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최초의 우주 비행 기록은 50년 전인 1961년, 구소련의 유리 가가린(Yuri Gagarin)이 우주선 보스토크-1호를 타고 우주 궤도를 108분 동안 비행한 것이다. 우주선은 지상에서 299킬로까지 올라간 이후 궤도를 따라 돌았는데, 가가린은 “I see Earth! It is so beautiful!(지구가 눈에 들어와요. 정말 아름답습니다!)”라고 감회를 우주에서 메시지로 전달했다. 2미터 정도 크기의 귀환 캡슐을 타고 지상으로 돌아오다가, 7천 미터 상공에서 의자가 튀어 나오면서 낙하산으로 무사히 귀환에 성공하며 인류의 우주 비행 시대를 개막한 것이다. 23일 이후 미국의 앨런 셰퍼드(Alan Shepard)가 지구 궤도를 돌았지만 고작 15분에 불과했고, 1962년 2월이 되어서야 존 글렌(John Glenn)이 유리 가가린이 돌았던 지구 궤도 비행에 비견되는 비행에 성공했다.
당시 우주 비행 중 사람들이 가장 궁금해한 것은 ‘과연 무중력(weightlessness) 상태가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 였다. 그도 그럴 것이, 1957년 잡종견인 ‘라이카(Laika)’를 태운 ‘스푸트니크 2’가 최초 우주 비행을 수행했지만, 비행선이 발사된 후 5시간 만에 탑승한 개는 숨진 바 있었다. 당시 사람들은 무중력 상태가 되면 미쳐버리거나(lose his mind in zero gravity) 이성적인 판단을 하지 못한다(lose his ability to make rational decisions)고 믿었다. 그러다 보니, 우주 비행을 맡은 유리 가가린의 두려움도 상당했을 것이라고 추측된다. 이를 증명하듯, 최근 유리 가가린의 유서가 공개되어 화제가 되었는데, 이는 그가 우주 비행에 나서기 이틀 전에 부인에게 남긴 것이었다. 그는 이 유서에서 우주 비행을 떠나는 복잡한 심경과 부인과 어린 두 딸에 대한 애정, 자신이 숨질 경우에 대비한 당부 등을 절절하게 적었다. 우주로의 첫 번째 길 개척이란 엄청난 임무를 맡아 형언할 수 없이 기쁘지만, 지극히 위험한 임무이므로 만일 무슨 일이 생기더라도 너무 슬픔에 빠지지 말라고 당부하고 있다. 그는 자신의 죽음을 염두에 두고 딸들을 인생의 굴곡을 무서워하지 않는 진정한 인간으로 키워 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무사히 첫 우주 비행을 마치고 금의환향했는데, 7년 뒤 훈련 전투기가 추락하면서 요절해 안타까움을 전했다.
최근에 러시아 정부는 유리 가가린의 첫 인류 우주 비행을 기념하는 성대한 기념식을 벌였다. 당시에는 우위를 보였던 우주 개발 경쟁에서 지금은 많이 밀려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이를 따라잡을 원대한 목표를 세우고 있는 것이다. 1991년 구소련 체제가 붕괴된 이후, 우주 비행에 대한 투자와 개발이 주춤해졌던 것이 사실이다. 50주년을 맞아, 러시아는 화성의 위성인 포보스(Phobos)를 탐사할 계획이며, 2013년에는 달 탐사도 계획하고 있고, 2030년까지 달에 우주 기지를 건설하고 2040년까지는 화성에도 우주인을 보낼 예정이다.
미국이 가가린의 비행에 ‘견줄’ 비행을 한다고 할 때, ‘견주다’는 의미로 동사로 emulate를 사용할 수 있다. 흠모하거나 경쟁하는 상대를 따라 하거나 견줄 만한 일을 한다는 의미이다. 이 동사는 또한 컴퓨터와 관련된 문맥에서는 에뮬레이트하다(실제 환경을 모방해 작동시켜 보다)는 의미를 가진다.
[예문 1] My boss tried to emulate the internationally famous CEO.
우리 상사는 그 국제적으로 유명한 CEO를 모방하려고 해요.
[예문 2] They use an emulated phone to test the software.
그들은 그 소프트웨어를 테스트할 목적으로 한 전화기에 에뮬레이트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