 세상이 허상이고 진짜 세상이 별도로 존재한다고 믿고 매트릭스로부터 깨어나게 되는 것이다.
- 이 때 진정한 깨우침에 이르기 위한 마지막 단계가 빨간 약과 파란 약의 선택이다. 빨간 약은 현실의 세계(인큐베이터)에서 깨어나게 하는 약이고, 파란 약은 매트릭스 내에서의 삶에 만족하겠다는 선택이 된다. 즉, 모피어스 전사들은 인간에게 강제적 탈출을 강요하지는 않음으로써 끝까지 인간의 자유(민주주의)를 존중해주는 셈이다.
- 이런 설정의 배경은 철저히 불교적이다. 또한 여기에 장자론, 즉 장자의 호접몽 사상(나비꿈-꿈 속의 나비가 진짜 나인가, 꿈꾸는 내가 진짜 나인가?)이 엿보이고, 우리가 인식하는 현상계와 인식을 넘어선 물자체의 세계가 다를 수 있다는 칸트식 이원론이 암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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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전개 계속
8. 모피어스를 비롯한 일부 전사들은 인류를 구원할 '그(He)'가 올 것이라고 믿는데, 그 이름을 '니오(Neo)'로 명명했다(Neo는 One의 재합성). 그런데 그가 바로 낮에는 컴퓨터 회사의 평범한 직원이지만, 밤에는 천재 해커로 활동하는 앤더슨이다. 앤더슨 역시 컴퓨터 망을 돌아다니며, 점점 세상에 대한 의심이 짙어졌던 것으로 보이고, 그의 놀라운 능력이 전함에서의 해킹 서핑을 통해 모피어스와 트리니티에게 감지되었던 같다(앤더슨 본인은 전혀 모른 채). 그러나 동시에 스미스 요원들 역시 앤더슨이 극도의 위험인물임을 눈치 채고, 제거하려고 찾아간다.
9. 모피어스와 트리니티는 스미스 요원들에게 인류를 구원할 Neo일지도 모를 앤더슨을 극적으로 구한 뒤, 앤더슨에게 이 세상이 허상의 매트릭스 세계라는 깨달음을 가르쳐 준다. 그렇게 깨달음을 얻자 앤더슨은 인큐베이터에서 눈을 뜨고, 참혹한 자신의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는 동시에 즉시 폐기장으로 쓸려내려가지만, 전함이 그를 구출해 전함 속에 들어오게 된다.
10. 앤더슨은 탁월한 학습 능력을 보인다. 그가 학습 프로그램에 접속된 뒤 그에게 주입되는 모든 고도의 무술과 기능을 즉각 흡수하는 것이다. 따라서 앤더슨 역시 매트릭스 내에서 공중을 날고, 엄청난 파괴력을 지니게 된다. 그것은 바로 그가 Neo라는 것을 증명해주는 것으로, 점점 모피어스와 트리니티, 그리고 느부갓네살 전함의 전사들의 믿음의 대상이 된다. 하지만, 시온의 대부분의 지도자들은 그런 메시야 사상을 믿지 않는다.
11. 모피어스를 비롯한 느부갓네살 대원들, 그리고 소수의 시온의 사람들이 '그'의 존재를 믿었던 이유는 '오라클'이라는 여자 예언자 때문이었다. 오라클은 뒤에서 설명된다.
12. 한편, 앤더슨은 매트릭스에서 싸우면서 능력이 점점 커지는데, 자신이 바로 Neo라는 사실을 점점 인식하게 된다. 그러나 스미스와의 결투에서 니오는 사망한다. 이때 트리니티는 사랑의 힘으로 니오를 다시 살려낸다. 부활인 셈이다.
- 여기서 '사랑'이라는 요소가 등장하는데, 바로 A.I.의 메인 시스템, 즉 아키텍트는 최고로 발달한 인공지능 기계였음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사랑이라는 감정을 완전히 이해하지를 못한다. 이 대목의 니오의 부활 또한 황당하다고 비웃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러나 인간만이 갖고 있는 바로 이 사랑에는 기계와 수학, 물리적 법칙을 초월한 어떤 이성적 이해를 초월한 능력과 신비가 있다는 것을 이야기해준다. 참고로 성경에서 신(예수 안에서 활동한 하나님)의 사랑은 죽은 자를 다시 살려낸다.
