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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2님과 스키퍼 동반 교육 및 렌트 후기입니다.
2020년 7월 31일 금요일
#1 통영
당일 아침, 비몽사몽 우의, 팔토시, 선블럭, 모자 등을 챙겨 통영으로 출발하였다. 가는 도중 빗방울이 조금씩 내렸다. 교육에 차질이 생길까하는 생각이 스쳐 지나간다. 08시, 오랜만에 찾은 도남항, 금호마리나. 위용있는 음악당이 언덕 위에서 내려다 본다. 만남의 장소는 마리나클럽 금호횟집, 두리번 주변을 배회한다. 선장님은 오는 길이니 주변에 앉아 기다리라신다. j2님을 만났다. 전날 결정된 스케줄에도 서울에서 새벽 같이 오셨나보다. 인사를 나눈 뒤 곧 선장님이 오신다는 이야기에 조그마한 보트 계류줄을 당겨 놓는다. 항내라서 그런지 호수같이 잔잔하다. 이윽고 선장님이 오신다. 노란색 맥심 커피박스가 눈에 들어온다. 간단히 인사를 나누고 배에 짐을 싣는다.
한산도까지 타고 갈 보트
#2 네비와 조종
사전에 안내 받은 앱(Navionics)을 실행했다. 구매를 하지 않아 체험판으로 구동하였다. 인근 영역을 지정하여 지도를 다운 받았다. j2님은 익숙한 듯이 본인 구명동의를 착용하시며, 나에게도 입으라고 안내하신다. 선장님은 내비 설정을 알려주신다. 꾹꾹 몇번 누르니 한산마리나까지 경로가 만들어 진다. 계류줄을 풀고 운전대에 앉았다. 내비를 앞에 두고 뚫어져라 쳐다보고 조종을 하니 좌우로 왔다갔다 비틀거린다. 대략 진행 방향을 맞추었으면 멀리 지형지물을 바라보고 조종하여야 한다.
내비켜고 보트 조종(j2님 촬영)
항을 빠져 나갈 때에는 방파제 직각방향 가운데 충분히 공간과 시야를 확보하고 가야 충돌사고를 막을 수 있다. 항을 빠져나오니 멀리 한산도가 보인다. 항적은 비틀거리고, 남은 경로를 줄여간다. 거북등대가 보인다. 조금 더 가니 한산마리나 간판과 계류중인 요트들이 보인다. 정박하고 짐을 내린다.
#3 오티
사무실 옆 뜰(?)에 멍멍이가 묶여있다. 한 숨 돌리고 맥심믹스 석잔을 탄다. 선장님의 교육 오티. 오전에 기주항해 및 오토파일럿으로 거제 학산항 왕복 후 점심식사, 이어서 오후 세일링 일정. 요트로 익수자 구조 등 긴급상황 대응을 강조하신다. 내비앱으로 목적지 경로를 설정한다.
#4 요트
계류장으로 이동하여 출항 준비를 한다. 내렸던 짐을 요트에 싣고 선실에 있는 구명조끼를 걸친다. 연료탱크를 확인하니 잔량이 거의 없다. j2님이 갖고 온 기름을 연료통에 넣는다. j2님의 지난 단독항해 경험이 빛나는 순간이다. 시동절차는 j2님이 세심하게 작동 순서를 알려주신다. 생각보다 엔진이 조용하다. 계류줄을 서로 엮이지 않게 조심히 풀고, 반동(?)으로 계류장을 빠져 나온다. 내비 경로를 따라 러더 키를 조종한다. 아무래도 집세일로 앞 시야가 막힌다. 거북등대를 지나가는데 물이 빠진 상황에 등대쪽으로 조금 치우쳐 지나가 위험할뻔 했다. 양식장 장애물을 피해 목적지로 향한다. 미확인 부유물은 양식장으로 운용될 수 있어 미리 인지하고 미리 피해야한다. 학산항 근처에 노란색 바지가 보인다. 편더를 올려 달아매고 속도를 줄인다. 계류줄을 묶어 정박한다. 공사중이라 이동이 여의치 않다. 컨테이너에서 커피 한 잔을 마시고 되돌아 갈 준비. 방파제 쪽은 얕으니 반대방향으로 반동을 주어 요트를 돌려나간다. 내비 경로를 다시 맞추지 못했다. 왔던 경로를 되돌아가는 기능이 있다는데, 알아 보아야겠다. 오가는 중에는 집세일을 정리하는 법을 익혔다. 한산마리나로 돌아와 뒷 꽁무니로 정박한다. 시동은 역순으로 off.
