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과 불의 이야기
옛날에 어떤 사람이
‘불과 찬물’ 두 가지를 다 구하려고 했습니다.
그래서 화로에 불을 담고 재를 덮었습니다.
그리고
그 위에다 물을 담은 대야를 올려놓았습니다.
얼마 뒤에
불을 쓰려고 하였으나 불은 이미 꺼진 뒤였습니다.
또 찬물을 쓰려고 하였으나 물은 이미 더워져 있었습니다.
그리하여 불과 찬물 두 가지를 모두 잃고 말았습니다.
인간의 욕망은 그 끝이 없습니다.
불을 얻으면
물도 얻고 싶어 하는 것이 인간의 욕망입니다.
마치 불나방이 제 죽을 줄 모르고 불속에 뛰어들듯,
욕망에 눈이 가리면
지옥불이라 할지라도 서슴없이 뛰어듭니다.
불자들이여!
욕망을 제어하지 못하면
그 끝은 괴로움임을 어찌 모른단 말입니까?
비록 눈앞에서 온갖 것들이 유혹한다 할지라도
그것들에 넘어가지 마십시오.
욕망을 뛰어넘었을 때의 그 즐거움은
가히 인생길에 최상이라 할 것입니다.
채근담에 이릅니다.
"탐욕이 많은 사람은 금을 나눠 줘도
옥玉을 얻지 못함을 한하고,
공公에 봉하여도 제후諸侯 못 됨을 불평한다."
[기사경棄捨經]의 전문을 먼저
올리고 오늘의 법문을 드리겠습니다.
비록 글이라 할지라도
경건한 마음으로 천천히 읽어 내려가시기 바랍니다.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의 기수급고독원에 계시면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 하셨다.
"너희들 소유가 아닌 것은 다 버려야 한다.
그 법을 다 버린 뒤에는 긴 밤 동안에 안락하리라.
모든 비구들이여 !
너희들 생각에는 어떻하냐?
이 제타숲에 있는 모든 초목의 가지와 잎사귀를
어떤 사람이 가지고 가면 너희들은 그것을 걱정하느냐?
'이 모든 물건은 다 내 소유인데
저 사람은 무슨 까닭으로 갑자기 가지고 가는가'라고 말하겠는가 ?"
비구들은 대답했다.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무슨 까닭이냐?"
"그것은 '나'도 아니요,
'내 것'도 아니기 때문이옵니다."
"너희 모든 비구들도 또한 그와 같다.
너희들의 소유가 아닌 물건은 마땅히 버려야 한다.
그 법을 다 버리고 나면 긴 밤 동안에 안락 하리라.
귀, 코, 혀, 몸, 의지에 있어서도 또한 그와 같느니라.
어떻하냐?
비구들이여,
눈은 항상된 것인가,
항상 되지 않은 것인가 ?"
"항상 되지 않나이다."
"만일 항상되지 않은 것이라면 그것은 괴로운 것인가?"
"그것은 괴로운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만일 덧없고 괴로운 것이라면 그것은 변하고 바뀌는 법이다.
그런데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로서 과연 거기서
'눈이 바로 나와 다르다. 눈이 나와 함께 있다.'라고 하겠느냐 ?"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눈, 귀, 코, 혀, 몸, 의지에 있어서도 또한 그와 같느니라.
그러므로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는
이 여섯가지 감각기관에 대해서 '나'도 아니요,
'내 것'도 아니라고 관찰한다.
관찰한 뒤에는 모든 세간에 대해서 도무지 취할 것이 없고,
취할 것이 없기 때문에 집착할 것이 없고,
집착할 것이 없기 때문에 스스로 '열반'을 깨닫는다.
그래서 나의 생은 이미 다하고, 범행은 이미 서고,
할 일은 이미 마쳐,
후생의 몸을 받지 않는다고 스스로 아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 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잡아함경雜阿含經 제11권]
여기서 보면
'내 것'이 아닌 것은 모두 버려라.' 라고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무엇이 '내 것' 이고 무엇이 '내 것'이 아닌가요 ?
왜 '내 것'이 아닌 것은 버리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일까요 ?
또한 '내 것'이 아닌 것을 버리면 어떤 소득이 있을까요 ?
저 어떤 것이 '내 것'이고,
어떤 것이 '내 것'이 아닌지를 가려 봅시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 하십니까 ?
정말 여러분의 소유,
여러분 자신의 것이라고 생각 하는 것이 무엇입니까 ?
사람들이 애지중지 하는 것 ?
가족?
남편과 부인?
자식들이 여러분 소유일까요 ?
'내 가족'이라고 말하는
그 가족의 구성원이 여러분의 것입니까?
아니지요 ?
진정 '내 것'이라면 항상 '내 것'이어야 하는데
부모보다 먼저 세상을 뜨는 자식도 있고,
부부간에도 서로 갈라서서 남남이 되는 경우가 허다하지 않습니까?
그러므로 가족을 자신의 소유라고 생각하는 발상은 모순입니다.
사실 가족의 구성원은 각기 다른 인격체이기 때문에
처음부터 누구의 소유라고 생각하는 것조차 잘못된 생각이겠지요.
그러면 '내 집',
'내 땅'이라고 하는 부동산은 어떨까요?
진정으로 '내 것' 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
여러분이 세상에 태어나기도 전에 다른 사람의 것이었으며,
또 여러분이 죽고 난 뒤
10 년 혹은 20 년 후에도
여러분의 것이라고 말 할 수 있습니까?
예전에 부동산 바람이 불었을 때에는
1 년에 대여섯번 씩이나 이사를 다닌 사람도 있었습니다.
이처럼 자주 주인이 바뀌는 것을
어찌 '내 것'이라고 할수 있겠습니까 ?
그러니 돈도 마찬가지 일 테지요 ?
결국 그러니까 우리가 지금 소유하고 있다고 믿는
'내 것'이라고 믿는 그 어느 것도
진정으로 '내 것'이라고 할 만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 바로 진실일 겁니다.
"너희들의 소유가 아닌 물건은 마땅히 버려야 한다.
그 법을 다 버리고 나면 긴 밤 동안에 안락 하리라.
귀, 코, 혀, 몸, 의지에 있어서도 또한 그와 같느니라."라고 하셨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왜 내 눈을
“나의 소유”가 아니라고 말씀 하셨을까요 ?
이것이 오늘 드리는 따끈따끈한 글입니다.
2024년 09월 27일 오전 06:21분에
남지읍 무상사 토굴에서 운월야인雲月野人 진각珍覺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