- 동시에 니오의 부활은 그의 능력이 몸은 죽었어도, 의식은 초월적 능력으로 끊기지 않는 경지에 이르렀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여겨진다.
13. 결국 부활한 니오는 스미스와 엄청난 대결을 하는데, 심지어 총알을 피하는경지에 이르고, 공중을 날아다니게 된다. 마침내 그는 스미스의 몸을 관통해서 파괴시킨 뒤 니오의 승리로 1편이 끝맺는다.
14. 그러나 스미스는 파괴된 순간 프로그램 분해된 것이 아니라, 변종 프로그램이 되어 아키텍트의 통제권을 벗어나 버렸다. 일종의 자유로이 활동하는 웜 바이러스나 버그, 혹은 하드의 베드섹터가 되어버린 것이다. 이것 역시 아키텍트나 오라클이 예상치 못한 엄청난 변수였을 것이다. 스미스가 갖게 된 새로운 능력은 다른 프로그램을 무한히 자기 복제해서 없애는 것이다. 스미스의 존재 목적은 쓸데없는 바이러스나 버그 프로그램 제거인데, 이제는 변종이 되어, 무작정 제거로 바뀌었다. 그 대상에는 아키텍트까지 포함된다. 스미스는 매트릭스와 매트릭스 밖의 현실 세계의 모든 시스템을 자기 복제해서 제거하는 것이 유일한 목적이 되었다. 그렇게 해서 모든 것을 다운 시키는 것! 그래서 결국 자신도 더 이상 활동 못하고 정지되는 것(사실상의 자신을 포함한 모든 것의 죽음)! 이것이 웜 바이러스의 특징 아닌가? 그래서 나중에 그는 오라클을 집어 삼키는 결과가 어떻게 될 것인지 안중에 두지 않고, 그녀까지도 무작정 삼켜 복제시켜버린다. 오로지 변종이 된 자신의 프로그램 존재 목적에 충실했던 것이다.
15. 매트릭스 2편 <리로디드>는 매트릭스 이해에 핵심 코드가 모두 담겨져 있는데, 무지한, 아니 무식한 비평가들은 정말 무식을 드러내면서, 2편에 대해 혹평을 내렸다. 그러나 2편은 매트릭스 영화의 핵심이다. 역시 수수께끼 같은 대화를 이해하지 못한 관객들은 그저 화면상의 액션만 보고 매트릭스를 평가했다.
16. 2편에서 니오는 오라클이라는 여자 예언자를 만나게 된다. 이후에 오라클의 입에서, 또한 모피어스의 입에서 수수께끼같은 '존재의 목적'이라는 말이 수도 없이 쏟아진다. 요지는 매트릭스 내의 모든 인간 존재는 자기 역할에 충실하게끔, 즉, 목적에 맞게 만들어져 그대로 살아가며, 심지어 니오마저도 프로그램화된 인간 존재로 니오로 역할하게끔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17. 오라클은 아키텍트가 만든 정보 축적 프로그램이다. 그러나 정확히 말하면, 아키텍트 자신이 네오에게 말해준대로, 자신이 만든게 아니라 '발견한' 프로그램이다. 아마 그녀는 인간들이 만든 심리 분석 프로그램이었는데, 아키텍트가 발견해서 프로그램을 최고로 버전엎시켜 오라클을 만든 뒤, 그녀와 함께 매트릭스를 만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아키텍트는 자신이 매트릭스의 아버지, 오라클은 어머니라고 말한 것이다. 스미스까지도 그렇게 만들어졌으며(그래서 스미스가 오라클을 '엄마'라고 부른다), 오라클의 후계자 사티가 마지막 장면에서 태양을 만드는 능력을 가진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이렇게 매트릭스는 둘의 합작품인 셈이다. 그러나 엄밀히 메인 프로그램(시스템)인 아키텍트가 생성 프로그램인 오라클을 사용하여 구축한 거대한 프로그램이다. 동시에 오라클의 임무는 인간 심리를 분석해서 정보를 축적한 뒤 아키텍트에게 보내는 것이다. 그녀는 인간의 심리적 선택의 변수를 측정한다. 그러나 인간의 심리적 변수는 너무 복잡해서 고도의 메인 시스템인 아키텍트라 할지라도 완벽히 계산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18. 아키텍트는 처음에 매트릭스를 완벽하게 만들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시스템이 돌아갈 수록 1%의 에러가 발생했다. 그것은 바로 인간의 의식 활동을 완벽히 프로그램화해서 주입시켰지만, 인간 의식 자체는 프로그램화된 것 이상의 어떤 선택의 자유(심리의 변화) 속에서 예측하기 어려운 변수(깨달음)를 만들어 시스템에 장애를 일으키는 것이었다.
