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담하게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받아들이고..
돌아오지 않을 먼 여행길을 함께 손을 잡고 준비해주는 영심..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앞에서..
비탄 아닌 허허로움으로
죽는 순간까지 죽음을 향한 여정이 아닌..
삶의 한 여정으로 이끌어주던 영심....
영심이 잠든 사이에 정우가 한마디 인사도 없이 떠날까봐...
두렵고 무서워.. 도통 잠을 잘수가 없었던 영심..
정우보다 더 산 송장이 되어 정우곁을 지키던 영심..
정우가 더 이상 그녀를 바라볼수도..
그녀의 재미난 이야기에 웃어줄수도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영심은 조용히 정우 옆에.. 눕습니다..
난리를 치며..정우를 부르지도..
통곡을 하며 비탄에 빠지지도 않습니다..
그저..
조용히 정우의 곁에.. 정우의 체온이 담긴 정우 외투위로 몸을 누입니다..
그리고 정우와 함께.. 처음으로 눈을 감고 잠을 청해봅니다..
깊은 잠을...
이제 정우랑 함께.. 긴 잠을 나누어가져도 되는 시간입니다...
정우곁에서 정우의 체취를 느끼며 아무 걱정없이 자도 되는 시간이기때문입니다..
그녀는 울지 않습니다..
단지..
그와 함께 잠이 들뿐입니다..
마지막까지 그와 함께 해줍니다..
소란스럽지않게.. 조용히..편안히 정우가 떠날수 있도록..
함께 잠들어줍니다...
2. 나에게도 아내가 생겼다...
남겨질 사람의 아픔을 생각해서 끝끝내 사랑한단 말 한마디 제대로 못해주고 떠난 정우..
그가 떠난후 행여 힘들어질까... 아무것도 남기고 싶지 않았던 정우...
하지만.... 마지막 가는 길에...눈물로 사랑의 인사를 대신하고..
그는 마지막 선물을 영심에게 남기고 떠났습니다..
나는 당신에게 미안하기만 한 남편입니다.
당신은 나의 너무나 사랑스러운 아내입니다..
영심이 데워준 따뜻한 발의 온기를 느끼며..
그는 이제 떠날 시간이란걸 알았겠지요..
끝끝내...사랑한다고.. 당신은 나의 아내라고.. 말한마디 못하고 떠났지만..
그는 영심이 그토록 걱정했던...
마지막 인사도 없이 떠나보낼까봐...
잠도 못자고 매일밤 정우곁을 지키던 산 송장같았던 영심에게..
가장 깊은 사랑의 인사를 남기고 떠납니다..
당신은 나의 소중한 아내입니다..
그의 손에 끼워진 반지를 발견한 영심의 눈물속의 환한 미소는..
얼마나 그가 큰 선물을 남겼는지 충분히 느낄수 있게 해줍니다..
이제 영심인.. 든든한 보험을...
믿음직한 연금을 가지게 되었군요..
외로울때마다
힘들때마다..
정우의 손가락에 끼워진 반지를 떠올리며..
정우가 남겨준 가슴 벅찬 사랑을 떠올리며..
다시 힘차게 웃을수 있겠지요..
3. 이미 난 받았어요..
이제야 사랑함을 깨달은 아내의 애인에게 약이며 휠체어를 챙겨주는 지환...
질투보다 연민으로..
그리고 더 큰 아내에 대한 사랑으로,, 속죄의 마음으로 정우를 보살피는 지환...
지환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정우에게..
지환은 이미 그 은혜 다 돌려받았다고 합니다..
정우를 통해..
그는 하마터면 바보같이 놓칠뻔한 그의 소중한 아내에 대한 사랑을 뒤늦게나마 깨달았기에...
그의 아내가 얼마나 소중한 사람이며.. 사랑받을 가치 있는 한 인간인가를 늦게나마 알게 되었기에..
정우가 고맙습니다...
비록..이제 자기를 쳐다보지 않는 아내지만..
이 친구를 통해.. 자아를 찾아가고.. 한 인간으로서... 한 여자로서 진실한 사랑을 받고 사랑을 하게 되었기에...
그녀를 사랑하게 된 지환은... 그녀의 사랑조차도 지켜주고픈 마음입니다...
아무도 미워할수 없는 그들의 사랑이...
열대야를 더욱 아름답게 만듭니다..
