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크 골프는 일반 골프공보다는 크고 당구공 야구공보다 작은 플라스틱 공을 때려서 한계를 지워 놓은 공간을 벗어나지 않고 깃발이 꽂혀 있는 구멍에 넣는 것입니다. 그 치는 숫자가 적을수록 잘하는 것입니다. 동반자를 대하는 에티켓은 있지만 룰은 직관적이라 간단합니다.
파크 골프를 여태까지 아무 일 없이 잘 즐겼었는데 부천 파크 골프장을 처음으로 갼 그날 골병들었어요. 공간을 좁아지게 만들어서 세게 치면 안 되는 각도를 정해 놓고 가까이 가야 겨우 보이는 줄을 그어 놓는 그런 게 어디 있대요.
티존에 서 있는 골퍼는 지형지물을 보고 인식을 하지 바닥에 그려 놓은 금은 인식하기 어려운 거예요. 인식하지 못하는 것으로 난이도로 준 것은 골퍼를 속인 것으로 야바위여요. 야바위! 여태까지 지형지물로 난이도를 경험했던 나는 형편없이 오비가(금을 넘어가서 아웃)났어요.
제가 일류 골퍼가 되기는 틀린 것 같아요. 심한 떨림과 틀어진 체형은 골퍼가 원하는 방향으로 공을 똑바로 보내야 되는 體目(悳目)을 갖추지 못 했으니깐요. 자세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부천 골프장에서 친 공이 완전히 예상 못한 방향으로 날아가서 차도로 굴러내려 같다니까요. 공 하나가 3만 5천 원짜리인데 깨지지 않으면 계속 쓸 수 있는 그 공을 나눌 수가 없어서 가슴 높은만큼 되는 칸막이를 넘어서 가서 주워 왔는데 교통 정체로 서있는 수많은 차 안에 눈들이 나를 쳐다보는 것 같았어요. 넘어오다 손에 힘이 없어서 아찔 했는데 거기서 떨어졌으면 망신도 그런 망신이 없었을 것이며 크게 다쳐서 병원에 실려 갔을 겁니다. 지금 생각해도 아찔하네요.
골프계를 주름잡을 것 같이 보였던 것은 김옥균에 삼일천하도 아니었던 것이었습니다. 나의 한계가 뚜렷이 보였어요. 찻잔 속의 태풍이라는 흑!
제가 승자의 뇌라는 책을 읽었는데 프로모터 돈킹이 탸이슨을 키우는 이야기가 있어요. 처음에는 약한 사람들을 지속적으로 부쳐 준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타이슨의 뇌에다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 생각을 주입시킵니다. 마치 부잣집 아들 오나 오냐 키우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런 아이들이 반장을 하지요. 그렇게 타이슨은 성장을 합니다.
그런데 돈은 누가 벌었을까요?
저는 결국에는 무너지는 (누구라도 그 길을 가고야 마는) 타이슨보다 프로모터 돈킹이 되고 싶네요.
아무튼 많이도 아픈 제가 타이슨이 되기도 전에 좌절감을 먼저 느꼈으니 스포트라이트 받는 재주 부리는 곰은 되기 힘들겠네요...
덧붙이는 말 | 파크 골프 이야기지만 그 속에 내재된 것은 그것만이 아니라는 것을 굳이 설명을 안 드려도 아실 겁니다. 모르는 부분도 있지만 맥락으로 아실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