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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징검다리] 가난·병고 겹친 노부부 | ||
병든 자식들 짐 될까 봐 병원도 못 가 | ||
'노령연금+8만원'이 수입 전부 잠시라도 우울함 벗어났으면 | ||
강효인 할아버지는 몇 년 전까지 고령에도 불구하고 아픈 몸을 이끌고 인근의 한 학교에서 경비일을 했습니다. 퇴행성 관절염으로 미동조차 하기 힘든 처를 돌보며 넉넉하지는 않았지만 보통의 삶을 꾸려 나갔습니다.
하지만 다가오는 세월은 막을 수 없었습니다. 허리디스크에 관절염이 찾아왔고 근력도 예전같지 않아 그만 일자리를 잃게 됐습니다. 실업 상태가 되면서 당장 병치료는 고사하고 생계조차 꾸리기가 어려워졌습니다.
고령으로 고생하는 노부부를 모셔야 할 아들들도 힘들긴 마찬가지입니다. 장남은 심장질환으로, 큰며느리는 당뇨로 인슐린 주사를 달고 사는 상태여서 강 할아버지 부부를 모시는 것은 엄두도 못 내고 있습니다. 작은 아들 역시 사업 실패 후 부인과 헤어져 손자 2명과 함께 부자가정으로 보호를 받고 있는 처지입니다.
참전용사 수당 8만원과 부부의 노령연금이 수입의 전부인 할아버지 내외는 빨리 자신들이 세상을 떠야 자식들 마음을 편하게 해준다는 생각뿐입니다. 다행히 이웃들의 따뜻한 도움으로 치료를 받은 뒤 많이 호전돼 일상생활에 큰 어려움은 없게 되었지만 퇴행성 관절염으로 거동이 힘든 할머니의 의료비와 생계비는 막막한 상태입니다.
거기다 얼마 전부터 할아버지 목 부분에 커다란 혹이 만져지지만 병원비 마련도 어렵고 혹시 큰 병이라면 생활도 힘든 자녀들에게 부담만 될 뿐이라며 병원 진단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오늘도 아픈 다리를 매만지며 병원의 치료는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한숨을 내쉴 뿐 계속되는 통증과 목의 혹에 대한 불안감, 그리고 먹고 살아야 할 현재의 생활을 생각하면 우울함만 가득합니다.
뭔지 모르는 막연한 불안함과 우울감에서 잠시라도 벗어나고 싶은 것이 할아버지의 바람입니다.
△우화순·부산 사하구 괴정1동 동주민센터 사회복지사 051-203-3001. △지난 19일자 동일씨 이야기 54명의 후원자 192만원.
# 이렇게 됐습니다 - 지난 4월 28일자 경선씨 2주 동안 약 300만원에 가까운 큰돈이 모였습니다. 경선씨는 성금을 받자마자 그동안 밀린 치료비 150여만원을 납부했습니다. 경선씨가 갖고 있는 '길랑-바레 증후군'이라는 병은 수술로 완치가 되지 않고 상태가 좋아질 때까지 약물과 신경치료를 병행해야 한다고 합니다. 시민들의 도움으로 치료비 걱정은 조금 들었지만 앞으로도 계속 들어갈 치료비를 생각하면 한숨만 나옵니다. 치료를 잘 받고 있는 경선씨지만 시간이 갈수록 시야가 흐려지고 청력에도 이상이 생기는 등 이 병의 증상을 그대로 보이고 있습니다. 심지어 호흡곤란으로 집에서 요양하는 날이 더 많기도 합니다. 그래도 경선씨는 멀리서나마 자신을 응원해주고 격려해 주는 시민들 덕분에 이제 잃어버렸던 웃음도 조금씩 되찾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