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범 작가님을 초빙할려고 7월 31일날 보낸 메일의 답장입니다.
정말 힘들어 하시네요.
다시 의논을 해야겠네요
안녕하세요? 박기범입니다.
메일 받고, 망설이다가(다른 핑계를 찾다가) 솔직히 말씀드리는 게 좋을 것 같아
용기내어 답장을 드려요.
봄에 한 번 모임에 다녀가 달라던 연락 때는
마침 제가 이곳 목수학교에 다니고 있어
갈 수 없는 사정을 이유로 해서 어렵겠다고 말씀을 드렸는데요,
실은 그러한 사정이 아니더라도
저는 그렇게 여러 사람들이 모인 자리에
가는 일이 몹시 힘이 듭니다.
솔직히 처음 책을 내고 몇 해 동안에는
그러한 부름을 받으면 마치 내가 뭐라도 된 듯이
들뜬 기분으로 찾아가 뵙는 자리에 서기도 했는데,
그 때는 정말 뭘 몰라 그랬었고,
이제는 그런 자리를 피하고 싶어요.
실제로도 몇 차례의 그 비슷한 자리에서
청중으로 모신 분들 앞에 섰을 때,
많은 분들께 실망을 드리고 오기만 하기도 했고요.
저는 사람들 앞에서 정말 말을 잘 할 줄 모르고,
(겸손이나 뭐 그런 게 아니라, 흔히 말 못한다 말하는 사람들 이상으로)
그리고 할 말이라는 것도 없기 때문입니다.
글쎄요, 작가니 아니니를 떠나
세상에는 여러 유형의 사람들이 있듯이,
어떤 이들은 사람들 만나기를 즐겨하고,
사람들과 여럿이 만나 소통하고 교감을 나누는 것을 잘 하지만
그런 것을 그 무엇보다 힘들게 느끼는 이들도 있겠지요.
저는 정말 힘들어합니다.
죄송합니다. 그저 바람이라면 앞으로 제가 정직한 글을 쓸 수 있게 된다면
그러한 작품으로 뵐 수 있으면 좋겠어요.
제가 무슨 작가랍시고 강연장 앞에 서는 일 같은 거 말고
그저 온전한 삶으로, 작품으로, 잘 살아내는 일로 그렇게 만날 수 있기를 바래요.
저 또한 몹시 어렵게 쓴 답장인데 마음 헤아려주시면 좋겠습니다.
동화 읽는 일로 진정 즐거움을 느끼고,
그 동화와 같은 삶을 가꾸어가는
화성동화읽는어른모임 분들의 연락을 받아 기쁜 마음이었어요.
안녕히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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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범 선생님의 답장
황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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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44
07.08.01 20:52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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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그렇다면 우리가 찾아 가는 건 어떨까요? ??
작가님을 존중하고요 다른대안을 논의 해봅시다.
아아~~ 그러시군요. 존중해드려야겠지요.그러니 더 뵙고싶은 이 청개구리 같은 심뽀는 뭘까요?
솔직하신 작가님에게를 짝짝짝이렌 멜 보내기 어려웠을텐데.
누굴까?
저요 천사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