거제 학산항 계류장
#5 점심
출발 전 예약한 의항매점: 의항 마을 초입에 위치하고 한산마리나에서 도보로 5분 정도 소요, 식당을 들어서니 에어컨 바람이 시원하다. 맛있게 식사를 마치고 나니 커피를 내주신다. 두 모금에 털어 넣고 한산마리나로 돌아와 물건 받을 준비를 한다. 스쿠바용 알루미늄 공기통 한 팔레트. 지게차 시동이 걸리지 않아 굴삭기 팔에 줄을 걸어 하차시킨다. 반짝반짝 새 공기통들을 보니 뜨거운 날씨에 물 속이 그립다. 주변을 정리하고 오후 교육 준비를 한다.
한산도 의항매점(네이버 거리뷰)
#6 항해
아침과 달리 날이 맑아지기 시작하며 햇살이 뜨겁다. 본격 세일링에 앞서 요트를 점검한다. 윈치를 이용해 마스트에 올라 낡은 로프를 새것으로 교체한다. 작동을 확인하고 한산도를 빠져나가 본격 교육에 들어간다. 오토파일럿: 오토버튼을 누르면 내장된 자침으로 방위각을 유지하고, +,- 버튼으로 각도를 조절한다. 1단위, 10단위, 둘을 동시에 누르면 100단위(태킹 및 급변침 등), 단순하게 생겼어도 짱짱하게 작동한다. 오토파일럿에 적응했으면 집세일을 이용한 범주이다. 풍각도에 따른 크로스홀드, 크로스리치, 빔리치, 브로드리치, 런.. 어렴풋이 기억난다. 풍하로 진행 중이라 자이빙을 한다. 약간 느슨하게 바람을 많이 품는다. 오토파이럿과 수동 모두를 활용하여 변침한다. 햇살이 뜨겁다. 꽉 조이는 구명조끼와 더운 날씨 탓에 더위를 먹은 듯하다. 버디와 팀웍이 중요하다. 준비 사인과 함께 동작 속도에 맞춰 변침한다. 지나가는 배와 양식장을 피해가며 나아간다. 바람이 세지 않아 속도가 붙지 않는다. 메인세일을 펼쳐본다. 1단을 접고 메인시트를 조절하여 바람을 받는다. 세일은 지그재그로 접어서 정리한다. 방향을 틀어 풍상, 태킹을 한다. 인근 포구에 들러 목을 축이기로 한다. 바지 위에서 홍합 손질 중이 주민의 양해를 구해 접안을 하고, 선실에 차오른 물을 컵으로 퍼낸다. 싱크대 배수구가 막혔는지 배수가 안되어 바가지로 퍼서 밖에다 버린다. 시원한 생수를 마시니 정신이 든다. 포구를 빠져나와 한산도로 선수를 향한다. 이론준비를 하지 않고 더운 날씨 탓에 교육내용이 소화되지 않는다. 한산마리나로 도착할 무렵 해는 서편으로 많이 넘어갔다. 계류줄을 피해 선미로 접안하고 계류줄을 묶는다. 구명조끼를 벗으니 숨통이 트인다.
#7 저녁
원래는 집에 갔다가 다음날 다시 오는 것으로 계획하였으나, 아침 일찍 출발하여 2시 내외 복귀하여 정리하는 게 좋을 것이라는 선장님의 말씀과 집에 갔다가 다시 한산도로 들어오는 일정이 여의치 않을 것 같은 점 두 가지 때문에 j2님과 함께 마리나에서 밤을 보내기로 한다. 육상에 올려진 티거(j2님의 소유로 넘어가기 전)를 비롯 계류 중인 요트를 구경했다. 계류중인 요트는 바지위에 엎어진 딩기를 물에 띄워 손으로 저어 접근했다. 재밌는 경험이었다. 의항매점 사장님은 육지에 볼 일 있어 식당에서 식사는 불가했다. 마침 j2님이 아이스박스로 충분한 음식과 음료(?)를 챙겨오시어 저녁상은 징수성찬이 되었다. 선장님도 저녁 스케줄을 취소하고 함께 음식과 음료를 나누어 먹었다. 더불어 사무실 안에 대용량 음료와 김치냉장고가 있어 더욱 풍성한 잔치상이 되었다. 저녁 노을이 붉어질 무렵 요트가 마리나로 접근한다. 날이 어두워지고 선장님은 아까 들어온 요트로 자리를 옮겨 대화중이시다. 우리도 자리를 옮겨 합석.. 인사를 나누고 양해를 구해 선실 내부도 구경했다.
