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일상의 시무식으로 영화 두편을 보면서 한편으로는 감동이요 또다른 감정선은 "그런게 현실이지 뭐" 였다.
알면서도 더러는 우리가 모른 척 넘어가고, 봐도 못 본 척 외면하고 싶고 몹쓸 짓이 난무하는 것을 알면서도 아니라고 믿고 싶은,
끝까지 정의를 믿으며 설마 죄다들 그런 것은 아니겠지 싶은 마음으로 실제적 상황을 왜곡하기도 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부정 부패는 더욱 심하고 정의 같은 것은 정말 개나 줘버려야 할 것 같은 상황이나
더더욱 극단적인 일들이 많이 벌어짐에도 불구하고 사회 전반 기류를 제대로 인지하기 싫은 소시민들은
그저 사는 것이 바빠서, 살아남기가 버거워서 그들의 세상이 존재하는 것에 대해 알 권리를 갖지 않는 것이 태반이다.
알 권리를 갖지 않는 것이 아니라 그런 권리가 있다는 사실 조차 모를 때도 많으니 그 또한 뭐라 할 일도 아니겠다.
어쨋거나 영화 "내부자들"은 정말 많은 사람들이 보았으면 좋겠다는 것은 개인적인 희망사항이다.
사실은 야비하고 졸렬하며 치사하고 그런 온갖 추접스럽괴 해괴망칙한 일들이 벌어지는 것조차
빙산의 일각임이 불을 보듯 뻔한 일이지만 그래도 알면서 모르쇠와 진짜 모르는 것에는 차이가 있을 터이니 말이다.
어쩌면 몰라도 되는 사람들은 모르고 사는 것이 남는 인생 장사 일 수도 있겠다 싶지만 글쎄?
좌우지간 영화의 내용이 비현실적이라 생각할 사람들을 위해 쥔장이 미리 엄포를 놓았다.
영화의 내용이 사실이냐 아니냐가 중요하지 않은 것은 그런 일련의 사태들을 어떻게 받아들이는가에 달려있으므로
사실이던지 간에 사실이 아니던지 간에 사실이라는 정의는 꽤나 까다롭기도 하다는 것.
사실이라는 단어, 사실... 팩트만 이야기 하자면서 사실이란 사람들이 알고있고 소문으로 나도는 것이 진실인 것처럼
묘하게 시류를 따라 흐르면서 방치되어 전해지는 말들이 사실인 거다. 요즘엔.
그러니까 진실이라던지 사실이라는 것 자체가 부정되어버리는 현실에 우리가 살고 있다는 말이다.
아무리 진실, 사실을 말하여도 말하는 사람이 누구이냐에 따라 달라지는 사실/ 이병헌의 역할이다....깡패 안상구
주체자의 힘에 의해 전달되어지는 음절 한끗 차이의 사실/ 백윤식의 역할...일간지 논설위원.
금수저, 족보, 기댈 끈에 의해 전달되어지는 사실/ 조승우의 역할이다....족보없는 검사
그런 모든 것들을 또 싸잡아 뭉뚱그려 내 것으로 만드는 갑질의 사실 / 김홍파 역할...미래차 회장
온갖 것을 짓밟고 무너뜨려서 내것으로 만들어놓아야 직성이 풀리는 막강 정계 권력의 사실 / 이경영...야료넘치는 정치가
그리고 숱하게 많은 국민을 마치 제 집 종처럼 여기며 쥐락펴락하는 인간 군상들의 등장....잘 들여다 보면
얼마나 권력지향형의 인간들이 일반 소시민을 우롱하는지가 보일 것이다.
또한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라는 법칙에서 시작하여 어쩌면 옹호하고 싶지 않은 인간의 손을 들어
응원을 하게 되는 오류를 범하는 것이 또 이 영화의 매력이기도 하다는 생각이다.
범죄자의 정의까지는 아니더라도 그의 힘을 빌려 정의가 실천된다? 뭐 그런...
아무런 죄책감 없이 사람의 목숨을 저당잡은 사람이 어찌 깡패라 불리는 범죄자들 뿐이겠는가?
절대적으로 양심의 가책 없이 그저 단순하게 충성한답시고 그저 자신의 이득을 위해 그들이 걷어간 목숨도 만만치 않음에도 불구하고
억울하다 뇌까리는 안상구의 어처구니 없는 발상이 기가 막히기도 하지만 그에 의해 흘러가는 영화 내용을 보면서는
악의 고리는 역시 순환 논리를 갖는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밀실 권력, 범죄 사주, 국민을 짐승만도 못하게 여기며 우롱하는 갑질론자들....이런 일들은
최근에 벌어진 숱하게 많은 사건들에서도 우리는 이미 보아왔다.
