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는 남녁이다
추운겨울에 가장 먼저 꽃을 피워
마음으로 몸으로 봄소식을 전해오는
그리운 이상향 같은곳이다.
지난 1월20 일경 단양 올산 산행이후 중지 되었던 산과의 사랑은 봄내음이 스며드는 남녁 순천 낙안 금전산(668m)에서 시작한다. 금으로 된 돈산?
늘 보고픈 님을 보듯 마음의 봄을 머리속에서 그리다 다소 머나먼곳 그곳으로 설레임을 품고 달려간다.
암릉을 즐기는 나에겐 더없이 좋을것 같은 그곳은 역시 암릉리찌로는 처음이자 마지막 경험이었다.
의상,원효,금둔,능선은 무지막지한 암릉의 연속으로 무섭기도 스릴이 넘치기도 한 코스로 그냥 기어서 올라 갔다가 기어서 내려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족보행)
집에서 6시40분에 출발 거의 세시간 만에 낙안 온천옆 부근 들머리,겸 날머리쪽 도로에 도착한다.
도로 따라 위쪽으로 한 200 여미터를 가니 산쪽으로 길이 나있다. 의상 능선 시작점이다. 평범한 동네 뒷산 같은 길을 오르는데 좌우측에 보이는 능선이(원효, 금둔) 장난이 아니다. 온통 바위와 거대 암릉이다.
출발 들머리 지역은 산 3부능선 정도의 위치니 정상까지 먼거리는 아니다.
오늘은 가운데 의상능선을 올라 금강암을 보고 다시 10여분을 내려와 우측 원효능선 암릉을 오르고 정상 찍은 후 제일 왼쪽 금둔능선으로 내려가는 산행이다.
봄이 오긴 왔나 싶기도 한 다소 쌀쌀한 날씨지만 뺨에 부딪히는 바람결이 너무 상큼하다. 두번의 큰바위지대를 지나 들머리 35분 지날때쯤 부터 가파르고 거대한 암릉과 바위가 앞을 막는다. 길이 있기나 하고 오를수가 있을까 싶다.
본격리찌 산행코스이다. 어마한 암릉위 바위 사이사이를 조금 오르니 한사람이
서 있다. 나보고 묻는다.
바로 오르는 길이 있냐고?
나도 초행길이라 잘은 모르겠는데 유튜브 등을 보니 오르는 길이 있던데요 대답한다. 의상암릉 지대를 기어 오르면 그 위쪽이 금강암이다.
그사람은 자신 없다며 안전한 우회길을 따라 원효능선쪽 정상 등로쪽으로 간다.
나는 그래도 길은 있겠지 하고 오르는데 줄도 없고 도무지 오를만한 길이 없다. 거대한 가파른 암릉뿐이다.
돌아갈까 망설이다 이곳저곳 헤메다 보니 살짝 오를만한 곳이 보여 암릉 위 튀어 나온 바위를 잡고 기어 오른다. 다리가 떨린다. 이곳에서 무릎이 까진다.
좌우측은 절벽이다. 떨어지면 끝이다.
이코스는 두군데 손잡을 때도 없이 어려운 곳이 있다. 그외 코스는 줄잡거나 기어서 오르면 된다.
팔과 다리힘 다 써가며 오르니 금강암이다. 정상에서 400 미터 아래에 위치하고 있는 꽤 높은 암자다.
금강암에는 정상 등로로 올라온 등산객들이 다수 있다.
너른 암릉위에는 누가 쌓은지 모를 돌탑이 세월을 이기며 서 있다. 주변은 낙안읍성을 비롯한 고동산,조계산 등이 저멀리 아스라히 보인다.
이곳에서는 정상바로 오르는길, 금둔능선 원효능선 가는길의 갈림길로 교통요지라 해야 하나 산아래 정상등로 들머리는 낙안온천에서 오는길이다
10여분을 돌계단을 따라 내려 가니 원효능선 암릉시작점이다.
잠시 쉬다 오르는데
여기도 경사가 장난이 아니다.
계속 엎드려 기어 올라야한다.
아주 급경사 암릉지대의 연속인데 도저히 오를수 없는 부분에는 줄이 설치 되어 있다 .
오리지널 리찌 구간이다. 겁도 실실 나는게 이거 무리하는거 아닌가 싶기도 하다.
모험반, 호기심반,스릴반 기어서 어느덧 암릉 정상부에 도착한다. 약간은 흐릿한 날씨지만 낙안읍성과 평야지대가 한눈에 들어 온다.
이곳도 사람사는 곳이 맞구나 싶다.
전라도 라는곳. 산수좋고 음식좋고
예술적 재능이 풍부한 곳이건만......
가지런히 경지 정리된 논들이 바둑판 같다.
우리네 삶도 대부분 저 획일화된 판 처럼 살아가고 있겠지.
암릉지대가 끝나고 조릿대가 우거진 길을 살짝 오르면 정상 등로와 마주치며 곧이어 정상이다.
정상에는 점심을 먹는다고 난리다.
일욜이어서 인지 산이 좋아서 인지 몰라도 등산객이 꽤 많다.
정상은 암릉의 산과 달리 평범한 돌탑 외 바위라고는 없는 평이한 정상이다.
문제는 금둔 능선으로 내려가야 하는데 안내 표시가 없다. 몇번인가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다가 누구인가 에게 물어 보니 금강암쪽으로 다시 내려가다 우측으로 빠지면 된다고 한다.
금강암쪽으로 잠시 내려 가다가 우측으로 길이 나 있어 그쪽으로 내려 가니 다시 좌우측으로 길이 있어 우측으로 한참을 가니 아닌거 같아 다시 되 돌아와 계속가니 금둔 능선 시작점이다
(약 15분 알바)
알바를 하면서 산 허리를 따라 나 있는 소로길을 정신없이 걸어 오다 미끄러져 엉덩방아를 찧었다.
