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양 과학사 비교 고찰(6)
서양 점성술의 근간으로 알려져 있는 '황도(黃道) 12궁(宮)'이란 태양이 움직이는 선, 즉, '황도(黃道)'를 기준으로 삼고 있다.
그런데 황도는 지구중심설에서 그려지는 것이다. 즉, 지구는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다고 할 경우, 지구에서 태양을 봤을 때, 태양이 지나가는 선을 황도라고 한다.
또 지구에서 태양을 봤을 때, 계절마다 태양이 지나가는 선의 위치가 다르게 나타나는데, 그 원인은 지구가 자전을 하는 중심축이 정북 방향에서 23.5도 기울어져 있기 때문이다.
즉, 지구와 태양의 관계에서 지구가 정지하고 있다면, 상대적으로 태양이 움직인 것으로 볼 수 있는데, 봄·여름·가을·겨울 등 4계절별로 정오 12시에 중천에 떠있는 태양의 지표면 고도는 각각 [그림 1]에서 보는 바와 같다.
[그림 1] 계절별 태양의 지표면 고도
따라서 지구에서 매일 정남쪽 방향에 태양이 떠있을 때, 봄·여름·가을·겨울 등 4계절에 걸쳐 년중 태양의 지표면 고도는 [그림 2]에서 보는 바와 같이 바뀌게 된다.
[그림 2] 년중 태양의 지표면 고도 변화
즉, [그림 2]는 일년동안 태양이 정오 12시에 남쪽에 떠있는 위치를 이어서 만든 표이다.
그런데 지구가 자전을 하므로 태양은 매일 매일 아침에 동쪽에서 떠서 정남쪽을 지나 저녁 때 서쪽으로 지므로, 태양이 아침부터 저녁까지 동쪽에서 서쪽으로 반호를 그리며 지나가는 것처럼 보이게 되는데, 바로 태양이 지나가는 선 ±약 8도 주위를 '황도대(黃道帶)'라고 부르며, 영어로는 조디악(zodiac)이라고 부른다.
조디악(zodiac)의 어원은 그리이스어로서 '동물들이 지나가는 길'이라는 의미라고 한다. 조디악(zodiac)이란 명칭이 붙게 된 동기는 태양 뒤편에 있는 별자리들에게 동물 등의 이름을 붙였는데, 이 별자리들이 황도대를 따라 태양과 함께 이동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실은 지구가 자전하고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태양이 황도를 따라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즉, 태양은 매일 반호를 그리며 하늘을 지나가는 것처럼 보이는것이며, 태양 뒤편에 있는 별들도 함께 움직이는 것으로 보이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그림 2]에서 설명한 것처럼 태양이 지표면에 떠있는 고도가 봄·여름·가을·겨울 등 4계절에 따라 변하고 있으므로 매일매일 태양이 그리는 반호는 [그림 3]에서 보는 바와 같이 년중 변화하게 된다.
[그림 3] 황도의 계절별 고도 변화
그런데 낮에 해가 떠있는 곳을 바라보면, 별을 볼 수가 없다.
따라서 밤이되어야 별자리들이 순서대로 떠 오르며, 황도대를 따라 반호를 그리며 지나가는 것을 볼 수 있다.
즉, 하루 종일 24시간 동안 태양이 지나가는 길을 따라 별자리들이 지나가는데, 황도대를 따라 지나가는 별자리들을 대략 30도 간격으로 총 12개의 별자리에 이름을 붙였다.
이 12개의 별자리를 황도 12궁이라고 부르며 궁수자리, 염소(양)자리, 물병자리, 물고기자리, 양자리, 황소자리, 쌍둥이자리, 게자리, 사자자리, 처녀자리, 천칭자리, 전갈자리 등의 순이다.
그런데 황도 12궁은 춘분점을 기준으로 정해졌으며, 지구에서 태양을 볼 때, 태양의 뒷편에 있는 별들로 정해졌다. 즉, 3월의 별자리는 염소자리로 정해져 있는데, 3월에 염소자리를 볼 수는 없다. 왜냐하면 낮에는 태양쪽으로 별을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3월의 염소자리를 볼려면, 6개월 후 (대략 6월부터 12월까지 6개월간) 밤하늘에서 염소자리를 볼 수 있게 된다.
