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딩때의 나날이었습니다
그때엔 학교에서 숙제를 내 준적은 거의 없었던...
방과 후 에는 그저 친구들과 어울려 온갖 놀이하면서 노는게 일과였죠
당시엔 학생수가 하도 많아서 한교실을 두개반이
오전 오후 나누어서 사용했었죠
그러고도 우리반 끝번이 110이었고 전교생이 만명이 넘었으니 운동장 조회도 두번 나눠하는데 온통 쌔까맸던 시절이었습니다
하교시간도 오전만 수업을하니까 12시경이면 집에 오는 나날 이었죠
그래서 날마다 오늘은 뭐하고 놀지?....
그게 유일한 고민거리 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맨날 장난치거나 남 골탕 먹이는 궁리나하는 습관이 생겨버린 것이죠
당시 학교에서는 매주 월요일엔 한 사람당 쥐꼬리를 한개씩 가져오라 했습니다
전국적으로 전국민 쥐잡기운동에 참여하라는 뜻이었죠
그때 학교에 낼 쥐꼬리를 꼬리 끝부분만 잘라 내고 꼬리 일부분이 남은 쥐새끼 몸통을 이용하면 재미있는 놀이가 되겠더라구요
하루는 동네 꼬마들보고 쥐새끼를 한마리씩 가져 오라고 시킵니다
가져온 쥐새끼의 자르고 남아있는 꼬리밑부분에
노끈을 20m 정도로 길게 묶습니다
당시의 노끈은 비닐노끈이 아니고 누우런 색깔의 나무 섬유로 꼬아 만든 문자 그대로 노끈이었죠
그 쥐새끼를 도로 사거리로 끌고 갑니다
그리고는 도로를 가로지르는 전화선을 넘겨서 한명씩 자기 쥐새끼를 던지는거죠
각자 한마리씩 자기 쥐새끼 노끈을 잡고 있는 겁니다
쥐새끼를 전화선 꼭대기 부분에 걸쳐놓고 숨어있을 골목에 들어가서 길이를 맞춥니다
쥐가 사람 얼굴 높이에 떨어지게끔 노끈 길이를 맞춘 후 끝에다가 나무 쪼가리를 묶어둡니다
그러면 노끈을 놓아도 나무쪼가리가 손가락사이에 걸리니 아주 편하지요
문제는 혼자가 아닌 여러명이 숨어있는겁니다
고로 사거리 전화선에는 쥐새끼들이 주렁 주렁 매달려 있는게지요
이제 준비 OK입니다
사람만 기다리면 됩니다
도로에서 보초가 지키고 있다가....
사람이 쥐새끼 밑으로 오면 "덕수야 니꺼다"하고 소리쳐서 알려주고 당첨된 덕수는 잡고 있던 줄을 놓는거죠
쥐새끼는 빠른 속도로 떨어지다가 묶어둔 나무쪼가리가 있으니 사람 얼굴 앞에서 턱 멈추는겁니다
걸음걸이 속도를 잘 계산해야만 딱 얼굴앞에다 쥐새끼를 세울수가 있는데 이걸 잘 계산하지 못하면사람 지나간뒤에 떨어지게되니 이건 완존 작전 실패죠 뭐!
또한 남자가 오면 그냥 통과시켜야 합니다
잡히믄 맞아 뒈지는 수가 있으니 .....
보초병 임무도 아무나 하는게 아니랍니다
여자들이 나란히 걸어오면 동네가 많이 소란스러워지죠
둘이던지 셋이서 오던지 각자 머리위에는 쥐새끼가
떨어지게 되어있고....
나란히 걸어오면 거의 동시에 비명을 지르게되어
있고 워떤 여자는 엉엉 울고 난리가 아니랍니다
어느날 다른 친구덜은 당첨이 잘 되는디 나는 계속
낙첨의 연속....
두번 당첨된 넘도 있는디 나는 오늘 왜 이러냐?.....
그때 보초가 "승의야" 합니다
크아 왔구나...
줄을 사정없이 놓습니다
꺄아~~악~~~~~
그리고는 조용해져서 밖으로 내다보니 시장 바구니든 아가씨가 자빠져 있습니다
시장바구니가 얼굴에 엎어져 있고....
갈치는 땅바닥에 널부러져있고...
시금치도 온통 길바닥에....
움직임이 없습니다
개 거품까지 줄줄 흘리면서....
기절 해 버린겁니다
낄 낄 낄.....
애들이 그럽니다
쥐새끼가 얼굴에 부닥처 부렀다네여....
타임이 쬐께 늦었는지 얼굴에 쥐새끼가 맞아 버리다니...
개 거품 물만도 한거져.... ㅋ ㅋ ㅋ
잠시 후 여자가 조금씩 움직이는디 가만 보니 이거이 누굽니까?
클 났습니다
허걱 우리 고모가....아닙니까요
아이고 걸음아 나 살려....
골목으로 부리나케 도망치는 두꺼비.....
그날 들켰으믄 나는 뒈졌습니다
고모!
범인은 바로 나였어....
회개합니다
첫댓글 밥 먹다가 사래 걸려 한참을 켁켁..
밥맛이 좋을것으로 보입니다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