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회 평택세계인의 날 행사 개최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 인구가 200만명(2016년말 기준)을 넘었습니다. 평택에도 많은 외국인이 거주하는데, 전체 50만여명의 인구 중 6%인 3만여 명이 거주하고 있습니다. 정부에서는 재한외국인처우기본법(2007.5.17.)을 제정을 통해 ‘국민과 재한외국인이 서로의 문화·전통을 존중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를 조성하기 위하여 매년 5월20일을 ‘세계인의 날‘로, 세계인의 날부터 1주간을 ‘세계인 주간 ’으로 정했습니다. 평택시에서도 2007년부터 평택시 외국인주민 및 다문화가족 지원조례를 제정하여 평택시 세계인의 날 행사를 매년 진행하고 있습니다.
올해 11회를 맞이하는 ‘평택 세계인의 날’을 직접 참여하여 의미있는 이날의 행사를 취재하였습니다.
먼저 이날 전체 프로그램을 소개해 보겠습니다.
12시부터 평택농악 청소년예술단 ‘예운’의 공연을 시작으로 4개 종교(불교,이슬람교,가톨릭,힌두교)세계평화기원 종교계 메시지 전달 행사가 진행되었습니다. 각 종교의 지도자들과 함께 여러 나라 이주민들이 함께 평화의 공을 하늘 높이 띄우는 퍼포먼스는 이번 행사에서 가장 중요한 의미를 담는 시간이라고 합니다. 참기름을 바른 코코넛나무 오르기, 언어의 달인, 나의한국생활 1분 스피치, 아시아음식 경연대회가 쉴 새 없이 무대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이어서 이주민 태권도 시범단과 퓨전앙상블 ‘수’ 공연, 네팔민속춤 축하공연에 이어 평택시내 퍼레이드를 마친 전통의상팀 30여명이 무대로 입장하여 아시아 여러나라의 깃발을 무대에 설치하는 행사가 화려하게 진행되었습니다. 그리고 행사의 하이라이트인 외국인주민 장기자랑대회가 6팀의 축하공연팀과 10명의 경연참가자와 함께 두시간 동안 진행되었습니다.
무대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행사장의 많은 부스에서도 다채로운 프로그램들이 진행되었습니다. 7개국 전통음식을 맛볼 수 있는 세계음식부스, 아시아 각국의 전통혼례복을 입고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의상체험부스, 아시아 여러나라의 전통공예품들을 판매하는 플리마켓, 행사장의 세계친구와 함께 찍은 사진을 머그컵과 퍼즐에 인쇄해주는 세계친구 만들기 부스, 행운을 가져다주는 팔찌 만들기, 스티커아트와 전통도장을 만드는 한국문화체험, 나의 핸국생화 글쓰기 전시회, 행복한 기부 돌림판, 깡통장작패기, 이동상담소 등의 다양하고 재미있는 체험부스가 행사장을 떠날 수 없게 만들 정도로 다양하게 진행되었습니다.
이날 행사를 주관한 평택외국인복지센터의 김우영 대표는 기념사를 통해 ‘한국의 노동환경이 외국인노동자들에게도 주5일제와 잔업특근제한이라는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만큼 예전처럼 죽어라고 일만 하는 한국생활이 아니라 자기 나라의 문화정체성을 표현하며 건강한 여가를 보낼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며 외국인들과 함께 공감하며 교류할 수 있는 문화 기반이 풍부해지기를 기원하였습니다.
행사장에서 제가 만난 여러나라 사람들과의 인터뷰를 통해서 인상깊었던 여러 행사들을 더 소개해 보겠습니다.
‘작년에는 고향 집에서 계속 전화 왔어요. 엄마가 한국 위험하니까 빨리 돌아오라고 했어요.’ 평화의 공을 띄우는 행사에 참가한 수잔(방글라데시.34세)씨는 방글라데시에서는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죽거나 위험한 상황에 처해 있다며 세계평화를 바라는 여러 종교 사람들이 이렇게 많은 걸 보니 너무 기쁘다고 했습니다.
이슬람 신자들과 함께 평화기원을 한 하빕(인도네시아 이맘, 28세) 이맘(이슬람 성직자)은 “저희도 지금 라마단 기간이지만 세계평화를 바라는 모든 이슬람 신자들의 마음을 알리고 싶어서 참가하고 있습니다.”라며 인도네시아 전통음식도 권했습니다.
한국생활 글쓰기 대회에서 1등을 한 찬응멩(미얀마.32세)씨도 만나봤습니다. “글쓰기 1등을 받아서 정말 기쁘고 미얀마에서 한번도 받지 못한 것을 한국에서 받게 돼서 생각도 하지 못한 일이에요. 한국어를 열심히 배워서 미얀마 돌아가면 한국어 선생님이 되고 싶고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찬응멩씨를 가르친 미얀마 초급반 퓨퓨 선생님은 “처음에 나도 한국어 몰라서 어려운 일이 많아서 평택외국인복지센터에서 한국어를 배웠다. 지금은 선생님이 되어서 미얀마 친구들을 가르치고 있는데 우리 반 학생이 1등을 하게 되어 그 동안 일요일에 쉬지도 않고 가르친 보람이 있어서 너무 좋다.”며 자기 일처럼 기뻐했습니다.
많은 행사를 진행하는 분들은 어떤 분들인지도 궁금했습니다. 복지센터의 실무자들과 참여단체의 많은 분들이 있었지만 자원봉사를 하는 분들도 많이 있었습니다. 그 중에 세계친구만들기 부스의 특이한 자원봉사자 분들이 계셔서 만나봤습니다. “저희는 코바(코이카귀국단원협의회)에서 왔고요. 30명 정도가 참여하고 있습니다. 세계 여러나라에서 봉사활동을 한 경험을 살려서 한국에 와 있는 외국인분들과도 지속적인 교류와 지원활동을 하고 싶어서 참가하고 있습니다.” 유영모(코바 프로젝트 매니저)님은 네팔에서 코이카 봉사활동을 하셨으며 앞으로 2년 동안 외국인복지센터와 활발한 활동을 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행사의 하이라이트인 외국인주민 장기자랑대회에서 2등을 하신 주인공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친구들과 기념사진을 찍느라고 바쁜 야완(캄보디아, 33세)씨는 “저보다 잘 하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2등을 하다니 꿈만 같아요. 이 행복을 캄보디아에 있는 아내와 함께 나누고 싶어요”.
오늘은 저도 여러 나라 사람들의 전통문화, 전통음식을 체험 할 수 있어서 눈 뿐만 아니라 입도 즐거웠습니다. 진행된 여러 즐거운 행사들을 더 소개하고 싶지만 아쉽게도 내년으로 넘겨야 할 것 같습니다. 이런 프로그램이 일년에 한번이 아니라 자주 있으면 좋겠다는 아쉬운 마음도 듭니다.
올해는 저도 혼자 왔지만 내년에는 아이들과 함께 와서 세계의 친구들을 만나게 해 주고 싶습니다.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평택시민신문 시민기자 왕아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