합석 단체사진(j2님 촬영)
각자 스타일에 맞게 꾸며진 내부를 보니 자가 소유의 욕구가 흘러나온다. 다시 저녁상이 있는 자리로 돌아와,,,,
2020년 8월 1일 토요일
#8 아침
눈을 뜨니 텐트 안이었다. 비몽사몽 정리를 한다. 테이블을 원위치시키고, 식기류를 제자리에 갖다 놓는다. 텐트 바닥을 활용하여 콕핏 후라이(fly)로 만들어 고정한다. (대략 06시 30분 내외로 추정) 시동을 걸로 계류줄을 풀어 벗어나려는데, 요트가 움직이지 않는다. 걸린 곳이 없는지 살펴보지만 특이사항이 없다. 물속에서 스크류 상태를 보기로 한다. 수경을 빌려 아침 바다에 뛰어 들었다. 시원하니 숙취와 아침잠이 달아난다. 물이 탁했지만 보일 건 다 보였다. 러더를 지나 스크류를 보니 깨끗했다. 힘겹게 요트에 다시 올라타 물기를 닦고 옷을 입었다. 바지에서 출항을 배웅 해주신 선생님의 조언을 듣고 움직일 수 있었다. 레버뭉치 쪽 버튼(?)이 풀렸던 듯 하다.
한산마리나 아침 풍경(j2님 촬영)
#9 욕지도 행
한산도를 빠져나와 남남서로 향했다. 구름이 조금 낀 날씨에 날이 밝아 온다. 호수같이 잔잔한 바다를 가르며 5.5노트 내외의 속도로 전진한다. 상쾌한 바다내음과 함께 풍광을 감상한다.
욕지도 가는길 풍경
조업을 마친 것으로 보이는 많은 배들이 통영을 향했다. 오토파일럿으로 기본 세팅하고, 양식장이나 미확인 장애물에 대하여는 버튼으로 조작하여 비켜나갔다. 느릿한 속도로 가는 도중에는 낚시배와 여객선이 우리를 추월해 앞서갔다. 해도상 수심이 얕은 짬 인근에는 낚시배가 모이는 것 같았다. 09시 조금 넘은 시각 욕지도항에 접근하여 항내로 들어갔다. 항 주변에 식당이 즐비했다. 계류장 몇개가 보였고, 빈자리에 접안을 시도했으나, 누군가 여객선이 들어온다며 뺄 것을 재촉했다. 옆 바지로 옮겨 접안을 하는 도중 카페리가 당초 자리로 들어오고 있었다.
욕지도 카페리 하선 중
바지 옆이 물속에는 대형 해파리(노무라입깃으로 추정)가 흐느적 헤엄치고 있었다. 계류줄을 고정하고 입도.
욕지도, 낚시배 뒤에 계류
j2님의 안내로 어느 식당으로 향한다. 카페리에서 수많은 차와 사람들이 쏟아져 나온다. 길가에 늘어선 포장마차에서는 벌써 손님들이 많이 앉아 해산물을 즐긴다. 수조에 고등어 무리가 한 방향으로 헤엄친다. 골목 몇 번 꺾어 돌아 식당에 당도한다.
대기손님이 많은 한양식당
오픈 전이라 사람들이 가게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 대기명단에 이름을 적고 주변 수돗가에 얼굴을 씼었다. 옆에 카페가 보이길래 들어가 아이스아메리카노를 마시며 기다렸다. 09시30분 가게가 열리고 대여섯 팀이 들어간다. 들어간 사람을 제외하고 서른명이 넘게 대기 중이다. 이곳에 언제 또 방문할까하는 아쉬움에 조금 더 기다렸지만 한 시간 이상 걸릴 것으로 보여 포기하고 다른 식당에서 아침을 해결했다. 돌아오는 길에 물과 음료를 샀다.
#10 되돌아 오는 길, 트롤링
j2님은 낚시점에서 튼튼한 낚시줄과 무거운 루어를 구매하여 트롤링 준비를 하셨다. 해는 제법 높이 떠올라 땀방울이 맺히기 시작했다. 욕지항을 어느 정도 벗어나 트롤링을 시도한다. 낚시줄이 길게 늘어지니 제법 그럴싸해 보인다. 가끔 낚시줄에 손을 얹어 입질을 확인한다. 얼마나 지났을까 푸드덕 하는 느낌이 아까와는 다르다. 뭔가 물었음을 확신하고 낚시줄을 당기기 시작했다. 수면 위로 허연 덩어리가 튀어오른다. 진짜 잡히긴 잡혔다. 점점 가까워지니 생김새는 부시리 비슷한 모양새다.
