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부 철도 키누가와선(鬼怒川線)의 키누가와온센(鬼怒川温泉)역에 도착해 먼저 가있던 SL타이쥬(大樹)와 만난 여기. 역 앞 광장에 있는 전차대에서 펼쳐진 증기기관차 회전을 구경한 후에, 이번에는 시모이마이치(下今市)역까지 이 SL타이쥬를 직접 타고 가보려고 합니다.
3량 객차로 이루어진 SL타이쥬. 기본적으로 지정석권을 발권해서 탑승했기때문에 제 자리가 있기는 한데요. 타보니까 2호차의 일부가 이렇게 트여있는 전망차로 되어있다는거 아니겠습니까. 제 자리가 있어도 이건 못참지요.
키누가와온센역을 출발한 SL타이쥬는 바로 다음역인 토부월드스퀘어(東武ワールドスクウェア)역에도 정차합니다. 2017년에 신설된 토부월드스퀘어역은 이 노선을 운영하는 토부철도(東武鉄道)...의 자회사가 운영하는 테마파크인 토부 월드스퀘어의 바로 앞에 위치해 있는데요. 전세계의 명소들을 1/25의 스케일로 재현한 미니어처 월드 컨셉의 공원이라고 하네요.
보통열차보다도 느리게... 하지만 달리는 내내 큰 존재감(기적소리)을 과시하며 달려온 SL타이쥬는 37분간의 운행을 마치고 종점인 시모이마이치역에 도착하였습니다. 제 지정석도 내버려두고 거의 전망차에서 바깥구경을 했었는데요.
이런 레어(?)한 관광열차를 타다 보면 길거리에서 사진을 찍거나 열차에 손을 흔들어주는 사람들을 구간구간마다 찾아볼 수가 있는게 참 재미있는 경험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원래 열차에서 내리면 타고온 열차부터 찍어야 하겠지만. 승강장 맞은편에 갑작스럽게도 황금빛의 이로치(?) 100계 열차가 있어... 게다가 역을 떠나가고 있으므로 급하게 이것부터 구경하는중.
몇시간 전에 건널목에서 보았던 하얀색의 열차와는 다르게 황금빛으로 도색되어있는 100계 전동차. 스페이시아(スペーシア)라는 애칭이 붙어있는 100계는 사실 편성마다 도색이 다양해서 7가지의 도색이 존재한다고...
이 황금빛 열차는 닛코(日光)의 대표 관광지인 닛코동조궁(日光東照宮) 기념 관련으로 닛코모우데 스페이시아(日光詣スペーシア)라는 별도의 애칭이 붙어있는데요. 100계 중에서는 103편성, 106편성 두 편성이 닛코모우데라는데 저 열차는 뭔지 잘 모르겠네요ㅜㅜ
하여튼 100계가 갔으니 다시 SL타이쥬로 눈을 돌려 봅시다. 당분간은 하차한 승객들의 포토타임이 이루어지고 있어요. 열차에 타기 전에도 승객들이 몰려서 기념사진을 많이 찍었었는데... 내려서도 마찬가지임.
슬슬 SL타이쥬와 헤어져야 할 시간. 아쉽지만 이 증기기관차 샷을 마지막으로 여기까지 온 이유 그 자체인 SL타이쥬와는 여기서 작별을 고하게 됩니다.
그렇게 아침시간에 떠나 점심시간쯤에 다시 돌아온 시모이마이치역. 점심은 이따가 우츠노미야(宇都宮)까지 가서 먹을 예정이니 당분간은 참아야겠지요.
그와중에 반대편에도 '스페이시아' 100계 전동차가 왔다 가는군요.
건넘선쪽으로 트는걸 보니 키누가와선 방면으로 들어가나 봅니다.
진작 역 밖으로 나가도 되었겠지만 뭔가의 감을 느꼈는지 시모이마이치역에 남아있는 여기. 그 예감은 적중하게 됩니다.
사실 뭐 예감은 개뿔. 전광판이 다음열차 뭐 오는지 다 알려주니까 기다리고 있었겠지요ㅋㅋㅋㅋ 이번에 토부닛코(東武日光)역 방면에서 오는 열차는 다름이 아니라 100계의 후계자로 2023년부터 영업을 개시한 신차, 토부 철도 N100계 전동차였습니다.
시모이마이치역에 접근하는 N100계. '스페이시아'였던 100계를 계승하는 의미에서 이 열차에는 '스페이시아 X(スペーシアX)'라는 애칭이 붙여져 있으며 N100계로 운행되는 특급열차는 같은 '스페이시아X'의 이름으로 운행되고 있지요.
역에 접근하는 동안의 사진 퍼레이드. 이 포스팅은 또 왜이렇게 분량이 많냐 하면 얘가 상당수 분량을 잡아먹어서 그렇습니다ㅋㅋ
선두차의 육각형 모양 창문이 인상적인 N100계. 전통공예 문양을 모티브로 디자인되었다고 하는데요. 스페이시아X라 그런가 그냥 X자 모양 격자가 창문에 줄지어 있는것처럼도 보이는군요.
잠깐의 정차 뒤에 시모이마이치역을 떠나는 열차. 이제 저도 역을 떠날 시간입니다.
드디어 역 밖으로 나와서 바라보는 시모이마이치역 역사. 2017년에 개수공사를 마치고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다음으로 향하는 곳은 JR동일본의 이마이치(今市)역입니다. 지도를 보면 동네 하나를 통째로 사이에 두고 토부 철도의 시모이마이치역과 JR동일본의 닛코선 이마이치역이 마주보고 있는듯한 모양을 하고 있는데요. 대충 700~800미터쯤 떨어져 있으려나... 환승이 될 정도로 가깝지는 않지만 아직 3월이라서 걸어서 못갈 정도인 것도 아니므로 이마이치역까지는 걸어갑니다. 시모이마이치역 앞을 나와서 쭉 직진만 하면 되었네요.
그렇게 도착한 JR의 이마이치역.
역 구내로 들어와서 과선교를 건너 승강장으로 진입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보니까 이곳에 자판기가 하나 있어서, 아직 점심은 못먹었지만 일단 물이라도 들이키고나서 승강장에 들어갑니다ㅎㅎ
역 대합실에서 바라보는 이마이치역의 승강장. 아무래도 도쿄에서부터 열차들이 자주 오가는 토부 철도의 닛코선과는 다르게, JR동일본의 닛코선은 도치기현(栃木県)의 중심 도시인 우츠노미야(宇都宮) 방면으로만 연결이 되어 있어 로컬선이라는 느낌이 더 강한 것 같아요. 하지만 의외로 역에 나를 포함해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보이는것은... 역시 JR패스의 힘인가.
닛코선의 고유 양식으로 꾸며져 있는 이마이치역 역명판.
시모이마이치역과 마찬가지로 눈덮인 산이 뒤에 보이는 구도로 보통열차 한대가 진입합니다. 닛코(日光)역을 출발해 우츠노미야(宇都宮)역까지... 닛코선을 완주하는 보통 열차인데요. 우츠노미야에 가면 점심을 먹을테다... 뭘 먹느냐고 한다면, 당연히 교자.
첫댓글 영상에 기차소리 어릴때 한국기차소리타던 느낌드네요
덜컹덜컹 소리가 꽤 크게 들리는데 이마저도 그리운 느낌이 드는 것 같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