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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목들의 봄 나들이
두목회가 봄,가을 두번의 야외 나들이를 한다고 한다.
지난 5월24일은 그 첫번째 행사로 강원도 양구의 최전방 민통선 안에 있는 두타연
그리고 북한땅이 지척에 보이는 을지전망대를 구경하기로 했다.
롯데관광의 팻키지 상품에 동참하는데 우리 두목회 회원이 25명 참가하여 버스 인원의
절대다수를 이루었다. 광화문에서 아침 7시에 출발한 버스는 7시30분 잠실에서
우리 일행 대부분을 태우고 오늘 첫 목표지 두타연을 향해 달린다.
필자의 경우 사실은 불과 9일전에 두타연을 대학동창들과 함께 다녀왔다.
그때는 화천의 아름다운 트레킹코스로 각광을 받는 비수구미(飛水口尾)계곡과 인근에 있는
평화의 댐,비목의 현장을 구경한다음 마지막으로 양구의 두타연을 구경하는 하루코스였다.
꼭 가보고 싶었던 곳이 펀치볼과 제4땅굴이었는데 이번 케이스는 우리가 마음대로 지정하는
코스가 아니라 롯데관광의 팻키지코스라 나의 소망과는 좀 차이가 있었다.
단지 처음 가본 을지전망대에서 북한 땅을 보는 감회는 그간 몇번 보았던 동해안 고성의
통일전망대나 파주의 오두산 통일전망대와는 또다른 감회를 느꼈다.
양구-국토 정중앙,청춘 양구에 오면 10년이 젊어진다.
잠실에서 일행을 태운 버스는 춘천휴게소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일로 양구를 향해 달린다.
모처럼 서울 북쪽의 산하를 바라보는 노객들의 얼굴은 편안하고 행복해 보였다.
논에는 모심기를 끝내고 비가 오기를 기다리는 모습인데 예전처럼 비가 안와서
모내기 걱정은 언제 지나갔는지 모르니 이또한 다행한 일이 아니겠는가.
소양강을 지나 46번 국도를 따라 가다보면 2012년 3월에 개통된 국내 최대의 터널을 만나게 된다.
5.1km의 배후령터널이다. 춘천신북읍 천전리에서 시작한 터널은 북단 화천 간동면 간척리까지
약 5분 이상(시속60km)을 달려야 터널을 빠져 나온다. 이어 추곡터널,수인터널,웅진,웅진2터널과
공리터널,광치터널까지 7개의 터널이 계속 된다.
양구는 이들 터널로 춘천에서 아주 접근이 쉬워졌다.
양구로 진입했다. 가이드의 양구 설명이 이어진다. 우리나라 남북한의 정중앙에 양구가 있다.
산수가 수려하고 공기와 물이 맑아 양구에 오면 10년이 젊어진다는 캐치프레이즈가 곳곳에 보인다.
왼쪽으로 2사단이 멀리 보이는데 박정희 대통령이 첫 사단장 부임지(당시 5사단)이기도 하다.
양구출신 이해인 수녀 시인의 문학관이 이곳에 있고 화가 박수근 미술관도 양구에 있다.
두타연(頭陀淵)
양구 시내를 거쳐 곧장 두타연을 향한다. 두타연은 민간통제선(민통선) 안에 있다.
그래서 해당 부대 헌병들의 검문을 받게 된다. 휴전 이후 50여년간 비공개로 있었는데
지난 2006년에야 민간인에게 개방된 경치가 빼어난 계곡이다. 내금강과 35km 떨어진 이곳은
그 옛날 금강산 오가던 유람객들이 경관을 감탄하며 쉬어가던 곳이다.
지금은 우리나라 최대 열목어 서식지로 이름 나 있고 평화 지향의 생명지대로 각광받는 곳이다.
주민증을 내면서 출입 패드를 목에 걸었다. 다시 버스를 타고 10여분 가니 헌병초소가 나온다.
가이드의 설명, 절대 음주한 상태로는 출입할 수 없단다. 두타연 주차장에 도착했다.
계곡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열목어를 상징하는 두타연 대문이 반갑게 맞이한다.
두타연은 약 천년전 두타사라는 절이 있었는데 그 절터에 조각품들을 전시하면서 조각공원이
되었고 안보교육 차원에서 전차와 포를 전시하고 있다. 양구전투위령비가 입구에 서 있어서
분위기가 숙연해진다. 먼저 조각공원을 구경하고 두타연으로 갔다.