첫번째 물고기
바늘을 빼니 콕핏에서 통통 튄다. 나이프로 숨통을 끊고 물통이 물을 담아 그 안에 넣었다. 이후로 같은 종류의 물고기가 한마리 더 잡혔으나 스텐 난간에 걸려 놓쳐버렸고, 세번째 것은 만새기 같은 모양의 물고기가 잡혔다.
세번째 물고기
지루할 수 있는(견시하느라 그럴수 없긴 하지만) 항해에 또 다른 재미를 주었다. 그렇게 한산도가 가까워졌고 멸치잡이 쌍끌이(?)로 보이는 선단이 속도를 내며 우리를 앞질러갔다. 한산도에 들어서서는 물이 빠져 거북등대를 우로 두고 마리나로 향했다. 통영행 배는 13시 30분인데, 시간이 간당간당했다. 다음 배는 두시간 뒤여서 서둘러 나가기로 한다. 어제 익힌대로 접안을 시도했다. 남풍이 있어 조금은 까다로웠다. 한 차례 미스하여 다시 시도. 남측 요트에 바짝 붙여 진입하자마자 계류줄을 바로 당겨야 했으나 한 눈을 판 사이 옆 요트를 충돌할 뻔 했으나 다행스럽게도 무사히 접안을 완료. 시동 오프, 오토파일럿 등 장비를 정리하고 짐을 쌌다. 그 사이 페리가 들어오고 있었다. 크레인 작업 중이신 선장님께 작별을 고하고 페리를 향해 뛰기 시작했다. 다행히 승선을 하여 제일 위 데크 평상에 누워 숨을 달랬다.
통영행 페리에 누워서
누워서 하늘을 보니 파란하늘이 펼쳐져 화창했고, 제승당을 향해 몇몇 요트가 오갔다. 요트 선상의 손남들은 이색적인 경험에 즐거워 보였지만, 직접 항해를 체험하고 보니 장거리 항해의 꿈이 쉽지 않아 보였다.
한산도로 가는 요트
#11 해산
도남항을 지나 통영항에 당도하여 하선하니, 달궈진 아스팔트의 열기에 한 여름임을 다시 한 번 느낀다.
통영여객선터미널 도착
차가 금호마리나 쪽에 있어 택시 타고 가야한다. 여객선터미널 쪽으로는 카페리에 승선 대기중인 차들이 도로를 마비시켰다. 택시를 호출하니 마비된 도로에 오도가도 못해 조금 걸어가서 택시 타고 방향을 돌려 정체된 도로를 빠져 나왔다. 피서철에 코로나로 인한 해외여행이 막혀 수 많은 관광객이 남해안(특히 청정지역인 통영)을 찾는다고 기사님이 귀뜸하셨다. 도남항 트라이애슬론 광장에 행사용 천막이 있어 기사님께 물어보니 잘 모르시는 눈치다.(나중에 알고 보니 남해안컵 국제요트대회 (1구간 부산-통영, 2구간 통영-여수))
2020 남해안컵 국제요트대회 시상대(1구간)
금호마리나에서 하차하여 j2님과 작별을 고했다. 먼길 왔다갔다 힘드실텐데 열정과 체력이 남다르시다.
#12 교훈
-물은 수시로 충분히 섭취하고 선블럭, 팔토시, 모자 등으로 온열, 일광 질환 등 사전에 예방하자
-이론 등을 사전학습 하여 실습시 이해력을 높이자
-견시를 게을리하지 말고 장애물은 미리미리 피하자
#13 wish list
-점진적으로 거리를 늘리며 도서 투어
-(기회가 생기면) 딜리버리 참가
-미케닉 등 각종 수리 및 정비 요령 익히기
-요트 마련, 장거리 일주, 요트대회
첫댓글 생생한 후기 넘 재미나네요 ㅋ
저도 교욱받으러 갈려고요.
완전 모범생의 자세하고 객관적인 내용이라 교육의 2차 전파 같아요.
Wish List에서 요트대회만 빼고 저랑 똑같네요.
화이팅!!
올려주신 후기를 읽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됐습니다 감사합니다 (_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