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노회찬 대표에 대한 영화 시사회에 갔다. 평소 그의 죽음에 대한 안타까움과 그만한 정치인에 대한 그리움이 발걸음을 이끌었다. 내일이 노회찬 대표 3주기다. 그사이 우리 정치는 후진을 계속하고 있어 그가 더욱 그립다.
영화 제목은 ‘노회찬 6411’이다. 평등하고 공정한 나라를 꿈꾸었던 노회찬 의원의 철학과 삶을 조명하는 다큐멘터리 영화다. 고 노회찬 대표의 목소리와 함께 영화가 시작되었다.
인간 노회찬의 진면목을 들여다볼 수 있는 지인들의 인터뷰가 이어졌다. 친근하면서도 신선한 면면들이 마음에 들어온다. 그동안 뉴스를 통해 보아 왔던 익숙한 장면들에 대한 기억도 되살아 났다. 특히 김종필이냐 노회찬이냐를 놓고 벌인 2004년 17대 총선은 지금도 생생하다.
어느 순간부터 눈물이 났다. 부인인 김지선 씨와 함께한 장면들이 지나갈 때는 시선을 어디에다 두어야 할지 몰랐다. 이 영화는 눈물샘만 자극하는 것은 아니다. 노회찬 대표 특유의 유머러스하고 촌철살인의 카타르시스와 토론의 장인다운 면모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김어준의 파파이스 출연 장면은 압권이었다.
감동적인 장면 둘이 생각난다. 영화의 제목에 등장하는 “6411번 버스라고 있습니다”는 연설 장면이다. 새벽 4시, 4시 5분에 6411번 버스를 탄 사람들은 '이른 아침에 포도원에 일하러 가는 품꾼'을 연상시킨다. 존재하지만 보이지 않는 ‘투명인간’에 대해 자신이 가진 에너지를 남김없이 쏟아부었던 노회찬 대표의 삶 자체가 큰 감동이었다.
또 하나는 손석희의 jtbc 뉴스룸 앵커 브리핑이다. 동갑내기 손석희 앵커는 "노회찬은 '돈 받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이 아니라 적어도 '돈 받은 사실이 끝내 부끄러워 목숨마저 버린 사람'이라 했다. 요즘 그만한 정치인이 어디 있는가?
오늘 노회찬재단 회원으로 가입했다. 그가 남긴 “나는 멈추지만 당은 당당히 나아가라”는 말과같이, 그를 대신할 수는 없어도 그의 삶과 정신을 기억하고 살아갈 수많은 ‘노회찬들’을 꿈꾼다. 영화 '노회찬 6411'은 오는 9월에 극장 개봉한다. 따뜻한 사람, 노회찬을 만나러 갈 사람 모여라. (2021.0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