- 이 부분은 신학적으로 신의 예정과 인간의 자유의지의 문제이다. 매트릭스 전체에 이 주제가 깔려있다. 모든 존재가 예정되어 목적이 있는 존재가 되었고, 니오도 여기 포함되었지만, 인간의 자유의지는 새로운 변수를 낳아 신(아키텍트)의 예정과 긴장을 일으키는 것이다. 여기에서 다시 한번, 수학적 물리적, 자연적 법칙 이상의 어떤 신비함을 갖는 인간 존재의 특징이 드러난다.
19. 아키텍트는 매트릭스 시스템이 안정되어야 인간 생체 에너지를 무한히 뽑아 쓸 수 있다. 따라서 시스템의 장애 제거후 재부팅은 필수적이다. 오라클의 데이타 수집을 통해 인간의 선택에 의한 변수를 계산한 뒤 매트릭스를 새로운 버전으로 다시 재부팅(리로리드)한다. 이러한 재부팅이 이미 5번이나 발생했고, 그때마다 니오라는 존재를 통해 그 선택의 변수를 관찰하여 데이타를 축적했다.
20. 동시에 아키텍트는 또한 A.I.(인공지능)이 인간의 두뇌가 갖는 특징으로 보완되어 완벽하게 만들어질 필요를 느꼈기에 그런 작업을 반복했으며, 이제는 앤더슨을 6번째 니오로 선택해 그에게 필요한 니오 프로그램을 주입해서 그 목적적을 충실히 수행하도록 예정해두었다. 아키텍트는 의도적으로 니오의 역할을 시스템에 저항하게끔 만들었으며, 모피어스를 비롯하여 접속 구멍이 있는 시온의 전사들 역시 인큐베이터에 있었던 아키텍트가 설정한 프로그램들로 탈출후 시온을 돕는 역할을 예정되어 있었다.
21. 그러나 인간의 활동은 프로그램화된 것 이상이기에, 모피어스와 접속 가능한 인간들의 활약, 즉 니오를 중심으로 한 그들의 활동은 아키텍트와 오라클도 예측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고, 바로 그런 변수들이 오라클에게 수집된 뒤, 데이타화되어 소스로 가게 될 목적을 지닌 니오라는 매체를 통해 아키텍트에게 최종적으로 전달되도록 짜여져 있었던 것이었다.
22. 아키텍트는 이러한 니오를 견제하기 위해 스미스를 만들었으며, 그래서 니오와 스미스는 대칭점이 된다. 따라서 스미스의 요원의 유일한 존재 목적은 니오와 그 일당(깨달은 자들)의 제거에 있다. 아키텍트는 니오와 시온의 힘이 위험에 다다르게 되면, 정보를 모두 입수한 뒤 모두 파멸시킨다. 그러나 5번을 반복할 때마다 매번 여자 16명과 남자 7명을 남겨두어, 시온이 재창설되도록 허용했다(살아남은 인간들은 그 사실을 전혀 모르고 다시 번창해서 시온을 재건설했다). 아키텍트는 니오에게 반복 될 수록 시온의 제거가 쉬워지고 있다고 말해준다. 즉, 지금의 시온도 파괴는 식은 죽 먹기라는 것이다. 참고로, 16명과 7명은 창세기 7장 16절의 노아 가족이 살아남은 성경 구절을 나타낸다.
