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 題李尊師松樹障子歌(제이존사송수장자가: 이존사의 소나무 병풍에 붙인 노래)
- 杜甫(두보)
李尊師: 唐 玄宗 때의 道士.
障子: 가리개 또는 屛風.
老夫淸晨梳白頭(노부청신소백두)러니,
이 늙은이 이른 아침에 흰 머리 빗고 있는데,
梳: 빗질하다.
玄都道士來相訪(현도도사래상방)이라.
현도도사가 찾아왔다네.
玄都道士: 唐나라 長安 朱雀街에 있던 玄都觀의 道士.
惡髮呼我延入戶(악발호아연입호)하니,
머리 움켜진 채 아이 불러 마중해 들이게 하니,
延入戶: 마중하여 문 안으로 들어오게 하다.
手提新畵靑松障(수제신화청송장)이라.
손에 새 그림 들고 있는데 푸른 소나무 그린 병풍일세.
障子松林靜杳冥(장자송림정묘명)하니,
병풍 소나무 숲 고요하고 아득한데,
靜杳冥: 고요하고 아득한 것. 杳冥은 멀고 아득한 모양.
憑軒忽若無丹靑(빙헌홀약무단청)이라.
툇마루에 기대어 바라보니 문득 단청으로 그린 게 아닌 듯하네.
憑軒: 툇마루에 기대다. 軒은 툇마루.
無丹靑: 단청이 없어지다. 곧 그린 것이 아니라 진짜 소나무처럼 느껴짐을 뜻한다.
陰崖却承霜雪幹(음애각승상설간)하고,
그늘진 절벽 도리어 서리와 눈에 시달린 나무줄기 받들고 있고,
霜雪幹: 서리와 눈 맞으며 여러 해 묵은 소나무 줄기.
偃盖反走虬龍形(언개반주규룡형)이라.
누워 덮으며 반대로 뻗은 가지 규룡의 형상일세.
偃盖反走: 소나무 가지가 옆으로 누워 뻗으며 덮어 반대편으로 자란 것.
虬龍: 뿔 없는 용.
老夫平生好奇古(노부평생호기고)하여,
이 늙은이 평생 동안 기이하고 오래된 것 좋아하여 왔으니,
對此興與精靈聚(대차흥여정령취)라.
이를 대함에 흥취와 정령 모여드네.
已知仙客意相親(이지선객의상친)이오,
이미 신선 같은 손님 뜻 서로 통해 친해졌음 알겠고,
更覺良工心獨苦(갱각량공심독고)라.
더욱이 훌륭한 화공 마음 고생 홀로 하였음 깨닫게 되네.
心獨苦: 마음 홀로 괴롭히다. 화가로서 좋은 작품을 창작하기 위하여 많은 마음을 쓰며 애썻을 거라는 뜻.
松下丈人巾屨同(송하장인건구동)하니,
소나무 밑의 노인은 두건과 신도 본인과 같으니,
丈人: 노인. 巾屨: 두건과 신발.
偶坐似是商山翁(우좌사시상산옹)이라.
나란히 앉아 있는 게 흡사 상산의 노인들 같네.
偶坐: 짝지어 앉다. 그림 속의 노인과 그림 그린 사람이 나란히 앉는 것.
商山翁: 商山의 老人. 商山四皓를 가리킴. 상산은 陝西省 商縣 동남쪽에 있는 山.
秦나라 말엽 東園公, 甪里(녹리)先生, 綺里季, 夏黃公의 네 사람이 난리를 피하여 이 산속에 숨어 살았는데,
모두 80세를 넘어 수염과 머리가 희어 상산사호라 불렀다 한다. 皓는 머리 흰 노인의 뜻.
悵望聊歌紫芝曲(창망료가자지곡)하니,
처연히 바라보며 자지곡 불러보니,
紫芝曲: 옛 樂府의 금곡가사로 [紫芝歌]라고도 부름.
漢 高祖가 상산사호를 불렀으나 이들은 세상에 나가지 않고 [紫芝歌]를 불렀다 한다.
紫芝는 靈芝로 仙藥의 하나이다.
時危慘淡來悲風(시위참담내비풍)이라.
시국 위태로워 슬프고 쓸쓸하게도 슬픈 바람 실려 오네.
慘淡: 처참하고 무색한 모양. 쓸프고 쓸쓸한 모양.
解說:
이 作品도 杜詩로서는 빼어난 作品이라 할 수는 없다. 다만 ‘더욱이 훌륭한 화공, 마음고생 홀로 하였음 깨닫게 되네’라고 읊은 것은, 詩作에 心血을 기울이던 杜甫만이 體得했던 境地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