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 산책-금오지와 경북자연환경연수원
2008년 11월 16일 일요일 오후 신선부부
대구에서 멀지않아 30분이면 달려가는 구미에는 금오산이 있다. 금오산 산행은 여러번 했었지만 이번엔 오후라 간단히 산책만 하려는 맘으로 나섰다.
금오지 아래 한적한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금오지 왼편으로 걸어올라 호수를 한 바퀴 돌고 자연환경연수원 자연관찰로까지 산책해 보려고 한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금오지를 따라서 걸으려니 금오산과 금오랜드로 향하는 차들의 소음이 너무 크다. 잠시 길에서 벗어나 호수로 내려서니 아직도 가을단풍이 남아있다.
늦가을의 정취에는 낙엽밟는 소리가 제격이다
저수지 건너 금오랜드에서 연수원으로 향하는 길에는 차를 통제하고 있어 한가해보인다.
아이들이 어릴 때 이곳에 와서 오리배를 탔던 기억이 새롭다. 이젠 모두 자기들도 어른이라고 떠나버렸다.
아마도 겨울철새인 모양이다. 아직도 남쪽으로 가지 않고 있는 것을 보니....
드디어 차가 많은 길을 벗어났다. 주말에만 차를 통제하는 지는 몰라도 아스팔트길이지만 한적한 길을 터벅터벅 걷는 것은 늘 좋다.
연수원 입구를 통과하면 길 옆으로 벚나무가 도열해 서 있다. 벚꽃이 필 때 얼마나 아름다울까...
그냥 편안하게 길을 따라서 걸었는데 옆에 암석로라는 팻말이 있다. 사실 암석보다는 그 사이에 쌓인 낙엽에 더 눈이 간다.
암석로를 따라 조금 걸으니 오른쪽으로 조성한 지 오래되어보이지 않은 장미원이 나타나는데 어, 이 장미들이 계절을 잊었나보다. 장미들이 여기저기 탐스럽게 피어있다.
자연관찰로를 따라서 걷는다.
아직도 약초향이 흐르고 있는 약용식물원을 지나면 이런 초가들이 몇 채 서 있다. 어릴 적 보던 탈곡기다.
단정한 황토집 튓마루에 팔자좋은 산행객 부부가 머리를 맞대고 누워서 쉬고 있다.
장독대 옆에는 우물도 있다. 두레박이 보이지 않아 물을 길을 기회는 없었지만...
늦가을까지 남아있어서일까 유난히 색깔이 고운 단풍나무이다.
아, 이렇게 아름답고 한적한 곳이라면 도시락이라도 싸들고 올걸....
초가집 마당 나무그늘 아래에는 나무로 만든 운치있는 테이블도 많이 놓여 있어서 가족들이 피크닉하기에도 더없이 좋은 장소인 것 같다.
자연관찰로가 서로 이어진다고는 했지만 인적이 드물어 오늘은 그냥 내려간다. 내려가면서 작은 오솔길로 내려오다보니 길 옆 개나리 나무에 꽃이 한창이다.
잠시 이른 봄인가 하였지만 단풍 들은 칠엽수 나뭇잎 모습이 가을임을 일깨운다.
암석로에서 수생식물원으로 가는 길엔 늪지 사이에 나무계단을 만들어 놓았다.
향기식물원에서 내려다보이는 본관과 교육관의 모습이다.
문이 잠겨있는 곤충체험관을 지나서 취영정 정자로 올라가는 길이다.
이곳에서 칼다봉을 경유해 성안, 정상으로 가는 등산로가 있다.
연수원입구를 지나 금오랜드쪽으로 가지 않고 저수지 오솔길을 따라 걷는다.
금오지를 한 바퀴를 도는 셈이다. 낙엽 쌓인 길은 편안하고 간혹 금오산 정상과 칼다봉이 보이는 조망이 좋은 곳들이 많다.
주차장에서 이곳으로 바로 올라오려면 다소 급경사를 올라와야하지만 이곳에 서면 15분 정도의 숨가뿜은 단숨에 날려버릴 수 있을게다 게다가 이 지점부터는 내리막 편안한 오솔길이 기다리고 있으니 다음에는 곧장 이곳으로 올라가야겠다.
금오지를 한 바퀴 돌고 쉬엄쉬엄 연수원을 돌아보는데 2시간이 걸렸다. 짧은 오후가 허락된다면 언제 어느 계절에 와도 아름다운 곳이 아닐까...
가족들과 도시락을 싸들고 와서 나무이름외우기 시합같은 것을 하면서 지내기에도 좋을 것 같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근처에 웨딩부페가 있어서 주말에는 차가 심하게 밀리는 단점이 있다.
2008년 대구에서 신선과 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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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신선부부님께서는 주말마다 산을 찾으시니 반은 신선이십니다. 칠엽수 나뭇잎 구조가 눈을 끄네요. 노래도 좋구~~~^^* 감사합니다.
정말 남다르십니다.저도 금오산 산행을 하였지만 그냥 산에 올랐다 내려 온 수준 ㅋ 부끄럽습니다.이런 운치도 많은데....다시 한 번 둘러 보고 갑니다.
아마 봄에 벚꽃이 필 때면 경주 못지 않게 걷기에 좋은 곳일 것 같습니다. 특히 초가집이 있는 곳으로 올라가는 길이 참 좋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