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71회 등산 꽃게산(88m) 2023-14
(전라남도 목포시) 대전서부새마을금고 안내 산행
박기석 박경원 이해욱 김선영 고만재 김지희 외 114명 참가
2023년 6월 1일(목요일) 흐림, 비 조금
평온한 산과 아름다운 바다가 조화를 이루다!
과학기술이 나날이 발전하는 시대에 사는 현대인은 고독하다. 고독은 홀로 있다는 점에서 외로움과 같으나 능동적으로 홀로 있는 것이고 외로움은 타인으로부터 소외된 공허한 감정이라는 점에서 다르다고 한다. 한데 고독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활용하느냐에 따라 정신적 힘이 되고 창조적 에너지가 될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산행이야말로 고독을 극복하고 정신적 힘이 되는 최고의 스포츠 활동이라고 확신한다.
고하도의 진산인 꽃게 산은 100m도 되지 않은 나지막한 산이지만 울창한 숲과 바다에서의 조망이 환상적인 산이다. 산길은 완경사의 산길로 이루어져 노약자를 포함한 가족 산행지로도 제격이고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도 적당하다.
산의 이름은 지형도에 없고 말바우만 나와 있는데 이 산에는 유난히 꽃게가 주 능선 위에 굴을 파고 숨어 있다. 바닷물에서만 볼 수 있는 꽃게를 산꼭대기 부근에서 보다니 아무리 생각해도 신기할 따름이다. 아마 바다에서 올라온 것으로 짐작된다. 세상에 존재하는 작은 미물도 모두 다 이름을 갖고 있어 산 이름이 없는 이 산을 꽃게 산으로 명명하였다.
고하도는 목포시 남쪽으로 약 2Km쯤 떨어진 곳에 있는 아름다운 작은 섬이다. 옛 목포 사람들은 섬의 모습이 마치 용이 길게 누운 것 같아 고하도를 용섬 이라고 불렀다. 삼국시대부터 사람이 살았다고 하고 임진왜란 때는 이순신 장군의 전략적 요충지라 충무공의 섬으로 불린다.
2012년 목포 북항과 고하도를 연결하는 목포대교가 준공돼 고하도는 육지와 연결된다. 특히 국내 최장 3.3Km의 해상케이블카가 북항에서 유달산을 거쳐 고하도까지 간다. 해상케이블카에 승차하면 다도해의 비경과 목포항구의 모습과 앙칼진 유달산 풍광이 대장관을 이룬다.
이 수려한 풍경은 아무리 권력을 가진 사람이라도 돈으로 방을 가득 채우는 재벌이라도 볼 수가 없다. 오로지 산을 찾아 산에서만이 볼 수 있는 자연의 커다란 선물이다. 고하도의 풍광은 고치고 뺄 것 하나 없는 완벽한 한 폭의 수채화를 나타내 진한 감동이 밀려와 저절로 탄성이 터져 나온다.
오늘은 대전서부새마을금고 산악회 정기산행 날이다. 3대의 관광버스가 고하도를 향해 달린다. 전라남도 함평이 가까워지며 비가 오기 시작한다. 나야 비 오는 날 산행도 맑은 날 산행과 똑같지만, 산행에 참여한 회원들의 생각은 나와 다른 것 같았다.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매번 정기산행에 참석해 산악회에 힘을 실어주는 박기석 회장(대전서부새마을금고 이사장)은 확고한 경영철학을 가진 전문금융인이다. 이사장 취임 이후 뛰어난 경영실적으로 금고 자산이 비약적으로 불어났다.
고하도 주차장서 단체 기념사진을 찍고 산행을 시작한다(11:00). 차도를 따라 조금 나아가 고하도 케이블카 정류장에 이른다. 이곳에서 해상케이블카를 타는 80명의 회원과 걷기를 즐기는 40명의 회원으로 나누어진다.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됐다. 한 계단씩 오를 때마다 한 살씩 나이를 먹는다는 150 나이 계단 길로 산에 올라간다. 계단 중간쯤에는 왼쪽으로 보행 약자용 둘레길로 진행할 수도 있다. 금방 능선에 올라선다. 왼쪽 길은 고하도 전망대, 오른쪽 길은 꽃게 산 고스락(정상)을 가는 길이다.
왼쪽으로 방향을 틀어 완만한 능선을 타고 케이블카 정류장부터 600m 거리인 고하도 전망대에 닿는다. 전망대는 전망 좋은 산 언덕에 우뚝 서 바다를 내려다보고 있다. 고하도에 정박했던 13척의 판옥선 모형을 격자형으로 쌓아 올려 건설했다.