또 6개월 후 3월의 염소자리를 볼려면, [그림 3]에서 보는 바와 같이 3월의 태양 고도를 관찰하여야 할 것이다.
그런데 지구가 자전을 하므로 하루 밤 동안에 대략 5~7개의 별자리가 황도대를 따라 지나가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황도 12궁은 서기전 1,000년경 바빌로니아에서 천체의 좌표 체계를 만들기 위해서 황도대(360도)를 균일하게 30도씩 열두 구간으로 분할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한다.
한편, 동양에는 '12차(次)'라는 것이 있다. 그런데 마치 '12차(次)'는 '황도 12궁'과 거의 흡사한 것으로 생각하기가 쉽다.
왜냐하면 '12차(次)'란 하늘을 30도식 12등분하여 12차로 구분하여 정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12차(次)'와 '황도 12궁' 사이에 명칭이 같은 것은 전혀없다. '12차(次)'에서는 자, 축, 인, 묘, 진, .... 등 12 지지를 사용하고 있으나, '황도 12궁'에서는 궁수자리, 염소(양)자리, 물병자리, .... 등 12가지 동물 등의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한 번 고려해 볼 사항은 '황도 12궁' 에 의한 서양 점성술이 미래 예언을 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우선 당사주(唐四柱)와 비교해 보면, 당사주는 전생운, 초년운, 장년운, 말년운 등 4가지를 보는데, 각각의 경우 12개의 운이 있어서 그 중에 하나를 생월에 맞춰서 선택하게 된다. 즉, 각자의 운이 맞을 확률은 1/12라고 볼 수 있다.
또 전생운, 초년운, 장년운, 말년운 등 4가지 중에서 한 가지가 맞을 확률은 4/12=1/3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4가지 중에서 한 가지라도 아주 그럴듯하게 맞는 것 같으면, 사람의 심리가 당사주(唐四柱)가 아주 잘 맞춰고 있다는 착각에 빠지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즉, 1/3=33.33%의 확률로 나온 운이 그럴듯하면, 당사주(唐四柱)가 용케 잘 맞췄는 줄로 믿게되는 경우가 있는 것이다.
그만큼 대부분 많은 사람들의 심리가 바람결에 나부끼는 갈대와 같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미래에 정해진 운수란 없다. 오늘 내가 준비하고 계획한 것이 내일 달성하느냐, 못하느냐에 달려있을 뿐이다.(근거: 김진경·김민기 지음, 『명리학의 비밀』, 어드북스, 2014. 9. 20.)
그런데 '황도 12궁' 에 의한 운수는 12개 종류이다. 즉, 생월에 따라 선택되어지는 운이 1/12의 확률로 정해져 있다. 동양의 음양 오행설에 의한 사주팔자와 비교해 보면, 생월의 월지(12개 지지)와 같은 확률이다. 즉, 1/12=8%의 확률이다.
생월에 따라 8%의 확률에 불과한 운수를 맞출 수 있다면, 대단한 예언자인 셈이다.
그런데 유료로 사주팔자를 보는 사람들은 50%의 확률은 갖고 ○, ×로 대답한다.
누구든지 눈치껏 ○, ×로 대답할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남의 운을 보는 짓을 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50% 이상의 확률로 남의 운을 맞출 수 있는 확신이 설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수려한 말씀 솜씨가 있으면, 예언가다운 권위를 세울 수도 있고 상당한 수준의 신뢰감을 갖게 할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yes 또는 no라고 밖에 대답할 수 없을 것이다.
아무튼 생월이 다르다면, 태어나면서 계절의 차이로 인하여 품성에 영향을 받긴 받을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왜냐하면 계절의 영향은 인간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게 바로 자연의 이치라고 볼 수 있지 않겠는가?
그런데 국가의 교육제도가 훌륭하게 잘 운용되고 있다면, 많은 사람들이 자기 생월을 고려하여 자기 품성을 잘 관리 유지시키면서 신선같이 인생를 만끽하면서 살아갈 수 있을 것임에 틀림없을 것이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