23. 아키텍트가 인큐베이터에 수십억의 인간이 배양되고 있음에도 시온의 사람들을 항상 그렇게 남겨두어 다시 번성하게 하는 이유는 매트릭스가 만에 하나 완전히 고장날 경우를 대비해서로 보이며(김중태 문화원에 있는 글의 주장대로), 또한 인간 행동과 지능, 감정을 지속적으로 연구해서 인공 지능과 매트릭스 시스템을 완성하기 위해서인 것으로 생각된다.
24. 또 하나 아키텍트와 기계들, 그리고 오라클이 전혀 예상하지 못하고, 인식조차 할 수 없는 변수는 바로 '사랑'이다. 결국 인간에게는 기계가 이해하지 못하는 인간 고유의 특징 두 가지가 있는 셈이다. 그것은 기계론적 결정론으로 설명하지 못할 인간의 자유의지(이성적 자율, 선택의 자유)와 사랑이다. 한마디로 인간은 신비한 영적 존재라는 것이 이 영화 여기저기에서 말해주는 중요한 메시지이다.
25. 오라클은 6번째의 현재의 니오가 올 때까지 그 과정을 반복했기 때문에, 당연히 앞으로 되어질 일을 아는 오라클(신탁)은 그 이름 뜻대로 예언자가 되는 것이다. 이 오라클의 존재가 모피어스 일원에게 알려졌고, 모피어스는 오라클을 통해 니오가 구원자로 올 것임을 이미 알고 믿었던 것이다. 모피어스는 니오를 돕도록 프로그램되었기에 믿었고, 자연히 시온의 사람들은 믿지 못했다. 여기서도 만일 모피어스가 믿지 않을 수 있는 변수가 존재한다. 그러나 확률상 모피어스는 믿도록 되어있을 뿐이고, 따라서 오라클은 항상 그런 확률을 가지고 예언을 하지만, 인간의 선택으로 예정된 진행(섭리)이 틀릴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남겨 놓는다. 특별히 니오의 선택은 더욱 그러하다.
26. 다섯번 매트릭스가 재부팅되고 시온이 망했다는 것은 성경에서 하나님이 인류를 거듭 심판하는 것을 연상한다. 인간과 우주를 창조후 하나님이 보시기에 완벽할만큼 좋았다고 했으나, 뱀의 유혹으로 타락(인간의 자유의지에 의함), 가인인의 살인 사건, 노아 홍수로 모두 전멸, 그후 다시 바벨탑 사건으로 심판, 소돔과 고모라 심판 등이 등장한다. 인간의 자유의지라는 변수를 신의 존재가 계산하지 못한 것처럼 나오는 것이다. 하지만, 성경에서 하나님이란 존재는 완전한 신이고 인간이 불완전한 것으로 나오기에 아키텍트와 완전히 매치되는 것은 아니다.
27. 현재 6번째 니오는 이전의 모든 니오와 또 달랐다. 바로 이것 역시 아키텍트와 오라클이 계산하지 못한 인간의 신비의 영역이다. 니오는 시온의 존속과 트니리티의 목숨 사이에서, 사랑을 택하고 만다. 이전의 니오들은 모두 시온의 존속을 택했다. 그러나 니오의 선택은 한 사람에 대한 사랑이었다. 한 사람에 대한 진정한 사랑에서, 진정한 인류애가 나온다는 데레사 수녀의 가르침을 전해주는 것일까? 그럼에도 인류를 포기하고 한 여자를 선택한 것이 정당화되기는 어렵기에 필자는 이 대목이 설득력이 없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꼭 어색하지만은 않다. 사랑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한 장치이기 때문이다. 또한 니오의 예측 곤란한 측면은 다른 니오들보다 월등한 능력을 가져 너무나 위협적이었다는 것이다. 아마 앤더슨 자신의 본래의 능력(기계가 역시 예상치 못한)으로 인해, 주입된 니오 프로그램을 초월한 능력이 발휘된 것으로 생각된다.