헌데 그들이 뇌까리는 말마따나 뜨거운 양은 냄비처럼 휘리릭 뜨겁게 타올랐다가 재빠르게 식어가는 양은 냄비의 성향을
우리 소시민, 국민은 갖고 있는 것일까?
정말로 쉽게 달아올랐다가 쉽게 잊어버리고 마니 그들의 만행을 도대체 어찌 저지한다는 말인가 싶다.
악행을 일상사처럼 저지르는 그들은 잠시 숨고르기를 하고 있다가 잦아든 불씨가 소강 상태가 되면 다시 타오르려고 준비하고 있건만 말이다.
물론 쥔장 역시 개인적으로 활자 관련 분야에 있었다보니 주변인들을 통해
그들이 누리는 혹은 신문이 주는 권력의 맛을 알기는 한다.
게다가 그들의 펜 한자루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으며
그들이 말하는대로 써제끼는대로 국민들이 인지하고 그 펜자락의 힘에 엉겹결에 휘둘리고 사는지는 말할 것도 없으며
행간 사이에 그들이 말하고자 하는 의미가 무엇인지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하다는 것도 안다.
영화 장면 중에 편집 회의 장면을 보면서 많이 웃었다...회사 방침이 그러하다면 이라는 말에.
야바위꾼 같은 자들로 넘쳐나기도 하고 치사하기가 하늘만큼이며 때로는 정의감이라는 명목하에
얼마나 넘치도록 펜대를 제멋대로 휘갈려 버리는지도 안다...당연히 단어 하나하나에 의미부여를 하면서 말이다.
그런 곳이 또 언론이기도 하며 신문이라는 이름을 껍데기처럼 걸친 거대한 집단이기도 하다.
자신의 출세를 위해 권모술수는 말할 것도 없고 어떤 야합에도 망서리지 않으며
가진 자들 앞에서 개노릇하기도 서슴치 않는 인간 군상들을 보며 혀를 내차도 현실은 실제적으로 많은 부분이 닮았다.
그 뿐이더냐.
술집에서 놀아대는 장면은 아닐 것이라고 외치고 싶어도 사실일 것이라는 결론이다.
뭐 그런 일이 비일비재하다는 사실도 모르는 바는 아니니까 말이다.
또한 가진 자들은 죄를 지어도 절대 다른 권력으로 수감 생활을 해낸다는 것도 알고 있지만
그런 비열한 수법이 여전히 먹히는 현실도 한심스럽고 그것이 또 사실인 게다.
그렇다고 보자면 사실은 무엇일까?
사실에 대한 추론은 개인에게 맡긴다.
그리고 배우들에 대해 한마디 하고 싶다.
우 감독님, 정말 제 역할에 딱딱 맞는 배우들을 잘도 섭외하셨습니다.
그야말로 이병헌이 아니면 안될 것 같은, 또 능글맞고 천연덕스럽게 제 역할 잘 해낸 조승우도 신의 한수 였으며
논설위원을 맡아 활약한 백윤식...어쩐지 그것이 그의 정체성인 듯 정말이지 대단하였습니다.
물론 감초 역할을 해준 조재윤을 비롯한 많은 배우들 역시 제 몫은 단단히 한 듯 싶구요...정말 잘 만든 영화 였습니다.
개인적으로 "디 오리지널 감독판 내부자들"은 세 시간이 어찌 지나가는지도 모를 만큼 지루하지 않았으며
스피드 넘치는 몰입도도 장난이 아니었다.
그리하여 영화를 보면서 사진 촬영하는 것을 포기할수밖에 없었음이 아쉽기는 하지만 그런대로 만족한다.
마지막으로
성향이 다른 두 영화 "히말라야"와 "내부자들" 감독판을 같은 날 한꺼번에 관람하면서 많은 생각이 오갔다.
감동이라는 것은 어떤 상황에서도 늘 존재한다는 것이며 와중에 인간의 진정성이란 무엇인지도 다시 한번 되돌아 보면서...
더불어 악의 꽃이라 할 수 있는 디 오리지널 "내부자들"의 2천만 돌파를 기원하고 또 희망한다.
전국민이 죄다 내부자들 영화를 들여다 보는 날까지....
첫댓글 저는 오늘 대호를 보고 왔네요,,, 무척 공을 드린 영화인 것 같은데,, 히말라야에 밀려서,,,그래도 일주일에 한편을 보려 하는데... 그게 마음 같이 잘 안되네요,,
아, 네...대호도 잘 만들어졌다고 하던데 최민식의 열연이 대단하다고는 하는데 아쉽게도
영화인들의 눈길을 사로잡지는 못한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