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왕 차서의 구조분석에 대한 예비적 고찰 1
― 소성괘 결합구조를 중심으로 ―
1. 연구의 관점
기존의 문왕차서 연구는 대체로 괘명(卦名), 괘사(卦辭), 서괘전(序卦傳) 및 십익(十翼)의 의미체계를 중심으로 배열원리를 설명하여 왔다.
이러한 접근은 문왕차서의 사상적 의미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였지만,
배열 자체의 구조적 원리를 설명하는 데에는 일정한 한계를 가진다.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의미론적 접근을 잠시 유보하고, 대성괘를 구성하는 소성괘의 결합구조 자체를 분석의 대상으로 삼는다.
따라서 본고에서 대성괘는 괘명보다 상괘와 하괘의 결합형태를 중심으로 다루며,
모든 표기는 상괘를 위, 하괘를 아래에 두는 전통적인 구조를 따른다.
2. 분석단위의 전환
문왕 상경은 모두 30개의 대성괘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문왕차서에서는 홀수차서의 괘와 그 다음 짝수차서의 괘가 대부분 종괘(綜卦) 또는 착괘(錯卦)의 관계를 이루므로,
이 두 괘는 하나의 구조적 단위로 이해할 수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상경을 30개의 개별 괘가 아니라 15개의 괘쌍으로 환원하여 관찰한다.
이와 같이 분석단위를 전환하면 상경은
30개의 대성괘 → 15개의 괘쌍 → 14개의 괘쌍 간 연결
이라는 새로운 구조를 갖게 된다.
여기서 괘쌍 내부의 관계는 이미 종괘 또는 착괘의 원리로 설명되므로,
실제 연구의 대상은 괘쌍 내부가 아니라 괘쌍과 괘쌍 사이의 연결방식이 된다.
3. 상경의 시작과 종결
소성괘의 결합구조만을 기준으로 상경의 처음과 마지막을 관찰하면,
시작과 종결은 모두 상괘와 하괘가 동일한 소성괘로 이루어진 중괘(重卦)로 구성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상경은
☰
☰과
☷
☷로 시작하며,
마지막은
☵
☵과
☲
☲로 종결된다.
이와 같이 상경은 중괘로 시작하여 중괘로 종결되는 형식적 구조를 가진다.
이는 괘명이나 괘사의 의미와는 독립적으로 확인되는 배열상의 사실이며,
이러한 배열이 어떠한 원리에 의하여 형성되었는지는 후속 분석에서 검토하고자 한다.
4. 상경의 구조적 분절에 대한 예비관찰
상경의 15개 괘쌍을 소성괘의 결합구조만으로 연속적으로 관찰하면, 일정한 구조적 군집이 형성될 가능성이 확인된다.
현재까지의 예비관찰에서는 상경이
1 – 3 – 3 – 1 – 6 – 1
의 괘쌍 구조로 분절될 가능성이 나타난다.
이러한 분절은 괘명의 의미에 의한 것이 아니라, 소성괘의 반복과 결합양상만을 기준으로 얻어진 결과이다.
다만 현 단계에서는 이를 하나의 구조적 가설로 제시할 뿐이며,
그 타당성은 괘쌍 사이의 연결원리를 검토한 이후 다시 판단하여야 한다.
5. 연구의 방향
지금까지의 관찰은 모두 상태(State) 에 대한 분석이다.
즉,
어떠한 소성괘가 반복되는가.
어떠한 결합형태가 나타나는가.
어떠한 구조적 군집이 형성되는가.
를 확인하는 과정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분석만으로는 문왕차서가 왜 현재의 순서로 배열되었는가를 설명하기 어렵다.
따라서 다음 단계의 연구는 괘쌍 자체가 아니라 괘쌍과 괘쌍 사이의 연결원리를 규명하는 데 두어야 한다.
다시 말하면 본 연구의 핵심 문제는
앞의 괘쌍 다음에 왜 현재의 괘쌍이 배열되는가.
라는 질문이며,
상경에서는 모두 14개의 연결관계를 분석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