- 혹은 다른 해석으로 어쩌면 아키텍트는 '사랑'이라는 가장 신비한 변수와 감정을 니오를 통해 마지막으로 측정하여 그 값을 산출한 뒤 매트릭스를 완성하고, 백업 용 안전장치로 마련해둔 시온을 용도가 다한 이유로 영원히 멸망시키려했는지 모른다. 실제로 니오가 트리니티, 즉 사랑을 택하면, 시온은 완전히 망하고 만다. 이성, 즉 시온의 존속을 택하면, 시온은 완전한 멸망은 피한 뒤 17명과 6명으로 다시 존속하고 니오는 삭제된 후 새로운 니오가 다시 등장할 필요가 있게 된다. 그렇다면, 이후에도 아키텍트의 인간의 '사랑'에 대한 테스트가 계속 될 예정이었을까?
28. 그러나 기계들도 인간의 사랑의 감정을 거의 파악하는 단계까지 온 것이 분명하다. 그래서 사티는 아버지(프로그램)과 어머니(프로그래머) 사이에서 예상치 못하게 탄생한 프로그램이 되어 목적 없는 까닭에 삭제될 위기에 처했으나 오라클의 후계자로 바뀌어 기능한다. 또한 메로빈지언의 섹시한 여자가 니오에게서 거의 비슷한 사랑의 감정을 느끼고, 오라클도 그런 사랑의 감정을 어느 정도 지닌 모습으로 등장한다. 그러나 아직 완전하지는 않다는 것이다. 아키텍트는 그 사랑의 감정의 완전한 산술화를 6번째 니오를 통해 이루려 했을까?
- 참고로, 오라클이 자꾸 니오와 모피어스 전사들을 돕는데, 아마도 오라클 역시 인간의 사고와 감정, 특히 사랑이라는 것을 어느 정도 습득하면서, 인간의 완전한 파멸을 원치 않아서 였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제 인간은 완전히 파멸될 위기에 처해있었던 것이다. 왜냐하면, 이번 6번째의 니오로 아키텍트의 모든 프로젝트가 완성되고, 또한 아키텍트가 니오에게 인간이 아닌 대체 에너지를 이미 계발했다고 언급하기 때문이다. 이제 인간은 불필요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앞서 말했듯이, 오라클은 인간에게 습득한 감정과 사랑의 데이타로 어느 정도 그런 인간적인 감정을 배워 인간에 대한 연민을 가진듯 하다. 이러한 사실은 오라클이 사티에게 쿠키 굽는 법(핵심 데이타베이스)를 전수하면서, '쿠키는 사랑으로 굽는 것'이라고 말한 대목에서 강력하게 암시된다.
28. 6번째 니오란? 성경의 하나님의 6일 창조를 상기시킨다. 6일째에 모든 것을 완성하고 7일째에 안식에 들어간다. 그렇다면, 6번째 니오를 통해 매트릭스의 불안정성이 모두 해결되고, 이제 매트릭스는 영속적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이다(대체 에너지가 계발 되었지만).
29. 스미스는 무한 복제 능력으로 세력을 키우는데, 메인 시스템(아키텍트)는 아직 그 사실을 모른다. 마치 컴퓨터 사용자가 바이러스가 어느 수준까지 활동해도 잘 모르는 것 처럼. 하지만, 즉시 제거하지 않으면 곧 시스템이 망가지게되므로, 니오는 머지 않아 기계(컴퓨터)와 인간이 모두 공멸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이제 아키텍트가 지금 수 억의 센티넬의 공격으로 시온을 멸망시키는 것은 시간 문제다. 그러나 아키텍트 자신도 스미스에게 잡아 먹히게 되는 것도 필연이다. 여기서 니오가 인류를 구할 방법은 딱 하나. 아키텍트와 흥정을 하는 것이다. 당신을 구할테니, 인류를 멸망시키지 말아라!
