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더위가 가실 무렵, 누님으로부터 온 전화... 대구 어머니가 방에서 넘어지시면서 팔이 골절되었다고 연락이 왔다고 한다. 어떻게 넘어졌고 어디가 얼마나 부러진 지는 모르니 안타까울 따름이었다. 전후사정이 어찌되었건, 누님 두분이 KTX로 휑하니 달려가 어머니를 서울로 모시고 왔다.
급하게 입원과 수술할 병원을 알아보고, 진료받고 수술 날짜를 정하고, 붓기가 빠질때 까지 며칠을 기다렸다. 예정된 날에 수술을 했고, 4일 후에 대학병원을 퇴원하여 개인정형외과병원으로 옮겨 2주일을 계셨다.
그렇게 20일을 서울에 머무시다 내려가셨다. 홀로 계신 대구 집에 24시간 상주 간병인을 고용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아야 하고, 만약의 불상사도 대비하고, 자식들 입장에서는 조금이라도 덜 불안하게 각자의 생활을 할 수 있을 듯 해서이다.
80대 중반이신 어머니는 당신의 골절로 인해 자식들뿐만 아니라 손자손녀들에게까지 걱정을 끼친 것에 많이많이 미안해 하셨다. 아울러 20일동안 천만원 가까운 병원비를 내신 것도 무척이나 속상해 하셨다.
어머니가 대구로 내려가신지 이제 이틀이 지났다. 자식들은 다시금 자기 자리로 돌아왔다. 한해한해 기력이 약해지시는 것을 보면서 이별을 준비해야 할 때가 된 것 같지만, 아직은 그 말을 입에 담고 싶지 않다.
직장 일때문에 어머니의 병간호에 크게 도움을 드리지 못해서 누님들에게 너무 미안하고 다시한번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어머니도 지금처럼만이라도 오래오래 사시길 간절히 소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