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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제26구간(이화령-조령산-신선암봉-조령)종주기
지난 번 대간종주구간인 이화령 백화산 사다리재에 이어 오늘은 이화령에서 조령산을 거쳐 새재에 이르는 구간을 간다.
조령은 고려시대부터 조선 후기에 이르기까지 영남대로의 역할을 해 온 길, 이화령은 그 후인 1925년부터 새재에 이어
그 역활을 해 온 길이다. 영남지방과 기호지방을 잇는 주요 옛 관문이었던 두 곳을 대간종줏길을 빌어 한달음에 들머리
로 오르고 날머리로 내려서게 되는 길을 간다. 의미있는 그 산행길이 시작부터 기대 된다.
2014년 7월 26일, 아침 10시의 이화령에 비가 내린다. 조령산으로 오르는 이화령 들머리에 기대 선 시비(詩碑)의 연심
(淵心)선생 시구가 딱 오늘만 같아 다시 보게 된다. -"이화영봉운(梨花靈峰雲), 운무포산록(雲霧抱山麓)."- 이화령 영봉
은 구름 속에 가려있고, 운무는 그 산록을 포근히 감싸 안았다. 산행길에 내리는 비가 밉살스럽지 않는 건 오랜 가뭄 끝
에 내리는 비여서 이고, 떠나올 때 이미 우중산행을 예견하고 왔기 때문이다. 피할 수 없으면 차라리 즐기는 것이 차선
(次善)이니 백두대간 운무포산록에 내 한몸 던져 넣고, 손오공이 그러했듯 천봉(天峰)의 구름을 즈려밟으며 몽중유거
(夢中遊去)를 즐기리라 생각해본다.
이화령과 조령산 정상의 표고차는 477m, 그 사이 3km에 이르는 길은 전형적인 육산길이다. 맑은 날의 이 길은 원근 주
변의 수려한 산록들을 살뜰히 볼 수 있는 능선이건 만, 빗속에 농무 감싼 능선은 지척도 천리 같다. 마치 꿈속에서 허공
을 거니는 것같이 몽환적이라 차라리 아늑하다. 떨어지는 빗방울로도 나뭇닢들은 멋진 음악을 연주해 낸다. 관중은 관
목숲의 또 다른 풀숲 야생화들, 그들은 한결같이 청초한 모습으로 몸 흔들어 화답한다.여름 날의 우중산행이 결코 삭막
하지 만은 않다. 그러나 땀과 비에 젖은 발길은 평소와 달리 빨리 무거워 지는 게 흠이라면 흠이다.
조령산의 옥샘(玉泉)에서 표주박으로 마시는 한 모금의 물은 천봉(天峰)이 내리는 감로수(甘露水)이다. 그리고 그 조령
샘은 바로 정상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이정표이다. 새로운 힘을 솟구치게 한다. 이윽코 마주한 조령산 정상, 키 높이의
조령산 정상석이 빗속에서 무표정하게 길손을 맞는다. 그도 나와 같아 모처럼 내리는 비를 즐기기라도 하는 듯이 그 몸
을 타고 내리는 빗물조차 훔치지 않고 깊은 사유(思惟)에 잠겨있다. 사방을 아우르는 일망무제의 천봉(1025m) 조령산
이 평소와 달리 농무(濃霧) 속에 요요하다.
조령산의 신선암봉은 거대한 기반암이 솟구친 암산(岩山)이다.그 능선을 따라 늘어선 즐비한 기암(奇岩)들을 바라보면
명산의 아우라를 엿보게 해주는 산이다. 몇 번을 찾아도 그 승경에 취해 처음 가는 듯 가슴 설레이게 하는 산이다. 오늘
은 우중산행이라 모든 것 체념을 하고 암릉을 향해 오르는 데, 정오가 지난 그 시각에 비가 그친다.명산은 역시 그 이름
만큼 후덕(厚德)하나 싶다. 피해갈 수 없는 그 능선 암릉은 위험이 도처에 있어서 맑은 날도 지나기 어려운 곳, 눈으로
도 중력(重力)을 볼 수 있을 만큼 난구간(難區間)인 데, 산은 스스로 그 위엄을 풀어 유산자의 발길과 눈길을 편하게 해
준다. 지나온 길 뒤돌아 보는 조령산에 구름을 쓸어가는 바람이 눈에 훤히 보인다.우중의 조령산은 구름을 타고 걸어 넘
고, 도솔 선인들이 머무는 신선암봉은 신선이 걸어 준 로프를 잡고 오르고 내려선다. 영서의 괴산 쪽은 고을마다 햇살내
려 눈이 부시고, 구름 걷힌 영동의 문경 주흘관과 조곡관은 깊은 조곡(鳥谷)의 녹음 속에서 한가롭다. 멀리 마패봉 너머
월악산 연봉이 허공 속에 피었다 졌다를 반복한다. 여름 날의 장맛비는 황소 등짝도 갈라 놓는다 했다던가! 가야할 깃대
봉이 치미바위 펼치며 빨리 오라 채근해 발길 서두르는데, 때 맞춰 구름모자 벗은 주흘산은 또 가을오기 전에 꼭 한번
다녀가라 푸른웃음 짖는다.