30. 오라클 역시 모든 상황이 선택의 변수로 설명될 수 없을 만큼 복잡하고 위협적이 되어, 시스템이 올 스톱될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한번도 감행해보지 않았던 최종적 도박을 한다. 나중에 아키텍트가 그것을 두고 '위험한 게임을 했다'고 말한다. 그것은 자신이 스미스에게 복제 당하는 것이다. 왜 알고도 당했을까? 그것은 스미스의 소스를 분석해서 데이타화 한 뒤, 메인 시스템(아키텍트)에게 전송하기 위함이었다. 오라클은 예언자답지 않게, 여기서 자신도 인간처럼, 믿음의 선택을 한다. 한낱 프로그램이 사실상 거의 인간에 가깝게 되었음을 보여준다. 오라클은 니오가 스미스에게 일부러 복제당할 것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31. 수억의 센티넬이 시온을 거의 멸망시키려고 하기 직전에, 니오는 트리니티와 함선을 이용해, 자신의 능력과 하늘의 구름층으로 날아오르는 지혜를 이용하여 수많은 기계 군단의 수비를 뚫고 기계의 근원, 즉 소스인 메인 시스템에 이른다. 여기서 왜 센티넬이 햇볕 근처의 구름층에 이르자 모조리 작동불능이 되어 떨어졌을까? 중력때문이었을까? 혹시 센티넬의 에너지 수급 체계상 햇볕 에너지를 받으면 오작동을 일으키기 때문이 아닐까? 따라서 아마 모든 기계를 작동중단 시키는 EMP무기의 원리가 혹시 이와 관련되어 있을까? 그러나 글의 서두에 밝혔듯이, 인간은 구름 층과 더불어 거기에 강력한 전자파(EMP)가 계속해서 발생하게끔 만들어놓은 듯 하다.
32. 기계의 근원 앞에선 니오, 결국 오라클이 말한 목적대로 근원(소스)로 돌아갔다. 하지만, 그 목적이 이제 달라졌다. 스미스의 제거를 통한 인간과 기계의 공존이다. 니오는 스미스의 현 실체를 전해주며, 자신이 스미스를 제거할 수 있다고 말하며, 조건으로 인류에게 평화를 달라고 제안한다. 처음에 믿지 않던 메인 시스템(근원=아키텍트)은 그제서야 사태의 심각성을 알고, 니오를 매트릭스에 접속해서 스미스와 대결하게 한다.
33. 엄청난 대결을 하는데, 니오는 처음부터 스미스를 이길 방법을 가지고 찾아왔을까? 즉, 처음부터 스미스에게 복제당하려고 했던 것일까? 필자의 생각에, 니오는 스미스의 목소리에서 오라클의 말을 들었다. 그래서 니오는 오라클이 복제되어 스미스 속에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스미스에게 자신이 일부러 복제당한 것이 아닐까? 즉, 스미스 속의 오라클이 이미 스미스의 모든 소스를 분석해 놓았기에, 자신이 스미스로 변하면, 메인 시스템에 자신이 아닌 스미스가 접속이 되어 있는 셈이 되어, 오라클이 그 순간 메인 시스템(아키텍트)에 스미스의 소스를 전해주어, 스미스를 제거하게끔 한 것이 아닐까? 이 경우 오라클이 스미스에게 복제당한 이유가 설명된다. 마지막에 스미스가 파괴된 자리에 오라클이 웃으며 누워있는 것도 오라클이 그 목적을 달성했기 때문이 아닐까?
34. 만일, 오라클이 그런 목적으로 복제된 것이 아니라면, 니오는 처음부터 스미스로 복제될 결정을 하고 싸움에 임한 것이다. 그래서 니오는 이길 수 있다고 장담한 것이며, 결국 스미스로 복제된 순간, 메인 시스템이 소스를 분석해 제거했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이 경우 오라클이 왜 스미스에게 복제되었을까에 대해 답이 안나온다. 스미스 힘을 일부러 강력하게 해서, 아키텍트(메인시스템)이 타협하지 않을 수 없게 하기 위해서였다고? 아닌 듯 하다. 스미스는 오라클 없이도 충분히 강력해졌기 때문이다. 스미스가 오라클을 먹은 이유는 더욱 강력해지기 위해서가 아니라, 스미스의 목적 자체가 모든 것을 먹어치우기 때문이다. 스미스가 오라클이 왜 순순히 복제되어주었는지 한번쯤 신중하게 생각해보지 않고 무작정 복제부터하는데, 스미스는 단순한 목적에 충실할 뿐이기 때문이다. 즉, 모든 것을 다 복제할 뿐이다.
