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김우연 사회복지사
"빈용기보증금"을 들어보셨나요?
소비자의 반환을 유도하기 위하여 제품 가격 이외 빈 용기에 별도의 보증금을 포함시켜 제품을 판매한 후, 빈 용기 반환 시 소비자에게 되돌려 주는 비용을 뜻합니다. 기본적으로 소주병은 100원, 맥주병은 130원입니다.
(참고자료: 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 술을 판매하는 유통·판매업에서는 공병 반환 시 그에 따른 빈용기보증금이 지급됩니다.
동락점빵 사회적협동조합에서도 공병을 가져오면 점빵의 물품들로 교환해드립니다. 여기서 공병 반환이 아닌,
"공병수거"라는 점빵의 일에 관해 설명해드리고 싶어서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보통 공병을 판매처로 가져오는 것이 맞지만, 점빵에서는 직접 "공병수거"를 하러 갑니다. 시골의 어르신들께 필요한 서비스가 무엇일까? 라는 생각에서 시작한 일이었습니다. 묘량면 마을 어디서든 공병수거 요청이 오면 날짜를 잡아 수거합니다. 목요일, 금요일 이동장터 중에 요청을 많이들 하십니다. 개인차량이 있거나 가까운 거리에 계시는 마을 주민분들께서는 직접 점빵으로 가져다주시기도 합니다.




<사진촬영: 김우연선생님, 윤나래선생님(서울시 청년허브)>
# 2019년 10월 29일 공병수거 하는 날
00 마을 000 어르신 댁, 000 어르신 댁, 00회관 등. 공병수거 요청을 모아 서울시 청년허브에서 오신 윤나래 선생님과 함께 출동!
요청하신 어르신들께 전화 한통씩 드린 후, 월암리부터 장등마을까지 쉴 틈 없이 공병수거를 다녔습니다. 어르신 한 분당 빈 병의 수는 적으면 1박스, 많으면 10박스 이상이 되었습니다. 전화를 받지 않아 수거를 못한 곳도 있었지만, 공병수거로 인해 마을을 돌아다닐 수 있었고 어르신들을 한 번 더 볼 수 있었습니다. 또한, 이날은 윤나래 선생님과 함께하여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 맥주 7병과 소주 2병
어느 날 장동에 사시는 000 어르신께서 마대에 빈 술병 몇 개를 가지고 오셨습니다.
맥주 7병과 소주 2병, 이중 가정용이 아닌 업소용, 깨진 공병으로 공병 수거가 되지 않는 것들도 있었습니다. 어르신께서는 가져오신 공병을 가지고 사이다 1병으로 바꿔가셨습니다. 이마저도 돈이 부족하여 주머니에서 꼬깃꼬깃한 천원 몇 장을 꺼내 계산하셨습니다.
마을에 버려진 공병을 주워 점빵의 물품으로 바꿔가셨던 어르신의 이야기를 들었던 것이 문득 생각 났습니다. 그 당시에는 '그렇게까지 해서 물품을 가져가셔야 했나?'라는 단순한 생각만 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어르신들이 공병을 반환해가시는 모습을 보니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대수롭지 않게 버려지는 이 공병들은 어르신들에게는 사이다 1병, 두부 1모를 사기 위한 어르신들의 "재산" 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너무 오래되어 먼지와 흙으로 가득 쌓인 공병들, 점빵에서 판매하지 않는 공병들, 1병, 2병, 모두 어르신들에게는 나름의 의미가 있는 공병들이었습니다. 단순히 서비스를 위해 시작한 "공병수거"는 시골 어르신들의 어려움, 간절함을 보여주었습니다.
동락점빵의 "공병수거"는 계속될 것입니다! 마을의 많은 분들이 이러한 일을 알고 이용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건강을 생각하여 어르신들이 술을 조금만 드시면 좋겠네요...^^)
첫댓글 왕촌마을에서는 경로당에 공병을 모으고 정리하여, 반환금을 경로당 포인트로 적립하여 식재료와 생필품으로 교환하여 공동으로 사용합니다. 그 많은 병을 수거하여 교환 장소인 광주까지 이송하고, 하나하나 케이스에 꽂아 정리하자면, 품이 많이 들고 동락점빵의 비용이 늘어나는 일이지만, 마을공동체에 기여하는 보람 있는 일입니다. 마을활동가이며 사회복지사인 김우연선생님, 동락점빵의 자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