두타사라는 이름 때문에 두타연 이름도 생겼다.두타정이라는 정자가 있어 정자에서 내려다
보는 계곡물이 마치 한반도를 그리며 흘러 내린다. 이 물이 폭포가 되어 두타연을 이루고 있다.
두타연에서 흘러내린 물이 계곡을 이루고 그 계곡에 출렁다리도 있고 징검돌다리도 있어
모처럼 시골 어린이로 돌아간 기분으로 징검다리를 건너보았다.
도중에 생태탐방로를 따라 걷다보니 군데군데 지뢰 전시장이 있어 눈길을 끈다.
통일의 소망을 종이에 적어 벽에다 붙여 만든 소망의 벽, 포토에세이 출간으로 유명해진
"소지섭의 길"이 이곳에서도 볼 수 있었다. 양구의 피알처럼 도심의 공해를 벗어나 자연과
하나되어 오감이 즐겁다는 말이 실감되었다.
양구전투위령비 앞에서
조각공원에서
한반도를 이루는 두타연계곡
두타연
소망의 벽
구멍난 철모와 녹쓴 철조망
지뢰체험장을 돌며
소지섭의 길 앞에서
두타연을 배경으로
고재화와 허현
해안면복지회관 앞 휴게소
식당
펀치볼지구전투
철조망은 말이 없고 역사는 입을 다물고 있다.
손에든 글은 무슨 내용일까?
탄피 전시
철모의 공중부양
양구전쟁기념관
을지전망대
남방한계선,북방한계산 안의 설명
단체사진
선인장실
분수 놀이터
버섯 물놀이터
붓꽃만--
새우깡 어때요?
술보급이 급선무
이제 서서히 술기운도 돌고
해안(亥安)과 펀치볼 그리고 양구 전쟁가념관
일행은 양구의 을지전망대와 펀치볼이라는 지명이 있는 해안(亥安)으로 향했다.
펀치볼은 한국전쟁 때의 격전지로, 외국 종군기자가 가칠봉에서 내려다 본 모습이 화채 그릇
(Punch Bowl)처럼 생겼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며 정식명칭은 해안분지(亥安盆地)이다.
‘펀치볼’은 강원 양구군 해안면에 있는 지명으로 6·25전쟁 중 붙여진 이름이다.
1951년 8월, 미2사단이 ‘피의 능선 전투’(8월 18∼22일)에서 계속 고전하자 전선을 확대해
적을 분산시키기로 결심한 미 10군단장의 명령에 의해 군단의 예비이던 미 해병1사단이
51년 8월부터 9월까지 해안분지를 공격했다.
2차에 걸쳐 치열한 격전을 전개한 끝에 적 1사단을 격퇴함으로써 적을 간무봉 방면으로
후퇴시키는 한편 아군은 해안 분지 북쪽의 주요 고지들을 확보해 전선의 만곡부를 제거하고
작전 주도권을 장악할 수 있었다.‘펀치볼’이라는 지명은 이 당시 해안 분지 지형을 본
미 종군기자가 화채 그릇(Punch Bowl)을 닮았다는 이야기를 함으로써 유래됐다.
펀치볼 지역을 직접 가보고 싶었었는데 좀 아쉽다.
해안(亥安)이란 지명도 요상하다. 돼지해(亥)와,편안할안(安)이다. 원래는 바다해(海)를 사용한
지명이었단다. 뱀이 너무 많아 주민들이 겁을 먹고 어느 스님에게 대책을 물었더니 뱀에게는
돼지가 상극이니 지명을 바다 海를 돼지 亥로 바꾸고 돼지를 많이 길르라고 일렀다고-
그 뒤부터 뱀은 사라지고 실제로 돼지를 많이 키우고 건물 곳곳에 돼지 모양을 그려
도안화 하고 있었다. 해안의 해안면복지회관 옆 휴게소에서 차를 세우고 한국식당에서
산채비빔밥으로 점심을 했다. 식당 가까운 곳에 양구전쟁기념관이 있어 잠시 관람했다.
양구의 9대 격전지가 소개되어 있다. 도솔산전투,대우산 전투,단장의 능선 전투 그리고
가칠봉 전투,펀치볼전투,백석산 전투,피의능선 전투 등 피아군의 피해 상황과 격전 현황을 상세
하게 소개하고 있다.녹쓴 철모와 철조망은 우리의 아프고 쓰라린 전쟁의 기억을 떠올리게 한다.