▼ 비내리는 이화령
▼ 문경새재 조령3관문
▼ 해발 900m의 조령산 자락 '조령샘'
▼ 조령산 정상 헬기장과 주변에 핀 원추리와 동자꽃
▼ 조령산 정상 비에 젖는 표지석 /
◀ 조령산 ▶
백두대간 새재와 이화령 사이에 있는 높이 1025m의 산으로 영남지방 문경과 중부지방 괴산을 경계하며 솟아
있으며, 신선암봉 깃대봉을 거느린 명산이다. 산세가 험하고 높아 새들도 쉬어가며 날아 넘는다는 데서 조령
산(鳥嶺山)이라 유래한다.
▼ 조령산과 신선암봉 사이 887봉을 오르며 뒤돌아 본 조령산
서풍이 구름을 쓸고가며 조령산 정상과 서북사면이 모습을 나타낸다.
▼ 신성암봉으로 가는 887봉 주변의 대간 암릉
▼ 절골과 연풍면 원풍리 일원풍경
▼ 887봉 주변 풍경
사진 위의 2컷은 조령산과 절골의 영서 풍경이고, 아래는 문경 쪽 대간 동사면 풍경
▼ 신선암봉에 이르는 암릉 풍경
거대한 암벽과 능선의 풍화혈 및 바위틈의 꼬리진달래
▼ 신선암봉을 오르는 마지막 암릉의 자일구간
▼ 신선봉의 원추리 군락 / 태령을 쓸고가는 강한 서풍에 서 있기도 힘이든다.
▼ 신선암봉(937m) 정상 표지석
▼ 신선암봉 정상 풍경
▼ 신선암봉에서 바라본 주흘산
▼ 신선암봉에서 바라본 928봉(우)과 깃대봉
▼ 대간 능선 928봉
▼ 928봉을 오르며 뒤돌아 본 신선암봉
▼ 928봉에서 바라본 주흘산
▼ 928봉에서 바라본 옛 영남대로 문경 제2관문과 제1관문 쪽 풍경
▼ 928봉에서 온 길 뒤돌아 본 조령산(좌)과 신선암봉
▼ 신선암봉과 깃대봉 중간 대간 928봉
▼ 928봉 능선에서 바라본 주흘산 부봉
▼ 928봉에서 깃대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풍경 - 1
▼ 928봉에서 깃대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풍경 - 2 / 바위틈의 와룔송 고사목
▼ 928봉에서 깃대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풍경 - 3
▼ 능선길의 바위굴
▼ 928봉에서 깃대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풍경 - 3 / 깃대봉 너머 멀리 월악산 연봉들이 보인다.
▼ 깃대봉에 이르며 온 길 뒤돌아 본 풍경
▼ 다시보는 주흘산
▼ 깃대봉 입구 삼거리 풍경
▼ 깃대봉 아래 조령산성
▼ 문경새재 제3관문 / 문경 쪽에서 바라본 풍경
◀ 조령(鳥嶺)
문경새재 또는 새재라고도 부르는 조령은 백두대간 조령산 마루를 넘는 재다. 문경읍과 연풍면의 경계에 있는
높이 643m의 고개이다. 조선 태종 14년(1414)년 개통된 관도(官道)로 영남지방(嶺南地方)과 기호지방(畿湖地
方 ; 서울 경기 충청을 비롯한 한반도의 중심지역을 일컫는 지방명)잇는 영남대로이며, 오늘날은 조선시대 옛
길을 대표하는 고개다.
▼ 윗 사진은 연풍 쪽에서 바라본 제3관문
그대와 함께 걷고 싶은 길
문경(聞慶)과 연풍(延豊)의 문경새재길
더 넓은 대륙과 더 푸른 해양으로 향하던 문명과 소통의 길
국태민안(國泰民安)에 풍년드는 호시절, 시화연풍에
세상의 중심으로 나서는 새재길인 시화연풍의 길을
그대와 함께 걷고 싶어라,
싶어라!
▼ 조령의 옛 영남대로와 길 이야기 시비
▼ 연풍 고사리 조령산 자연휴양림의 송림
▼ 고사리 휴양림 아래 다락논 풍경
▼ 조령산 야생화, 원추리의 눈물. / 상열 좌로부터 "ㄹ"字 순서
동자꽃, 자주색꿩의다리, 은마타리, 병조희풀, 원추리, 참취꽃, 돌양지, 노루꼬리.
▼ 꽃이름 찾고 있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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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사고로 몸이불편한친구와 절골에서 신선암봉까지오르고 청암사골짜기에서 비닐과 침낭으로 비박하고왔습니다 몽중루선생님이 지나신길을 이틀뒤 밟은것 같습니다 새롭습니다^^
그러셨군요.
유산풍류 회원들은 모두가 하나같이 이타심이 많은 것 같습니다.
몸 불편한 친구를 위한 백두대간 신선암봉 동반 등산에 비박까지---.
적덕자가 아니면 행하기 어려운 일 하셨습니다.
아낌없는 박수를 보냅니다.
기회가 닿으면 꼭 함께 산행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