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12.11 월 비
날씨 탓일까?
오늘은
동에서 서로 서에서 남으로
놀란 가슴만 쓸어내릴 뿐 특별한 대안은 119였다
의학에 힘을 더할 수 밖에
기다리는 일
앞으로 나아가는 일
다른 대안이 있을까?
이만하기 다행이라고 가슴을 쓸어내린 오늘
하루종일 겨울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밤이다.
어머님께서 기운이 없다고 하시니 혼자서는 감당할 수 없었다.
누구나 이런 일 당하면 당황할 수 밖에 없겠지만
이럴때 타인의 도움을 받아야했다. 119
몇시간에 걸쳐서 C/T, MRI, 혈압, 당뇨, 빈혈, 피검사 영양제까지 맞고 나니 4시반쯤 집으로 왔다.
119를 타고 목동 선병원 응급실 행은 급속도로 빠르게 진행 된다는 것을 실감하면서
검사결과가 뇌사진을 컴퓨터 화면에 띄워 놓고 다 정상이며
이 연세에 이렇게 건강하기 힘든데 건강관리 잘 하셨네요 하셨다.
다만 정신적으로 즉 우울증이 있을 경우
일시적으로 이런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의사선생님의 소견이다.
육체의 건강은 정상이지만
정신의 건강은 건강하지 못하다는 뜻에는 나에게도 책임이 있는듯
마음이 편하지도 않았으며 나도 모르게 긴 한숨이 나왔다.
어머니라고 마음에서 불쑥불쑥 튀어 나오는 그 말들을 왜 하고 싶지 않았겠는가?
어느날부터 꾹꾹 눌러 놓고 살아야 했던 날들이 왜 없으랴
가슴앓이 한 나날들이 안쓰러운 생각이 들기도 하니
미운정도 정이라고 했던가?
좋은날 슬픈날이 만들어 낸 고운정 미운정
시집살이 39년 세월이 빚어 낸 흔적이 아닐까 싶다.
더 잘 할 수도 없으면서 억지로 애쓴다고 되는 일도 아니니 마음이 가는대로 따라가자
그 누구에게나 마주하게 되는 이별
이 복잡한 세상살이에
아름다운 이별이 어디 있겠는가?
하루라도 마음 편안하게 사는게
편하게 이별할 수 있는 길임을 알면서도
그러하지 못하고 사는 미련한 인간이니
어제쯤 이 불편한 동거가 편안해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