4. 에필로그.
정우랑 숲속 작은 집에서 오손도손 살게 된 영심..
하지만..역시.. 삶은 환상이 아니죠..
출발부터.. 티격태격 싸우는 두사람...
고속도로를 꿋꿋하게 40키로로 달리는 영심.... 압권이었습니다..
부부끼리 연수를 하면 이혼 소리 꼭 나온다는데....
우리 정우... 역시 노련한 강사라서 그런지...그래도 나름대로 잘 참더군요..
영심아... 그 정도는 아주 양호한거란다.. ^^
두사람이 살 집에 들어서자마자 사소한걸로 씨루는 두사람....
밴댕이 소갈딱지란 말이 나오면서부터... 이미 두 사람.. 연인이 아니라.. 부부로서의 생활이 시작된것 같습니다..
아무리 환상을 가진 연인이라도...
연애가 아닌 생활이 되면... 아무것도 아닌 사소한 일부터 부딪히기 시작하죠..
그러면서... 서로에게 익숙해지며.. 톱니를 맞추게 되고....
흔적을 남기지 않으려는 정우의 마음과.... 마지막 정우에게 후회없이 다 해주고픈 영심의 마음이 부딪히는군요.....
서로를 사랑하기에 서로를 아프게 하는 그 마음들....
그러나.. 그 아픔은 차가운 고통이 아니라.. 뜨거운 가슴저림이겠지요
영심을 위해... 토끼를 사오는 정우...
마치 정우의 생명을 대신하는냥.... 온 정성을 기울이는 영심...
그런 토끼가 죽자...정우는 몰래 새 토끼를 사다놓지요...
마지막 잎새처럼...
그림으로 그려지는 것도 아니고...
정심아 제발 오래 살아라는 정우의 바램처럼....
영심의 마지막 잎새를 지켜주는 정우의 마음이 너무 벅찹니다...
영심에게 지환에게 돌아갈 여지를 만들어놓기위해....
결혼반지도 보는 앞에서 던져버리고...
사랑한단 말도 안해주던 정우...
하지만....
돌아서서 미친듯이 그 반지를 찾아 혼자서 살짝 껴보며 행복해합니다..
나에게도 아내가 생겼다고....
너무나 사랑하는 아내가 생겼다고..
자기 흔적을 남기지않기위해 끝끝내 모르는척 하다가...
마지막 숨을 놓는 순간....
그는 느낍니다....
나는 그녀의 남자이고 싶다....
그는 떠나면서 처음이자 마지막 욕심을 부려봅니다..
영심씨..나는 당신의 남자입니다..
당신은 나의 아내이구요....
이것이 내 진실입니다..
그의 진실을 남겨두고 가서.. 얼마나 다행인지....
그의 마음을 고스란히 남겨두고 가서 얼마나 다행인지..
영심이의 마음을 온전히 받아주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이제.. 남은 몫은 영심이가 잘 알아서 해줄겁니다..
그녀는 누구보다 강인하고 슬기롭고 따뜻한 사람이니까요..
이제 정우는 저 지긋지긋한 삶의 무게에서 벗어나..영심이 마음만 가지고 떠나면 됩니다..
언젠가....
바람부는 날이면....
정우는 영심이를 만나게 될지도 모릅니다..
결혼 반지 곱게 끼고 씩씩하게 운동장을 돌고 있는 영심이를요...
시속 40키로가 아닌.... 시속 120키로로 달리다가 경찰에게 붙잡혀 끙끙거리는 영심이를요....
아이들과 친정 어머니 모시고..... 맛있는 갈비집에서 고기 굽는 영심이를요..
어쩌면 지환이와 함께 정우의 기일에 남해 저 금산에서 꽃잎을 뿌려주는 영심일요...
첫댓글 가슴 한쪽이...쓰라려와요..감동...
눈시울이 또 뜨거워진다오
열대야 <영화>로 만들어서 수출도 하고 할리우드판<리메이크>도 만들면 대박일텐데.. 저도 사랑하게 된거 같아요 셀러문님 저 사실은 제가 이거 제일 처음 봤는데요.. 리플 제가 먼저 달면 안될거 같아서 늦게 달고 있네요...
정말 드림비님처럼 저도 리플달기 참 송구스러워요. 고저 감동감동뿐
또 눈물이 나네요..........
저도 눈물 흘리다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