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깊어 가는 토요일(10월 16일)!
제5회 남도시민 평생학습 축제에 참석하기 위해 창원대학교의 자매학교인 목포대학을 향해 출발했다.
학교에서 내어준 버스를 타고, "목포는 항구다"라고 서두는 꺼내었지만 끝까지 알지 못하는 노랫말를 흥얼거리며 순천을 지나 목포를 향해 계속 달렸다.
다 같은 내 나라 땅이건만 몇 명의 위정자들로 인하여 그 많은 세월 동안 동서로 나누어 얼마나 많은 갈등을 겪었으면 영호남 시민 친선이라는 명목으로 방문을 하게된 걸까?
친선을 위한 사절단의 대표가 된 기분에다 오랜만의 서쪽여행이라 마냥 즐겁고 행복하다. 아름다운 섬진강변을 따라 빛나는 억새의 물결이 가득한 깊은 가을 속을 달려가는 우리들은 어린 동심으로 돌아가서 그냥 신나고 즐거웠다.
화윤선차회의 회장이기도 한 화윤(和胤)박남식 사부님을 모시고 창원대학교 전통차도예절사반 발표자인 허광임님, 김소연님, 구원조님과 본인 네 사람과 요가 발표자 세 사람, 전통찻집 '가이헌'의 주인이며 같이 차도공부를 하는 김순중씨, 이렇게 아홉 사람이 조를 이루어 일행이 되었다. 요가를 지도하시는 분도 화윤선생이어서 요가발표자도 자연히 한식구가 되었다.
차도를 발표하는 우리 네 사람은 광목으로 새로 한복을 같이 맞추었다. 차구와 돗자리, 방석 등 준비물이 너무나 많아 움직이는데 어려움이 많았다. 다행스럽게도 요가 팀들이 가벼운 차림이라 적극적으로 도와 주었다.
아침 열시에 출발을 하여 오후 4시경 쏘렌토 모텔에 짐을 풀고 환영장인 윤송웨딩문화홀에 도착하니 한복으로 아름답게 차려입은 목포 사람들의 환영이 대단했다.
환영식이 끝난 뒤 목표대학교 강봉룡교수의 「서남권 역사문화의 매력」이란 특강을 들었는데 전라도 사람은 호국, 구국에 대한 애국심, 시·서·화·창의 예인으로서, 음식 문화에 대하여서도 자랑이 대단하였다.
특강을 듣고 만찬장으로 옮겨 지정된 자리에 앉아 식사를 하면서 작품발표가 시작되었다.
창원대학에서는 주로 일어, 영어, 중국어 등의 언어 쪽에 주력했고, 목포대학에서는 댄스스포츠, 메이크업쇼, 창과 악기 등으로 예능 쪽으로 발표를 했다.
우리 전통차도예절사반에서는 공수선차(共修禪茶)를 시연했고 요가반에서는 명상요가를 발표했다.
평소에 연습을 많이 해서인지 호흡이 잘 맞아 분위기가 심오하였는데, 관객들은 경이롭게 바라보았고 많은 갈채를 보내어 주었다.
요가팀의 발표시에는 관객이 혼연 일체가 된 듯 두 총장님이 선두가 되어 함께 요가동작을 따라 하기도 했다.
특히 시연 후 두 대학의 총장님들이 직접 화윤(和胤)사부님 자리로 찾아 가셔서 격찬을 아끼지 않으셔서 우리자리에서 건너보기에도 마음이 뿌듯하였는데 평생교육원장님께서도 "발표의 격조를 높여 주어서 고맙다"라는 말씀까지 주셨으니 우리들의 기분은 어떠하였겠는가? 나의 삶에 차를 만나지 않았다면 어찌 이런 신령스러운 경험을 할 수 있었겠는가? 마음 깊숙한 곳에서부터 감사한 마음이 감동으로 솟구쳤다.
저녁 5시에 시작된 만찬은 식사와 함께 10시가 넘도록 행해졌고 마지막으로 가수 조영남이 불렀던 노래'화개장터'를 합창하면서 더욱 영호남의 우의를 더욱 두텁게 하고 막이 내렸다.
밤늦게 숙소에 돌아와서도 우리는 그냥 잠자리에 들기는 아름다운 남도의 바다 밤이 너무 아까웠다. 이미 두터워진 친목으로 모여든 몇 분들과 차를 우려 마시며 담소를 나누었다.
다음 날(10월 17일), 진도문화관광이 시작되었다.
목포대학교 평생교육원원장인 박대석교수와 강봉룡교수의 안내를 받으며, 전 날 저녁에 강교수의 특강에서 언급했던 충무공의 전첩비가 있는 명량해전지, 삼별초가 도읍으로 정했던 용장산성, 남종화의 본산이며 남도 예술의 진원지라고 자랑하는 허소치의 운림산방 등을 둘러보며 진도관광을 했다. 참으로 맑고 아름다운 풍경과 정취였다. 산의 누각에서 내려다보이는 섬의 풍경은 초록의 화폭이었다.
점심식사 후 멋진 선물도 받고 목포시민 친구들의 애틋한 이별의 사랑을 안고 귀향 길에 오르면서 '언젠가는 뜻맞은 친구들과 다시 한번 들려야지'하는 미련을 남겨두고 돌아왔다. 행사에 참여했던 우리들끼리만 너무 행복했던 게 아닌가 싶어 전통차도예절사반 친구들에게 죄송한 생각도 함께 가졌다.
첫댓글 보고 듣기만 하여도 너무나 아름다운 한 폭의 그림 같습니다. 동,서 화합의 물결이 더욱 빛나 보입니다. 숙제를 해도 숙제를 하지 않은 사람들처럼...영원한 숙제인 마냥 마음의 앙금을 풀어 나갈 수 있는 茶道가 있어 더 더욱 고마운 마음입니다.
선생님께,미리 말씀은 들었지만,정좌처,다반향초,수류화개...가 그려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