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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논란 내가 누군지 알아?
작금의 우리 사회상을 특징 짓는 키워드(key word)를 꼽으라면 아마 ‘갑질’ 또는 “내가 누군지 알아?”를 들수 있을 것이다. '갑질논란'은 과거에도 있었고, 현재에도 있으며, 앞으로도 없어지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는 우월적 지위에 있는 강자가 상대적 약자에게 휘두르는 횡포라 할수있다.
그들은 기득권 층에 속한 소수의 이익을 주장 하기에 급급한 나머지, 불평등과 차별을 합리화 하거나 당연시 하고있다. 대다수 사람들은 ‘갑질’이 그릇된 의식을 지닌 일부 사람의 문제라고 생각하기 쉬우나 다른한편 사회가 안고있는 병폐적 현상으로 봐야 할 것이다. 근자에 ‘갑질’이 대중에게 공분을 불러 일으켜 지탄의 대상이 된 계기는 “대리기사폭행사건”과 “대한항공기 땅콩회항사건” 일게다. 이는 권력 남용의 사례로서 막강한 사회적 지위를 이용한 갑질의 실태를 압축적으로 보여준 사건이라 할 수 있다.
□ 대리기사폭행사건
"대리기사폭행사건"은 2014년 11월 17일 밤늦게 여의도 한 음식점에 콜을 받고 도착한 대리기사 이모씨가 30분을 기다렸지만 손님들은 출발할 기미를 보이지않자 “다른사람 부르시라” 며 떠나려는 그에게 어떤 국회의원이 나섰다. 언론보도 대로라면 “내가 누구인지 알아?” 하면서 고압적 태도로 명함을 건네 주었다고 한다. 이는 국회의원의 위세를 앞세운 것으로 볼수 있을것이다. “특권없는 사회구현”을 최고의 가치로 신봉하는 직위와 신분에 걸맞지 않은 처신으로 비쳐진다.
건네주었던 명함을 되돌려 받으려는 과정에서 옥신각신하다가 대리기사는 일행으로부터 “의원님 앞에서 공손하지 못하다”는 지적을 받으며 집단 폭행까지 당했다고한다. 아마 의협심 강한 어떤 시민이 말리지 않았더라면 참변을 당할수도 있었을 것이라는 목격자들의 증언이 나오기도 했다. 논란이 이어지면서 지탄의 목소리가 들끓기 시작했다. 네티즌들의 질타가 꼬리를 물어 우리 사회에 일대 경종을 울려 주었다.
“내가 누군지 알아"는 갑들의 상투적인 말투로서 일반적으로 고압적, 과시적 언사라 할수있다. 함의(含意)를 헤아려 보면 자신이 얼마나 영향력있는 사람인지를 알리고 싶어하는 심사, 대접 받고자하는 마음, 상대를 복종 시키고자하는 우월적 심리가 자리 잡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이런 갑질이 공공연히 수용되는 사회는 약육강식의 집단이라 할수있다. 한편 그 국회의원으로 말하자면 국감 최우수의원으로 선정 되었을 뿐만아니라, 우수국회의원상을 수상한바도 있다고한다. 엉겁결에 일어난 돌발사태에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했다는 안타까움과 아쉬움이 있긴 하지만 공인의 과오라고해서 몇달을두고 뭇매를 가하는 언론의 논평도 재고의 여지가 있다고 생각된다.
□ 땅콩회항사건
“땅콩회항사건”은 2014년 12월 5일 대한항공 부사장이 뉴욕발 대한항공기 내에서 땅콩을 접시에 안받치고 돌리는 승무원의 서비스를 문제 삼으며 고함을 지르는데서 비롯되었다. 이륙을 위해 활주로로 이동 중이던 항공기를 되돌려 수석 승무원인 사무장을 강제로 비행기 밖으로 내리게 한 유례가 없는 사건으로서, 국내·외적으로 큰 논란과 공분을 불러 일으켰다.
이로인해 250여명의 승객들은 20분가량 지연 출발하는 불편을 겪어야 했으며, 언론을 통해 알려 지면서 갑질 논란의 전형적 사례로 각인 되었다. 특히 항공기가 게이트로 다시 돌아 와야하는 '램프리턴'에 대한 항공법 저촉 여부 논란으로 국제적 망신을 당게 되었고, 이미지 실추는 물론 경제적 손실도 막대 했을 것으로 보고있다. 또한 네티즌의 지탄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 여론을 발칵 뒤집어 놓은 격이 되었다. XXX 부사장은 일련의 사태에 책임을지고 모든 직책에서 물러나게 되었으며, 마침내 구속 기소되어 예상외의 중형을 선고 받게 되었다.