손바닥을 본능적으로 짚어 손바닥에 약간 타박상을 입고 오른쪽 엉덩이가 다소 아프다.
위험한 길은 무척 조심을 하는데 평이한 길은 생각 없이 걷기 때문에
외려 다칠 확률이 높다.
몇년전 화왕산에서 넘어져 갈비뼈에 금이간 이후 처음이다.
안전 또 안전이 제일이다.
전망 좋고 너른 바위위에서 점심을 한다. 내려갈 금둔능선이 바로 보이고 산아래 금둔사가 보인다.
역시 산은 산이다.
근심도 잠념도 머리속에서
저절로 사라지고 산만큼이나 높은 어른이 된 느낌이다.
한참 점심을 먹고 있는데 바위위로 한사람이 올라온다.
여수에서 금둔사 홍매화 사진을
찍으러 왔단다. 가장 먼저 봄을 알려 준다는 납월홍매가 유명한곳 이란다.
산행중 유일하게 많은 대화를 한 사람이다. 올해는 3월인데도 매화가 피지를 않았다고 안타까워한다.
참으로 이상하기는 하다.
절기가 거꾸로 가는지 눈속에서도 핀다는 매화가 봄이 먼저 오는 남녁에서 3월 중순이 다 되가는 데도 피지를 않으니....
산중간에 있는 많은 진달래들도 꽃망울 조차도 없다.
내려가는 능선도 보물 찾기 하듯 스릴의 연속이다. 암릉을 건너뛰고 뱅뱅돌고 붙잡고 전혀 지루하지 않는 금둔능선이다.
지루할 사이없이 어느덧 오전에 출발했던 도로옆 날머리다.
기어 오른다고 다소 힘이 들었지만 쏠쏠한 재미에 비하면 호사 스러운 산행이 끝나는 순간이다.
도로 위쪽 금둔사 매화를 보러 가니 핀듯 만듯하다.
가장 먼저 봄을 알린다는 납월 홍매화 여섯그루와 청매.홍매.설매등 한국토종매화 100여 그루가 있다.
납월은 부처님이 깨달음을 얻었다는 정월1월에 꽃을 피운다는 뜻이다.
온것 같은 봄에 오지 않은 매화를 마음속에만 품고 아쉬운 발걸음을 돌린다.
본지 10년도 넘은 5분거리에 있는 낙안읍성을 보러간다.
일욜이어선지 사람도 많은데 세월속의 옛기억은 날듯 말듯 한데 그시절이 문득 그리워 진다.
추억은 추억 할때 더더욱 보고싶어 지는걸까?.....
금전산은 기어 올랐다 기어 내려온 산이라 해야 할까? 금전이 아니고 금암산으로 해야 할거 같다.
의상능선 출발 35분여 부터는 온통 암릉위를 기고 바위를 디디며 흙이 어떻게 생겼는지 한참을 잊었다고 해야 하나..
10여개의 이상의 봉우리를 넘거나 긴 능선이나 계곡을 무작정 걷기도 하는 산행도 해봤지만 이산은 길지도 않은 3개의 능선을 아기자기 하게 기어 오르고 내리는 산행으로
무섭기도 힘이 들기도 하나 스릴이 넘치고 지루하지 않는 리찌 아닌 리찌 같은 산행을 하는 산으로 상당히 특이 하고 재미가 있는 산이다.
산행시작 이후 자차로는 가장 먼곳을 간 여행 산행이었으며 (3시간 소요)
국립공원 이상으로 등산객이 많은
역시나 멋진곳 남도의 산으로, 기회되면 필히 가고픈 멋진 암릉의 산이다.
먼 훗날 어느 봄날에는 나에게도 저런 시절이 있었던가...남도의 어느곳에서 어떤 하루의 산행 추억이, 되돌아 갈수 없는 그리움으로 다가 오지 않을까!
06.40 집출발
08.40 섬진강휴게소
08.50 출발
09.35 낙안온천 도착
09.40 출발
09.44 들머리
10.20 본격 암릉지대(의상리찌)
10.50 돌탑.(금강암)
10.55 출발
11.05 원효리찌출발
11.45 정상(668)
12.00 정상출발. 10분 알바
12.25 금둔능선 최상단. 점심.
13.05 출발
13.40 도로. 들머리
13.45 차량도착
13.55 금둔사
14.10 금둔사 출발
14.15 낙안읍성 도착
14.48 낙안읍성 출발
17.48 집 도착
도로옆 주차
우측으로 들머리 겸 날머리
들머리
초입 가파르고 평범
선바위 란다
금둔 능선
기어올라야됨
원효 능선
낙안 온천
정면 의상 우측 원효 능선
금둔 능선
의상능선에서 본 낙안읍성
원효 능선
올라온 의상능선
금강사 돌탑
원효 능선
금강사
올라온 의상능선
거의 70도 기어올라야 함
계곡 사이로 겨우 통과
기어 오르기
낙안읍성
절벽옆으로 등로
기어서 넘어 가야됨
우측은 절벽
줄도 가드도 없다
밥상으로 굿!
정상
앞 암릉 좌측쪽에서 옴
정상
금둔능선. 햄버거 바위?
식사장소
금둔에서 본 의상능선
암릉기어 오르다 까짐
넘어져 손바닥 상처
내려가야할 금둔 능선
구멍 사이로
날머리
금전산. 좌부터 금둔.의상.원효능선
금둔사 일주문
대웅전
낙안읍성에서 본 금전산
낙안읍성
동백이 피었다
낙안읍성 납월홍매
낙안읍성. 출입이 금지 되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