전망대는 유달산을 비롯한 아름다운 해상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명소로 많은 이들이 찾는 곳이다. 충무공의 얼을 담고 있고, 교육 및 관람 시설로 적절히 활용되고 있다. 1층은 휴게공간, 2~5층은 전망대 및 목포 관광을 소개하는 전시공간이다. 전망대 옥상에 올라서니 끝없이 펼쳐진 바다와 섬들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비가 내리고 있지만 바라만 봐도 평안함을 주는 유달산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본다.
사랑나눔회 김지희 회장이 안내판을 보고 있다.
전망대 광장으로 내려가 완만한 산등성이 길로 나아간다. 이 길은 시가 있는 길로 불린다. 가족이나 연인이 산책하며 힐링하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아 절로 시감이 떠오르는 아름다운 길이다. 20분쯤 걸어 목포대교 아래에 시설된 용머리 해상 데크로 내려선다. 이곳은 고하도 용머리에 해당하는 지점으로 은빛 찬란한 용을 조형하여 독특한 풍경을 보인다. 탐방객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으며 포토존으로 주목받고 있다.
사진을 찍고 해상 데크 길로 나아간다. 해상 데크는 해안동굴까지 약 1.8Km의 평지 길로 길게 시설돼 있고 주변 풍광과 어우러져 이색적인 풍치를 자아낸다. 바다 위로 철썩이는 파도 소리를 들으며 아주 기분 좋게 진행한다. 바다의 암석이 깎여 언덕 모양으로 생긴 지형을 감상하며 세월 속 풍파의 흔적을 느껴보기도 한다. 얼마 후 고하도 전망대를 오를 수 있는 삼거리를 조금 지나자 조형물이 서 있는 휴게 쉼터에서 점심을 먹는다. 쉼터 의자가 놓여있고 항구라고 쓰인 큰 글씨가 이채롭다.
쉼터를 뒤로하고 데크 계단을 타고 150m 거리인 고하도 전망대에 올라선다. 이제 꽃게 산 고스락을 향해 진행한다. 올라온 길을 역으로 150 나이 계단 삼거리로 돌아와서 숲속 길을 잰걸음으로 나아간다. 이 코스는 산악인이 아니면 아무도 걷지 않는 호젓한 산길이다. 동행한 김혜경 사랑나눔회 총무는 악(岳) 자가 들어가는 치악산, 월악산 등을 전문적으로 올라가는 등산 마니아라 거침없이 가벼운 발걸음으로 산에 오른다.
말바우(77m)가 가까워질 때 세심한 관찰력을 가진 마니아가 꽃게를 발견한다. 꽃게는 계속해서 나타난다. 꽃게는 조그만 굴을 파고 그 속에 살고 있다. 기품이 청아한 마니아가 작은 막대로 꽃게를 휘저어, 하지 말라고 소리친다.
마치 개구쟁이처럼 천의무봉(天衣無縫) 하는 모습이 귀엽다. 곧이어 여러 바위가 있는 말바우에 닿는다. 말바우에서의 바다 조망도 빼어나다. 말바우서 조금 더 올라가 더 이상 오를 곳이 없는 꽃게산 꼭대기를 밟는다. 삼각점이 박혀 있고 나무에 둘러싸여 전망은 막힌 상태다.
하산은 올라온 길을 역으로 말바우를 거쳐 조금 더 내려가다가 왼쪽으로 나 있는 산길로 산에서 내려간다. 이 길이 맞느냐고 등산 마니아가 묻는데 나도 이 길은 초행이지만 감각으론 틀림없어, 믿고 따라오라고 말을 한다. 조금 후 오른쪽에 큰덕골 저수지가 나타난 다음에 널찍한 길로 내려선다. 이제 널찍한 길로 고하도 전망대 방향으로 진행하다가 다시 왼쪽으로 방향을 틀어 산에서 내려가니 한 치의 오차 없이 정확히 고하도 주차장이 나타나며 즐거운 산행이 마감됐다(14:10).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인간관계이다. 어려운 이웃과 함께 하는 삶을 말이 아닌 행동으로 실천하는 대전서부새마을금고 김지희 사랑나눔회 회장과 등산 마니아와 동행한 오늘의 산행은 짧은 거리의 짧은 산행이었지만 지난 51년 9개월의 산행 중 열 손가락에 꼽히는 행복한 산행이었다.
인과응보란 말이 있다. 콩을 심으면 콩이 나지, 팥이 나는 일이 없다. 세상사는 내가 하기 나름이다. 모든 사람이 착한 일 많이 하고 나쁜 짓 하지 말며 아름다운 인생을 살아가길 바란다.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서로를 공경하고 배려하고 이해하고 사랑하면서 모두가 행복한 멋진 세상을 만들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