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된 유기농 화장품을 찾아 바르기만 해도 피부가 좋아질 것 같지만 외국의 깐깐한 인증 시스템을 통과한 유기농 화장품을 바르고도 피부 트러블이 생기는 경우가 있다.
아무리 좋다는 화장품이라도 자기 피부가 필요로 하지 않는 성분이 들어가 있다는 얘기다. 가장 빈번한 문제는 향 성분이다.
꽃을 증류해 얻는 아로마 오일, 나무의 진액, 동물의 페로몬 등에서 얻는 천연 향은 합성 향료보다 훨씬 고가이고 기분도 좋아지게 만들지만 피부에 바를 경우 대부분이 알레르기 요인이란 것이 여러 연구를 통해 증명되었다.
천연이든 합성이든 향은 마찬가지다.
유기농 화장품이라도 향 성분이 다량 들어갔다면 민감한 사람의 경우 바로 트러블이 생길 수 있다.
특히 감귤류에서 추출한 오일은 감광성이란 것이 있어 햇빛을 받으면 피부를 자극하는데, 잘 처리한 아로마 오일은 그렇지 않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으나 안 넣으면 될 걸 굳이 넣고 다르다고 할 필요가 있을까?
또 유기농 화장품 중엔 디메치콘, 사이클로메치콘, 사이클로펜타실록산 등 실리콘 성분을 안 쓰는 게 많은데 어떤 브랜드는 이 성분들이 피부가 숨을 쉬지 못하게 해 서서히 죽인다,
혹은 불임을 유발한다고 엄포를 놓기도 하고, 어떤 브랜드는 해는 없지만 자연 분해가 안 되어서 환경을 위해 안 쓴다고 말한다.
화장품에 쓰는 실리콘 성분은 욕실 방수용 실리콘과는 분자 구조가 다르며 피부는 폐처럼 숨을 쉬는 것이 아니다.
실리콘 중 사이클로펜타실록산 같은 것은 바른 후 휘발된다.
불임 유발도 명확하게 검증된 바가 없다.
만약 검증이 되었다면 오래 전에 FDA 등에서 사용이 금지되었을 것이다.
수많은 프라이머, 파운데이션,
자외선 차단제가 끈적이지 않고 보송보송하면서 매끈하게 모공을 커버해주는 것은 다 실리콘 성분 덕분이다.
실리콘을 안 쓴 유기농 브랜드 자외선 차단제는 기름이나 알코올에 징크옥사이드, 티타늄디옥사이드 가루를 띄운 것인데 피부가 그 성분과 맞지 않으면 트러블이 생긴다(여드름 피부에 특히 유분과 가루가 부담이 된다).
또, 광범위한 자외선 영역을 차단하려면 여러 화학적 차단 성분이 들어가야 되는데, 유기농 브랜드는 그럴 수가 없다.
일반 샴푸나 컨디셔너, 헤어 에센스에는 실리콘이 거의 다 들어간다.
손상된 모발을 당장 부들부들하게 코팅을 하고 드라이어의 열기를 막아주기 때문인데 유기농 브랜드는 그걸 식물성 기름이나 왁스로 대신하는 수밖에 없다.
그래서 유기농 브랜드 컨디셔너나 세럼을 쓰면 당장 부드러워지지는 않으면서 기름에 떡이 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또 유기농 브랜드 토너 중에 엄청난 양의 알코올이 들어가 있는 것이 있다.
곡물을 발효시켜 얻은 천연 알코올이라고 주장하지만 얼굴이 뜯어질 만큼 싸하다면 분명히 자극이 된다.
원료가 옥수수든, 쌀이든, 합성이든 다량의 알코올은 피부를 건조하고 붉어지게 하는 것이다.
방부 시스템에도 약간 문제가 있는 것이 좋은 천연 방부제가 많이 개발돼 피부에도 순하고 방부력도 괜찮다지만,
생산된 지 얼마 안 된 걸 빨리 써버리지 않는 한 강력한 합성 방부제는 매우 중요하다.
세균이 번식한 유기농 크림은 신선한 일반 크림보다 당연히 해롭기 때문이다.
한방 브랜드 등 식물성 원료가 다양하게 들어가는 제품은 베이스까지 천연 계면활성제로 하면 원료끼리 반응해서 기능을 잃어버리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특히 수출할 화장품은 식약처 권고로 합성 성분을 더해 안정성 있게 만드는 경우가 많다.
어찌됐든 자연주의, 유기농 화장품은 독한 합성 방부제, 합성 색소, 지나치게 강력한 합성 계면활성제, 살충제 잔여물, 화학적 자외선 차단 성분 등을 피하는 만큼 더 순할 확률이 높다.
하지만 브랜드 자체를 맹신하는 건 금물이고 그 안에서도 자극이 적은 제품, 자기 피부에 맞는 제품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출처==잇 코스메틱 | 이선배 | 지식너머
첫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