35.아뭏든 니오는 스미스에게 복제(희생)당함으로써, 인류와 기계를 구원한다. 여기서 기독교적 색채가 강력히 나온다. 마지막 장면에 죽은 니오가 십자가 모양으로 메인 시스템 위에 두 손을 뻗어 누워있다.
36. 사티는 오라클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서 자신의 기능을 넘겨 준 복제 프로그램이다. 사티는 목적없이 인도인 부부에게서 태어나 삭제될 운명이었으나, 메로빈지언과의 흥정을 통해 사티가 오라클에게 건네지고, 오라클의 후계자로서 목적을 갖게 된다. 오라클이 사티에게 쿠키 굽는 법을 가르치는 것은 중요한 핵심 데이타베이스 구축을 암시한다. 한편, 프로그램도 수명이 다하는 법이라 아마 사티를 통해 데이타 빽업을 시켰다고도 볼 수 있다.
37. 메로빈지언은 통제를 벗어난 프로그램으로 보이지만, 넓게는 역시 아키텍트의 예정 속에 돌아가는 프로그램이다. 아키텍트는 메로빈지언이라는 골머리 아픈 자율 프로그램을 일부러 만들어, 거기에 키마스터를 감춰놓고 니오가 찾게끔 프로그램화 해놓았다. 일종의 프로그램화된 게임인 것이고, 메로빈지언은 그 게임의 규칙에 충실할 뿐이다. 그러나 역시 언제든 메인 시스템의 통제를 벗어날 위험은 가진 듯 하다.
38. 마지막 장면에 아키텍트와 오라클이 대화한다. 아키텍트는 갇힌 사람들(원문은 '풀려나길 원하는 사람들'이라 논란이 있다. 모든 사람이 아니라, 원하는 사람들만 해당될 수도 있기에)은 자유를 주겠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 평화가 얼마나 오래 지속될 수 있을까라고 되묻는다. 아키텍트는 인간을 비꼰다. '나는 인간이 아니라 약속을 지킨다.'
39. 이어서 오라클과 사티가 등장한다. 오라클은 프로그램의 수명을 다할 것을 암시해주고, 사티가 그 기능 점점 키운다. 그래서 사티는 니오를 위해 태양을 만들었다고 말한다.
40. 기계와 인간은 어떻게 공존할까? 관객들의 상상의 몫으로 남겨두었다.
1) 아마도 대체 에너지를 이미 계발한 메인 시스템은 매트릭스 인큐베이터에 있는 사람들을 풀어주어, 시온에 가서 살게 하고, 시온의 사람들은 더 이상 기계에 대한 저항 운동을 하지 않은 것일 수 있다.
2) 혹은, 현실보다는 인큐베이터에서 매트릭스의 삶에 만족하는 사람은 그대로 두고, 원하는 사람들만 시온에 가서 살게 하는 수도 있다.
3) 그것도 아니면, 필자의 생각인데, 인간만이 EMP로 가득찬 구름층에 올라갈 수 있고, 또한 인간이 이 구름층으로 태양을 가렸으니, 그것을 제거하는 기술도 인간 만이 가지고 있어서(그래서 엄청난 기술력을 가진 기계라도 구름층을 없애지 못했을 것이다), 인간은 구름 층을 제거해주고 메인 시스템은 모든 인큐베이터 인간을 해방시켜주어, 인간도 기계도 모두 햇볕 아래서 사는 것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왜 시온이 거듭 멸망했는데, 인간이 구름층 제거 기술을 계속 가졌을까? 아마도 문명과 기술 전수가 이루어지지 않았을까? 그래서 그런 엄청난 지하 시온의 도시를 지었고..)
