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5. 23. 토
중학교 검정고시
오늘은 태인이 중학교 검정고시 보는 날이다.
오전 8시까지 입실해야 해서
아침식사와 도시락 준비를 완료하고
잠이 들었다.
늘 차분하던 태인이는 긴장이 되었는지
일찍 일어나 나를 깨웠다.
인천에 확산 중인 코로나로 인해
더욱 긴장된 시험이었다.
태어나서 초등 검정고시 후
두 번째 치르는 시험이라
나는 걱정이 되었다.
홈스쿨을 해왔기 때문에
시험이란 것을 본 적이 없었던 것이다.
그것도 검정고시 준비를 1주일 밖에 하지 않아서
100점을 맞을 수 있을지 걱정이 되었다.
다음 8월로 연장하고 싶었지만
남편은 그대로 밀어 부쳤다.
가을 : 시험지 다 풀고 바로 옮겨서 표시하지 말고 다시 확인해야 해.
잘못 옮기면 바로 손 들고 답안지 바꿔 달라고 해.
태인 : ..........
학교나 학원을 다녔다면
선생님이 알려주었을 중요한 사항을
시험 보러 출발하기 직전에
내가 알려주는 것이 안스러웠다.
내가 더 긴장을 한 것인지
간도 안한 미역국을 차려주었다.
오후 4시경에나 집에 도착한 태인이는
힘이 들었는지 등산도 마다했다.
태인 : 모르는 문제가 하나도 없었어요.
가을 : 쉬울 때 꼭 틀려. 깊이 생각을 안하니까.
태인 : 시험 시간이 길어서 여섯 번을 확인했어요.
가을 : 그랬구나. 그런데 답지에 잘못 옮겼을 수도 있잖아.
태인 : 답지에 잘 옮겼는지 두 번 확인했어요.
가을 : (몰래 속삭이며) 킥킥킥 여보, 이렇게 많이 확인하는 사람 봤어요?
자기도 이렇게 많이 확인한 적 있어요?
빛나리 : 하하
두 세 번 확인하라고 했더니
여섯 번에 답지 두 번을 확인한 것이다.
시험지가 지저분했다.
확인 표시 하느라고. 하하
서울과학영재 고등학교에 도전하기 위해
모두 백점을 받아야 하는 시험이라 하나라도 실수할까봐
긴장이 되었던 것이다.
가장 쉬운 검정고시를 치루고
3주 후에는 가장 어려운 영재 고등학교 시험을 치르게 된다.
물론 불합격일 것이다.
왜냐하면 공부한 지가 7개월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작년에 구구단을 외우고
영어 알파벹을 외우며 시작했기 때문에
공부 시간이 너무 짧았다.
게다가 혼자 집에서 공부를 하기 때문에
가장 어렵다는 시험을 치룰 수 있을지 무척 기대가 된다.
지금까지 혼자서
열심히 준비해 온 태인이가
자랑스럽고 고맙다.
가끔 수학이 어렵다고 하는 말을 들을 때
혼자서만 준비하게 해서
너무 미안하고 안타까웠다.
하지만 자기 관리 스스로 해가며
처음으로 공부에 도전해 보는 태인이가
기특하고 고맙다.
집안 사정을 잘 아는 태인이는
학원이나 과외는 말도 꺼내지 못하고
묵묵히 혼자서 준비하고 있다.
검정고시는 당연히 백점을 받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막상 백점을 받아오니 자랑스럽고 기쁘다.
가을 : 혼자서 공부해서 모두(검정고시) 100점을 받았네.
강인(초6) : 책값 들어갔잖아요.
가을 : 책은 몇 권 밖에 안샀잖아.
영재고 가려면 몇 억 든다는데
태인이는 지금까지 장학금을 500만원 정도를 벌어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