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이름은 아무도 모른다
“여호와”는 하나님의 이름이 아니다. 출20:7에 나오는 십계명 제3계명을 보자.
“너는 네 하나님 여호와의 이름을 망령되게 부르지 말라. 여호와는 그의 이름을 망령되게 부르는 자를 죄 없다 하지 아니하리라”
하나님은 자신의 이름을 부르지 말라고 엄히 금했다. 바로 이런 이유로 제사장도 이스라엘 백성도 하나님의 이름을 부르지 못했다. 하나님 이름의 표시인 “יהוה”가 나타날 때는 אֲדֹנָי(아도나이 : 나의 主) 또는 הַשֵּׁם(하쉠 : 그 이름)이라고 고쳐 읽었다.
히브리어 성경은 자음으로 기록되어 있으며 모음은 “口傳”으로만 전승됐다. 따라서 “여호와의 이름을 부르지 말라”는 하나님의 명령 때문에 “יהוה”를 어떻게 발음하는지 아는 사람이 한 사람도 없다. 그러면 한글(영어) 성경에서 “여호와(Jehovah)”라고 읽는 것은 어찌 된 일이냐고 반문할지 모르겠다.
히브리어는 모음 없이 자음으로만 기록되었으며, 모음은 口傳이었다. 따라서 자음 אבל을 “아발”로 읽으면 “슬퍼하다”가 되고, “아벨”로 읽으면 “슬퍼하는” 또는 “목초지”란 뜻이 된다. 또 “에벨”로 읽으면 “애통”이란 뜻이 되고, “아발”로 읽으면 “참으로”라는 뜻이 된다. 이런 이유로 성경을 읽을 때 종종 誤讀하는 경우가 있었고, 특히 어린아이들이 히브리어를 배울 때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선 사람들이 있었는데 그들이 맛소라학파였다(랍비 아키바의 제자들). 그들은 AD6세기경 히브리어 모음을 개발하여 성경을 다시 기록했는데 그 성경이 맛소라 성경이다.
유대인들은 “יהוה”란 글자가 나오면 “아도나이(나의 主)”라고 고쳐 읽었다. 그런데 “아도나이”에서 모음만 떼어내어 “יהוה”에 붙여 읽으면 어떻게 될까? “아도나이”의 첫 자는 후음 자음이므로 “יהוה”는 예호바(여호와)로 읽게 된다. 맛소라 학자들은 “יהוה”가 나올 때 “아도나이”로 고쳐 읽으라고 모음을 그렇게 붙여주었는지만 그것은 크나큰 실수였다. 단어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이후 가톨릭과 개신교 신학자들은 “יהוה”를 “예호바(여호와)”로 읽기 시작했다.
종교개혁 다음 해인 1518년 갈라티누스 신부는 “יהוה”의 발음을 라틴어식 발음인 Jehovah로 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히브리어에는 “J”라는 발음이 없다. 이는 엉터리 번역이었다.
현재까지 “יהוה”의 기원에 대해서, 그 발음에 대해서 아는 사람이 없다. 그 이유는 하나님께서 “יהוה”를 부르지 말라고 하셨기 때문이다. 그러나 성경 최초로 “하나님의 이름”을 물어보았던 사람이 있었는데 그는 모세였다. 출3:13을 보자.
“내가 이스라엘 자손에게 가서 이르기를 너희의 조상의 하나님이 나를 너희에게 보내셨다 하면 그들이 내게 묻기를 <그의 이름이 무엇이냐> 하리니 내가 무엇이라고 그들에게 말하리이까”
이 질문에 하나님은 “에흐예 아세르 에흐예(אֶהְיֶה אֲשֶׁר אֶהְיֶה)”라고 답하셨다(출3:14). 한글 성경은 “나는 스스로 있는 자니라”라고 번역했다. “스스로 있는 자”는 이름이 아니다. 하나님의 존재를 설명하는 말이다. 따라서 “יהוה”도 “하나님의 존재를 나타내는 문자”일 가능성이 높다. 왜일까?
어떤 카테고리 안에 제한시키는 것이 바로 이름(고유명사)이다. 영원하신 하나님께서 굳이 자신을 어떤 카테고리(이름) 안에 가두어둘 필요가 있을까? 당연히 없다. 안 그런가? 그러나 우상인 바알, 아세라, 다곤, 몰렉 등은 모두 이름을 갖고 있다.
언어는 인간 간의 약속이다. 이미 오랜 세월 동안 “여호와”가 하나님의 이름처럼 사용되어왔다. 이제 와서 이걸 어떻게 고치겠는가? “여호와”는 하나님의 이름이 아니며 “하나님의 존재(스스로 있는 자)를 표현하는 문자” 정도로 알고 사용했으면 좋겠다.
가톨릭과 일부 개신교에서는 “יהוה”를 “야훼”로 읽는데 그 근거를 출3:14에 두고 있다. 하지만 이는 황당한 주장이다. “יהוה”를 “야훼”로 읽었다는 문서는 어디에도 없기 때문에 그렇다. 기존 개신교에 대한 반발로 “야훼”라는 신조어(新造語)를 만들어낸 것으로 보인다.
“1” 비슷한 것은 “1”이 아니며, “하나님” 비슷한 것도 “하나님”이 아니다.
p.s.
LXX(70인경)은 “יהוה”를 모두 “主”라고 번역했으며, Vulgata역본을 내놓았던 히에로니무스(제롬)도 “主”로 번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