비단 재벌, 권력층, 지식계층, 건물주, 고용주 등 강자들의 갑질 뿐만 아니라 다양한 신분과 계층에 따라 자기보다 못 하다고 여겨지는 자에 대한 갑질이 넘쳐 나고있다. 최근 보도된 내용중 몇가지 사례만 간추려 살펴 보고자한다.
□ 백화점 모녀 갑질사례 부천 모 백화점에서 VIP 모녀 고객이 주차 문제로 아르바이트 직원에게 폭언을 퍼부으며 바닥에 무릎을 꿇게하고 뺨을 때리는등 무리를 빚음. □ 인천시의회 의장의 갑질사례 아시아경기대회 야구 결승전이 열린 문학야구장에 정식 출입증 없이 입장 하려던 시의회 의장의 아들이 안전요원의 제지를 받자 의장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면서 “내가 인천시의회 의장이다. 의장도 못 알아보나?” 라며 질책
□ 포스코 라면상무의 경우 비행기 기내식 라면이 덜 익었다고 다시 끓여 오라며 승무원에게 심하게 행패를 부려 무리를 빚음으로 지탄의 대상이됨
□ 블렉야크 회장사례 비행기 이륙 1분전에 공항에 도착해 “왜 탑승을 안시켜 주냐”며 직원을 때리고 추태를 부림
□ 프라임베이커리회장의 경우 호텔 주차장에서 차를 옮겨 달라는 말에 “네가 뭔데 차를 빼라 마라 하냐”며 호텔 지배인의 뺨을 때림 □ 서울대학교 모 교수의 성추행사례
서울대 수리과학부 모 교수가 직위를 이용해 제자와 인턴 여학생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하여 구속 기소 당함
□ 인분 교수의 엽기적 만행사례 수년간 제자를 폭행하고 인분을 먹이는 등 가혹행위를 저질러온 혐의로 구속 기소되어 중형선고를 받음
□ 동아제약회장 아들의 경우 한 병원 주차장에서 자신의 차량에 주차위반 경고장을 붙였다는 이유로 주차관리요원의 노트북을 내동댕이쳐 파손시킴
□ 주민센터 여직원에 대한 쌍욕사례 모 국회의원 보좌관이 주민센터 여직원에게 쌍욕하며 “내 전화 한통이면 너희들 다 옷 벗길수 있다” 라고 폭언함
□ 택시기사에 대한 횡포 사례 40대 승객이 60대 택시기사를 향해 고래고래 소리치며 욕설을 하여 이에 항의 하자 “너 내가 누군줄 알아? XX구룹 부장이야” 라며 오만불손 □ 딸 결혼식에 제자들 동원사례 모 교수가 자기딸 결혼식에 제자들을 동원, 주차요원으로 봉사해 줄것을 지시하며 안오면 결석처리 하겠다고 갑질
언론에 보도된 몇몇 사례를 살펴 보았지만 강자들의 갑질이 연일 도마위에 올려져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있다. 비단 정치권과 대기업에서만 갑질이 횡행하는것이 아닌것 같다. 평범한 소시민 사이에서도 빈번하게 논란을 불러 일으키는 것이 갑질이다. 또한 갑의 횡포에 대한 인식을 살펴 보면 국민 100명중 95명이 심하다고 동의 하고있다. 그중 가장 심하다고 생각하는 집단은 정치인과 고위 공직자, 재벌 등인 것으로 보아 갑의 횡포는 권력 지향적인 성향을 보인다는 것을 알수 있다. 실제로 고용주와 직장상사, 거래처와 고객으로부터 절반이 넘게 횡포를 당했다고 답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의 견해에 따르면 “내가 누군지 알아”가 과거엔 통했지만 앞으로는 망신을 당하는 주문(呪文)이 되는 시대가 올 것으로 전망 하고있다. “누구신데요?” 아니면 “누구신지 알고싶지 않은데요” “국회의원인데 어쩌라구요?” “누구신지 알겠습니다만 순서는 지키셔야지요” 식으로 대응할 시대가 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몇 해전에 있었던 실화라고 하는데 전경이 교통법규를 위반한 관용차를 적발하여 딱지를 끊으려 하자 수행비서가 얼른 막아서며 ‘차관님의차’ 라고 하였더니 “차관님이면 다른분 보다 모범을 보이셔야지요” 라고 하며 소신대로 딱지를 끊더라는 것이다. 