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소설 서유기[제95회] 원숭이처사에 중들이 심복하고
평정산 연화동의 마왕 금각 은각을 태상노군에게 보낸 후 일행은 서천 길을 재촉했다.
삼장은 말을 타고 저팔계는 짐을지고 사오정은 말고삐를 잡았다.
손오공은 여의봉을 잡고 산길을 헤치며 앞에서 걸었다.
수많은 나날을 들과 산에서 자고 이슬과 비바람을 맞으며 서쪽 길을 재촉했다.
.
.
어느날 또다시 큰 산 하나가 그들의 길을 가로막았다.
삼장은 말위에서 오공을 불렀다,
"오공아. 저산이 높고 험한데 마물이 몸에 붙을까 겁이나서 주의해야겠다."
"스승님 걱정 마십시요.마음을 침착하게 가지고 정신을
가다듬기만 하면 아무일도 생기지 않을 것 입니다."
"오공아! 서천으로 가는길이 어쩌면 이리도 험난하고 고생스러우냐?
장안성 떠난지가 그 얼마냐. 봄이 가고 여름이 오고 가을 겨울을 맞기가
사 오년은 족히 됨직한데 아직도 도착하지 못하고 있질 않느냐."
"아직도 멀었습니다요. 멀었어요!.아직 대문도 채나서지 못한 셈입니다."
팔계가 말했다.
"형.거짓말을 해도 분수가있지.세상에 그런 대문이 어딧어?"
오정이 말했다.
"허허.큰형 그렇게 과장되게 말해 우릴 놀라게 하지마 !."
00
"허튼소리 그만하고 이 손형만 따라오라구."
삼장은 깊은 산중으로 들어가자 마음이 조마조마해서
말을 세우고 오공을 불렀다.
"오공아! 고국에서 산에올라 맹세를 하고
길 떠날제 임금은 성밖까지 전송했다.
길 에선 어진제자 셋을 만나고
말을 얻어 채를쳐 길 재촉 했더라.
만수 천산 험한길에 노숙했고
산에올라 천신들께 재배 했노라
자기몸 단속하기 대처럼 발랐거니
어느날 돌아가서 폐하를 만날꼬.
00
오공이 깔깔깔 웃으며 말했다.
"스승님.염려 하실건 전혀 없습니다.안심 하시고 길이나 재촉 하십시요.
공력을 들이면 일은 저절로 이루어 진다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네사람이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며 걷는동안
어느덧 붉은 해가 서산으로 지고있었다.
삼장이 말위에서 멀리 바라보니 산 저쪽 움푹한 곳에 누대와
전각이 층층 첩첩 솟아 있는 것이 보였다 .
"오공아! 해가져서 어두워졌는데 다행이도 저쪽에 누각이 있구나.
필시 무슨 암자나 절간같으니 저기서 하룻밤 잠자리를 빌리고 내일떠나자."
"스승님 말씀이 지당하십니다 일단 제가가서 잘 알아보고 오겠습니다."
오공은 공중으로 뛰어올라서 자세히 살폈다.
팔자 벽돌담에 붉은 칠하고 / 두문에는 쇠못을 밖았다./
첩첩누각 층층궁궐 / 산속에 숨어있다 /
칠층탑에는 구름이걸리고 / 삼존불상이 영광을 들어낸다 /
기뿌게 부처님 섬기는곳 / 선승이 경을 강론하고 /
삼보의 땅,법왕의 궁궐에 / 향 연기 아련히 피어난다. /
00
오공은 구름을 낯추어 삼장에게 보고했다.
"스승님 과연 절집입니다. 어서가서 하룻밤 묵게 해달라고 청해봅시다."
삼장은 말을 재촉하여 산문밖에 이르렀다 오공이 입을 열었다.
"스승님 이 절이 어떤절 입니까?"
"너와 방금여기로 왔는데 이게 무슨 절이냐고 물으면 낸들 알겠느냐.?"
"스승님은 어려서부터 중이되시고 책을많이 읽어서 경법을 다 아시고
또 황제폐하의 은총까지 입으신 터에 문위에 저 큰 글자도 모르십니까?"
"바보 같으니라고 말귀를 알아듣지 못 하는구나.
나는 석양을 마주보며 말을 달려온데다 저렇게 먼지까지 뽀얗게
올랐으니 문위에 글자가 더 있다 한들 어떻게 볼수가 있겠느냐?"
오공은 그소리를 듣더니 제걱 몸을 늘려서 손으로 문위에
글자에묻은 먼지를 딱아냈다.
"스승님 보십시요."
그위에는 "칙건 보림사"라고 씌여있었다.
오공은 제모습으로 돌아와서 말했다.
"스승님 누가 들어가서 하룻밤 자기를 청할까요?"
"내가 들어가겠다.너희들은 모두 얼굴이 추한데다 말씨가 무뚝뚝하고
성질이 막되니까.혹 이 절의 중들을 노엽게할지도 모른다
잠자리를 얻기는 커녕 도리어 일만 고약하게 만들수있어."
"그럼 더 말씀마시고 스승님께서 들어가 말씀해 보십시요."
삼장은 석장을 놓고 겉옷을 벗고 옷깃을 여미고 합장을 하고서
산문으로 들어갔다.붉은 옷칠을 한 양쪽의 문짝에 한쌍의 금강이
진좌하고 있다 그 모습이 무섭다.
한분은 무쇠같은 얼굴 빴빴한 수염이 살아 계신듯 하고 /
한분은 고리 눈 부릅뜨고 험상궂게 노려본다./
옷이 휘황찬란하게 번쩍이고 허리띠가 바람속에서 빛난다./
실로 서방은 부처님 모시는 곳. 돌 화로에 향불이 붉게 타오른다 /
00
삼장은 그걸보고 머리를 끄덕이며 길게 탄식했다.
"우리 동녂땅에서도 사람들이 이런 보살상을 만들어 세우고 향을 피우고
공양을 했다면 우리가 굳이 서천까지 가지않아도 되었을 것을......!"
다음편으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