을지전망대
곧장 을지전망대로 향했다. 을지부대(육군 제12사단) 소속으로 휴전선 비무장지대의 남방한계선
1km 안에 위치한 북녁땅을 볼 수 있는 전망대이다. 동해안 고성의 통일전망대는 여러차례 가 보았고
파주 오두산 전망대도 몇차례 가본 경험이 있지만 을지 전망대는 처음이다.
실제 휴전선까지의 거리가 가장 가까은 780m 밖에 안되는 최전방의 전망대이다.
해발 1,049m의 DMZ철책 위에 1988년 12월에 세워진 을지전망대는 남북한 대치상황을
한눈에 볼 수 있고 매년 크리스마스를 전후해 점등식을 한다.
전망대 내부에서 북한 땅 매봉,운봉,간무봉,박달봉,선녀탕,무산 등을 가리키며 설명을 한다.
을지전망대에서 금강산까지는 직선거리로 38KM에 위치하고 있고,
타원형 분지를 이루고 있는 유명한 펀치볼과 6.25전투 격전지였던 가칠봉,도솔산,대우산 등
높은 고지들을 한눈에 볼 수 있었다. 버스안에서 가이드가 한 말이 생각나 가칠봉을 찾아 보았다.
가칠봉은 금강산 일만이천봉은 여기 7개의 봉을 더해야 1만2천봉이 된단다.
그리고 이곳에 야외수영장이 있다고 한다.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전해진다.
예전 가칠봉 초소 근처에 야외수영장이 있었는데 여기서1992년 미스코리아 수영복 심사가 열렸
다.1970년대 북한군이 선녀탕에서 알몸으로 수영을 하며 대남 심리전을 펼치기도 했는데
이에 대북 심리전으로 수영북 심사를 개최했던 것.
그해 탈렌트 이승연씨가 최고점수를 받아 미스코리아 미에 당선되었다 한다.
군단 산하에 백두산부대(21사)과 노도부대(2사단)이 인접해 있다.
전방 북쪽을 행해서는 사진촬영이 금지되어 있어 현황판으로 대신했다.
을지전망대 건물 남쪽으로 사진을 찍기에 적당한 장소가 있어 단체사진을 남겼다.
이제 오늘의 중요 관광포인트는 모두 통과했다. 마지막으로 자연생태식물원을 구경하는
시간만 남았다.
양구자연생태식물원
큰 기대를 하고 간 곳이나 좀 실망했다. 아직 연륜이 적어서인가 보다.
고사 최전방 희귀 야생화라도 볼 속셈으로 가파른 계단을 빠른 걸음으로 올라 갔으나
산 중턱에 만든 연못에는 붓꽃만 잔뜩 피어 있었다. 다만 올라가는 산책로 옆에 물놀이를 할 수
있도록 인공 조형물을 만들어 아기를 데리고 온 가족들의 유원지 역할을 했다.
일행 대부분은 식물원쪽으로 오르지 않고 하루종일 금기시 되어 술을 한잔도 못해 술배가
고팠던 친구들이라 급한대로 술배고픔을 달랬다.
생태식물원 구경을 마지막으로 오늘의 일정은 모두 끝났다. 버스를 타고 서울로 향한다.
오던 길과 달리 인제를 거쳐 홍천 그리고 춘천-서울 고속도로를 달린다.
서울 잠실까지 예정시간보다 10여분 늦은 시간에 잘 도착했다.
나는 내일 대구에서 가족행사가 아침에 있기에 저녁식사는 못하고 바로 서울역으로 향했다.
비록 짧은 하루치기 여행이었지만 강원도 최전방 오지를 알차게 구경했다.
단지 이곳에서 군생활을 보낸 친구가 꼭 보고 오라던 펀치볼,제4땅굴은 나중에 개인 여행으로
미루고 -- 사진을 중심으로 동행했던 동문들은 다시 회상하는 기분으로 읽었으면 하고,
동참 못한 친구들도 평소 잘 못가는 강원도의 최전방의 명승지를 구경한다는 기분으로 읽었으면--
이 여행을 기획하고 진행했던 두목회 최문택회장과 박두열 총무께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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