내뜻대로 상대방이 움직여 주지 않을때 명함을 내민다든가 유력한 분과의 친분을 과시해서 영향력을 행사 하려는 경우가 항다반사다. 진정한 갑이란 자신들의 영향력을 높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사회 발전과 공익을 위해 쓸줄 아는 사람이 아닐까싶다. 재산이 많거나 사회적 지위가 높은 사람일수록 자신이 대단한 사람인양 특권의식에 빠지기 쉽다. 그러나 직위와 명성, 재산과 학력등을 제대로 갖춘 정통 상류층들은 물의를 일으키면 오히려 불리 하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아무 때나 신분을 노출하려 하지 않는다. 따라서 “내가 누군지 알아?”보다는 오히려 겸손하며 상대방을 배려하는 경향이 있음을 엿볼수있다. ‘진짜갑’은 스스로 자신을 알리지 않아도 남이 먼저 알아 보기 때문에 자신을 드러내지 않으려하나 ‘가짜갑’은 스스로 자신을 알리지 않으면 남이 알아주지 않기 때문에 목청을 높여 "내가 누군지 아느냐"고 알리고싶어 하는것이 아닌가 싶다. 한편 을의 입장에서 갑질에 대해 손가락질 하기는 쉽지만 실상 갑의 지위를 누릴 수 있는 자리에 앉아 있다면 "나는 어떻게 처신 했을까?" 라고 자문해 봤을때 나도 별반 다르지 않았을 것 같다. 남에게 돌을 던지기는 쉬워도 본보기를 보이기는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을의 위치에 있는 대다수가 자기는 갑질과 무관 하다고 여기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은것 같다. 갑질과는 전혀 무관할 것 같은 사람도 돈을 벌었거나 출세의 길로 진입하여 직위와 신분이 격상 되면 십중 팔구 갑질 본성을 드러내게 되는것을 드믈잖게 목격하게 된다. 그 사람 그렇게 안봤는데 요즘들어 목에 기브스 한 것 같아..! 갑자기 변질 된것 같아 안타깝구먼..! 심지어는 “아까운 사람 버렸더라..!” 등등 실망감을 표하며 가깝던 사이가 소원해 지기도 한다. 다양한 인간관계를 통해 체감하게 되는바 이지만 대다수가 공통적으로 기피하고 싶은 유형이 있다. 가령 저보다 작은자 앞에선 잘난체 하고 저보다 크다고 여겨지는자 앞에선 비굴하게 처신하는 유형, 외형상 겸손한체 하면서 내심으론 오만한 유형, 남의 공을 가로채어 생색내는 유형, 이해득실을 저울질하며 배신도 서슴치 않을 법한 유형, 선행과 봉사를 과대 포장하는 유형, 말로는 공익 우선, 행동은 사익 추구에 여념이 없는 유형, 명문학교, 명문가 출신 티를 내며 은근슬적 흘리는 유형, 고상하고 격조있고 수준 있는체 하는 유형, 부풀려진 무용담을 늘어 놓으며 허세를 부리는 유형, 남 칭찬엔 절대 동의 못하고 흠집내기에만 기를 쓰는 유형 등등 몇가지 사례를 예시해 보았지만 다른 사람이 보았을때 나역시 그중 몇가지 항목에 해당 될지도 모른다.
인간관계가 어떤 면에선 힘의 논리와 능력 우열의 관점으로 재편되어 가고 있는것 같아 비정함이 느껴질 때가 있다. 심정적으로는 약자편을 들면서도 현실적으로는 강자 편에 줄을 서서 은연중 비위 맞추며 대변자 역할을 하고있는 경우를 자주 목격 하게 된다. 나역시 시류에 편승하여 목전(目前)의 이해득실에 일희일비 하고있지않는지 자성해 볼 일이다. ※ 변변찮지만 안산문학지에 게재한 내용입니다.
첫댓글 공감합니다.
백화점 모녀 고객
세상에 이럴수가요.?
여직원 큰 상처가 되었겠습니다.
짠합니다.
우월적 지위를 누리게되면 상당수
갑질을 하게 되는것 같습니다.
일단은 개인적 성향으로 봐야겠지만
다른한편 병폐적 사회현상이라 할수
있을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