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수굴에서의 여유로운 휴양을 뒤로 하고 서북부의 자르갈 지구르로 향했다.
이제부터는 본격적인 오프로드다.
초원을 가로지르는 표지판도 없는 길,
기사겸 가이드호이가에게 어떻게 길을 찾느냐니까 감으로 간단다.
해발 2,000m의 주얼링긴 다와 산의 정상을 지나며 아름다운 서부 몽골의 자연을 감상하며 가는 길,
남보라,자주,분홍,노랑,아이보리빛 ...이름모를 꽃길이 이어졌다.
한가롭고 평온했다...
'몽골의 알프스' 라 불리는 곳답게 산도 나무의 생김새도 삐죽삐죽,
크고 작은 강도 이어져 몽골에 초원만 있는게 아니라 이런 다양한 모습도 있구나 싶었다.
늦은 시각, 자르갈 지구르캠프에 도착하자 유황냄새가 바람결에 묻어나온다.
통나무집과 게르로 나눠 여장을 풀자마자 노천온천에 몸을 담구니 여행의 피로가 가시는 듯했다.
모처럼 숙면을 취한 다음날,
2,000년전 화산폭발로 이뤄진 호르거 화산에 올랐다.
200m넓이, 100m깊이 규모인 이 산은 몽골인 가족들도 여름휴가차 많이 찾는 곳.
입구의 간이 음식점에서 집에서 튀기고 쪄 와 파는 만두와 수태차도 현지인처럼 사 먹어보았다.
이어 아르항가이로 가는 길은 전날 내린 비로 미끄럽고 냇가의 물이 불어 쉽지 않았다.
도착한 게르캠프는 노천온천으로 유명한 곳이어서인지 모처럼 독일,프랑스,일본 등에서 온 여행객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다.
느긋하게 따뜻한 온천수에 몸을 담구고 휴식을 취한 다음날,
전날 차에 무리가 갔던지 시동이 걸리지 않는게 아닌가.
부품을 구하러 왕복 5시간거리의 우리로 치면 읍내까지 가야 할 판..
어쩌겠는가~!
대부분의 몽골 기사가 그렇듯 자동차 정비사를 겸하고 있는 호이가가 필요한 걸 구해와 잘 고쳐 다시 출발할 수있길 바랄 밖에~
기다리던 우리 일행은 점심도 해결하고 마사지도 받고 이참에 재미붙인 승마도 이 곳서 하기로 했다.
흐린 날씨탓에 옅은 안개 낀 몽환적 분위기의 초원을 말과 함께 걷거나 달리던,
뜻하지 않게 얻게 된 멋진 시간이었다..
저녁은 많이 먹어 질리기 시작한 양고기 메뉴대신 주방에 조리법을 알려준 닭백숙으로 개운하게 마친 후 역시 온천욕으로 하루를 마무리할 때 쯤 기사가 돌아왔다.
하루종일 부품을 구해 다니고 결국 차를 무사히 고쳤지만 불가피한 일정변경으로 많이 미안해 하는 기사에게 핀잔대신 격려의 말을 건넸다.
여행이란 이런게 아닌가.
예기치 않은 일을 만났을때 같이 도움받아 해결하고 위로의 말을 건네고 그 시간마저도 즐기는 것~
그 다음날 부지런히 차를 몰아 들른 곳은 하르허링.
몽골의 옛 수도로 9세기 위구르 시대에 세워졌다고 추정되며 14세기 명나라의 침략으로 도시가 파괴된 곳이다.
에르데느쪼 사원과 하르허링 박물관에 들러 번성했던 시절의 유물들을 살펴보았다.
이번엔 초원에서 50km떨어진 곳에 위치한 모래언덕 '엘승 타사르하이'.
울란바타르 시내에서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 사막이다.
여행 막바지의 아쉬움을 쌍봉 낙타에 올라 저녁노을을 바라보며 달래보았다.
10일간의 몽골여정,
편리함에 익숙해진 우리들에게 쉽지 않은 날들이었지만
기꺼이 생활의 불편함과 맞바꾸는게 아깝지 않은 시간들..
자연에 순응하며
오히려 우리보다 훨씬 여유있게 살아가는 유목민들의 삷을 들여다보고
함께 체험해 볼 수 있었다.
일상으로 돌아와 마음이 각박해질 때
가슴속에 소중히 담아 온
들녘의 양떼, 수줍게 웃던 야생화, 하늘 위 뭉게구름과 반갑게 맞아주던 유목민들의 밝은 미소를 꺼내보리라..
그것도 모자르면 또다시 달려가련다..
몽골의 드넓은 초원으로~
* 클라라,클라우디아,모니카,린다,남원님을 포함한
6명의 회원들.
서로 챙겨주며 보낸 시간들,
함께여서 무사히 여행 마칠 수 있었네요.
많이 기억날 듯요..
첫댓글 끝없이 펼쳐진야생화,게다가 온천까지 듯하지 못했던일도 여행의일부일뿐 그저 받아들이고 즐길수밖 에효 부러버라
작년에 시간이 바빠 못갔던 온천,, 생각했던 것보다 더 좋았고 여행의 피로 푸는데 제 격이었죠..
색다르고 멋진 여행이네요
여행은 예기지 않는 일들이 기다리는 모험이지요 ^^*
그래서 나만의 유일한 추억이 되어주는 특별함이 있지요~
현실을 받아들이고 유용하게 보낼 밖에요..
그 험한 오프로드에서 이리저리 흔들리며 몸으로 부딪치며
정든 여행친구들이 생각납니다.
평생에 처음 접해보던 풍경과 아름다운 오름들과 양떼들.......
소화가 잘 될 정도였죠 ㅎㅎ
그간의 어떤 여행 보다도 여운이 기네요.
불편했던 것 몇배의 보상을 받을 수 있었던 곳.
현대문물이 파고 들기 전 한번 더 갈 수 있길 기대해 봅니다.
몽골이 그런 곳이죠~
눈에 확 띄는 것도 없는 대초원에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니까요..
얘기만 들멌는데 정말 광활하고 여유러운 초원 지구상에 이렇게도 자연이 펼쳐지다니 가고 파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