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바람 마케팅으로 소개할 사례는 핀란드 게임회사 ‘슈퍼셀’의 대표 모바일게임 ‘클래시 오브 클랜’과 유명 배우가 시너지를 만들어 낸 재치 있는 TV광고이다.(https://youtu.be/H1MakVWMjhQ)
2015년 2월 2일, 미국 최고 스포츠 이벤트인 제49회 슈퍼볼에서 클래시 오브 클랜 TV광고가 첫 전파를 타며 당시에 큰 인기를 끌었다. 바로 유명 헐리우드 배우 ‘리암 니슨’이 출연한 것인데, 이른바 스타 마케팅인 셈이다. 다만 클래시 오브 클랜의 이전 광고들이 게임 캐릭터만으로 이루어진 TV광고였던 점을 감안하면, 리암 니슨의 등장은 매우 파격적이었다고 볼 수 있었다.
리암 니슨의 깜짝 등장도 놀라웠지만, 본 광고를 더욱 흥미롭게 만든 진짜 요인은 리암 니슨이 영화 ‘테이큰’에서 보여줬던 명대사가 게임의 컨셉과 절묘하게 맞아 떨어져 광고에 대한 몰입도를 증대시킨 점이다. 클래시 오브 클랜에서 다른 유저가 나의 마을을 침략하면 ’복수하기’를 터치하여 상대방의 마을을 공격할 수 있다. 광고에서 리암 니슨은 자신의 마을을 침략한 유저에게 “나는 네가 누군지 모른다. 하지만 너를 찾을 것이다. 찾아서 바바리안과 드래곤으로 너의 마을을 부숴버리겠어.”라며 본인의 영화 명대사를 재치있게 사용, 게임의 특징을 단순하지만 분명하며 ‘재미있게’ 전달함으로써 시청자들로부터 굉장한 호응을 이끌었다.
본 광고는 국내외 모바일게임 TV광고에 유명 배우를 섭외하는 최근의 트렌드를 형성했다. 국내에는 차승원, 이병헌, 황정민, 해외에는 케이트 업튼, 머라이어 캐리 등이 모바일게임의 TV광고모델로서 출연했다. 그러나 위의 배우들은 단지 유명세를 이용한 마케팅에 불과하다고 한다면, 리암 니슨은 그의 헐리우드에서의 명성과 더불어 유명한 대사와 게임의 컨셉이 잘 조화되어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낸 좋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참고1)
위에서 언급한 리암니슨 주연의 ‘테이큰’ 명대사는 다음과 같다:
“I don’t know who you are. I don’t know what you want. (중략)
If you let my daughter go now, that will be the end of it. (중략)
But if you don’t, I will look for you, I will find you and I will kill you.”
(참고2)
슈퍼볼 TV중계 사이에 들어가는 광고의 파급력은 엄청나다. 슈퍼볼은 미국의 미식축구 리그인 NFL의 최종전이자 미국 최고의 스포츠 경기로서, 이 경기의 TV중계 시청률은 미국 전체 시청률의 절반 가량에 육박하기 때문이다. 이 순간에는 수많은 먹거리와 공산품이 소비되고, 경기 관련 각종 관광이 이루어진다. 기업의 관점에서 슈퍼볼 TV중계에 들어가는 광고는 중요한 홍보수단으로 활용되며, 따라서 슈퍼볼 광고는 연내 TV광고 중 최고수준을 자랑한다.
(참고3)
‘벤처비트’에 따르면, 슈퍼볼 사이에 삽입되는 광고 노출 비용은 30초 분량에 450만 달러(약 50억원)다. 클래시 오브 클랜 TV광고는 그보다 2배가 더 긴 1분 길이로, 순수 광고 노출에만 최소 900만 달러 가량이 소요됐고, 광고제작을 위한 비용을 합친다면 훨씬 많은 비용이 들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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헛바람 마케팅으로 소개할 사례는 한 소속사가 아이돌 가수에게 공익광고를 찍게 했다가 잘 쌓아놓은 이미지에 타격을 입은 경우이다.
스타제국 소속의 ‘제국의 아이들’ 임시완은 아이돌 가수보다는 오히려 배우로서의 입지가 더 단단한 케이스다. 지난해 2014년 방송됐던 tvN 드라마 ‘미생’에 출연하며 ‘변호인’으로 얻었던 연기자의 입지를 완전히 굳히며 큰 인기를 끌었기 때문이다. 임시완이 맡았던 배역들 모두 부조리한 사회에 대항하며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때 임시완은 고용노동부의 노동시장 개혁에 관한 공익광고에 출연하게 된다. 아마도 소속사 측에서 임시완이 배우로서 차곡히 쌓은 ’정의로운’ 이미지를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 이미지 마케팅의 일환으로 출연을 권유하지 않았을까 싶다.
임시완이 본 광고에 나온 것은 결과적으로 많은 논란을 낳았다. 공익광고의 내용이 그들이 의도한 바와 맞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실제 비정규직 종합대책안의 골자는 35세 이상 비정규직 사용기간을 ‘2년에서 4년으로 연장’한다는 것이다. 어찌보면 고용기간이 늘어나니까 좋은 의미일 수 있겠지만, 비정규직 상태가 2년에서 4년으로 늘어나기 때문에 수많은 비정규직 입장에서는 오히려 불편한 법안이라고 할 수 있다. 실질적으로 장그래 같은 사람들을 보호하는 법이 아니라, 장그래 같은 사람들을 더 많이 만들어내기 위한 법인 셈이다. 대한민국 비정규직의 마음을 대변하던 그가 비정규직을 죽이는 광고에 출연했으니, 그동안 잘 다져놓은 '장그래'의 긍정적 이미지는 짧은 광고로 한순간에 변질됐다.
어설프게 이미지 마케팅을 하려다가 낭패를 본 것이다. 소속사는 이러한 임시완의 이미지가 광고 출연으로 인해 깨질 수 있다는 부분에 대해 충분히 고려를 하지 않은 듯했다. 소속사는 “좋은 취지의 공익광고이며 일자리 창출을 한다는 내용이라 출연을 결정했다”고 해명했다. 스타제국은 어떤 ‘좋은 취지’와 어떤 ‘일자리 창출’을 가졌는지에 대해 조사하지 않은 채, 그저 아이돌은 찍기 힘든 ‘공익광고’라는 것에 초점을 둔 것은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