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시 세교2단지에 미래 보금자리 정하다.
안식구는 다달이 만남을 갖는 모임이 서너 개 된다. 모두가 학교 재직 중 사귄 친교 모임이다. 이 중 가장 오래된 모임은 새내기교사로 근무했던 '청평' 모임이고 나머지 둘은 인천 전입한 후의 '서흥' 그리고 천마' 모임이다. 동탄 이주 후, 처음으로 인천 모임에 참석한다기에 차로 병점역까지 데려다 주었다. 그리고 곧바로 현재 거주하는 동탄6동행복주민센터로 달렸다. 오산시 세교지역주택조합에 가입하기 위한 서류 7가지를 준비하기 위해서다.
사람이 생존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갖춰야 할 3요소로 衣·食·住라고 배웠다. 그리고 40여년 간 후대들에게 가르쳤다. 칠십 평생 살아 온 인천(부평)은 수도권에서 집 값이 가장 저럼하기로 소문 난 곳이다. 집(46평형 아파트)을 매매하고 동탄 내려오자 인천 관내 강화·옹진군을 제외한 모든 지역이 조정 대상지역으로 지정되었다. 이것은 인천 주택 값이 많이 상승되었다는 중좌다.
'재수없는 놈은 자빠져도 코가 깨진다' 는 속담이 이를 두고 하는 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니 심상이 뒤틀려 잠도 잘 안 오고 밥맛도 잃었다. 나는 성격이 너무 곧은 탓일까? 타인으로부터 신세 지는 것을 무척이나 싫어한다. 뜻하지 않게 신세를 졌으면 갚아야 마음이 편하다. 오죽하면 생전에 丈母님으로부터 '김서방은 주는 것도 받지 못하는 팔불출' 이라는 소리를 듣기도 하였다. 뿐만아니라 학교 동료들로부터는 '원칙(완벽)주의 者' 또는 '크리스탈' 이라는 별칭도 들으면 지냈다.
현재 생활하고 있는 동탄 새 아파트는 손자 두 아이 돌봄 조건으로 거처하는 집이다 언젠가는 되돌려줘야 한다. 틈틈이 화성· 동탄지역 문화 탐방을 하면서도 우리 내외, 命이 다하는 날까지 몸 담아야 할 집을 알아 보았다. 사람 살기 좋은 신도시라고 소문이 난 까닭인지 집값이 장난이 아니다. 또 역세권이라고 하는 곳의 분양은 한결같이 특별 분양조건이 아니면 최소한도 2년이상의 주택청약 조건이 충족되어야 함을 이 번 기회에 이번에 비로소 깨달았다.
그만큼 나는 사회 물정에 어두운 팔불출 가장이 아닐 수 없다. '하늘은 스스로 노력하는 사람은 돕는다'는 말은 학교생활을 40여 년 간 하면서 몸소 체험한 나의 귀한 座右銘이다. 벽지점수 1점도 없으면서 80년도 초, 敎育考試라고 膾炙되던 校監 昇進시험에 '首席'으로 합격한 것은 내가 壽命을 다해 저 세상으로 가는 그 순간까지 잊을 수 없는 유일한 自矜心이다. 몇 차례 轉職 제의도 받은 적이 있었지만 생리에 맞지않아 정중히 固辭하였다.
열흘 전 쯤으로 기억된다. 구독하고 있는 J 신문에 오산 세교 2신도시로 확정된 곳에 지역주택조합원을 모집한다는 전단지가 끼여 들어왔다. 천성이 '돌다리도 두둘기고 건너는 성격' 이라 분양사무실과 현장도 수차례 탐방하였다. 시공사가 생소한 업체(동일토건)지만 브랜드가 뭐 그리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송충이는 솔잎을 먹어야지 욕심 부리다가는 가랭이가 찢어진다' 는 속설도 있지 않던가! 노후에 호수공원과 뒷산 숲세권을 형성한 《세교 물향기 신도시》에서 생활할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아이들처럼 가슴이 설렌다.
-2020.6.30일자/크리스탈 명심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