4) 마지막 장면(오라클과 아키텍트의 대화, 오라클과 사티의 대화)을 보면, 도시 건물만 있고, 인간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어쩌면 스미스들의 폭파가 도시 전체에서 확산되는 장면에서 보듯이, 대다수의 인간들이 이미 스미스로 복제되었을 수 있다. 그래서 인큐베이터의 대다수 인간들이 다 죽은 것이다. 만일 여전히 아직 수많은 사람들이 살아있고, 그런데도 마지막 장면에 인간들의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는 것이라면, 아키텍트가 이미 매트릭스 시스템에서 인간의 활동을 중지 시킨 것이 아닐까? 그 상태에서 아키텍트가 인간을 풀어주고 가는 것이고, 이제 인간은 기계와 화해하고.... ^^
5) 사티가 새롭게 태양을 만들어 새로이 매트릭스를 보완했다는 것은, 어쩌면 매트릭스가 이미 한번 더 리로디드 된 상황인지도 모른다. 아마 그 매트릭스에는 스미스 요원이 더 이상 없을 것이다. 그리고 네오도 더 이상 불필요 할 것이고. 또한 네오를 위해 태양을 만들었다는 사티의 말은 그런 공헌을 한 네오에 대한 기념을 표현한 것이 아닐까? 물론 인간의 본성에 따라 기계와 공존을 거부하면, 7번째 네오가 또 다시 오겠지만. 그러면 사티의 참여로 새로 만들어진 매트릭스 세상 역시 사실상 네오를 대상으로 한 시험 장치가 되는 것인가? 스미스도 다시 만들어지고. . . 이 공존이 불안하다는 말은 그런 의미일 수도 있다. 아뭏든 영화 결말 에서는 일단 인간은 더 이상 기계를 위협하지 않으니까 매트릭스에는 스미스가 없는 듯 하다. 그리고 원하는 사람은 매트릭스 내에서 살고, 현실을 택한 사람은 매트릭스 바깥에서 살면 되는 것인가? ^^ 어떤 삶을 택하든 사람들은 서로 상관치 않고...어찌되었든 그냥 행복하면 되니까. ^^
41. 이 영화의 메시지는 '공존' '평화' '사랑' '인간의 가치', 또한 기계에 대한 경고, 혹은 기계에 종속도 되지말고 기계를 지배하지도 말라는 교훈?(기계나 제품을 쓸 때 정성을 기울여 존중해주어라?^^). 또한 인간은 믿기 어려운 존재라는 것을 비꼬며 교훈해준다. 나아가 인간과 기계의 관계가 아니라, 인간과 인간의 여러 이해 집단이 지배와 피지배의 관계에서 수탈과 학대를 해선 안된다는 강력한 교훈이 들어있다. 결국 이 영화에는 희생을 통해 진정한 구원과 희망이 있다는 기독교적 메시지가 두드러지지만, 다분히 다양한 종교와 철학, 세계관이 어우러진 포스트 모더니즘적인 종교 다원적 틀 속에 평화와 공존의 메시지가 듬뿍 담겨져있다.
42. 기타
1) 이름 뜻과 방 번호, 사물 하나 하나 까지 모두 어떤 의미를 담고 있다. 이를 테면, 모피어스는 그리스 신화의 꿈의 신, 트리니티는 성경의 삼위일체, 느부갓네살 함선은 성경 다니엘서에 나오는 세계 패권을 차지하는 바벨론 왕 등등 모두 생략하지만, 알면 알 수록 흥미롭다.
2) 오라클을 방어하는 세라피는 컴퓨터로 말하면, 일종의 방어벽으로 볼 수 있다. 한편, 메로빈지언의 심부름꾼인 트레인맨이 창조했다는 현실과 매트릭스 세계의 중간 지대란 CMOS가 아닐까? 아니면 누구 말대로 버퍼링 상태의 세계? ^^
3) 기타 좋은 해석으로 이 영화를 프로이드의 심리학으로 해석하자는 제안이 딴지일보에 있더군요. 즉, 매트릭스와 현실 세계를 표층 자아와 심층 자아의 구도, 혹은 자아와 초자아의 구도로 보자는 것이지요. 하지만, 부분적으로 맞을 뿐 전체적인 맥락에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듯 합니다.
그 밖에 다른 의견이 있으면 리플 부탁합니다.
저도 의견을 참고해서 새로 완성된 해석을 할 때 도움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