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부터 내리기 시작한 눈은 지금까지 내린다. 예보와는 달리 그렇게 썩 많이 내린 눈은 아니지만 오늘 종일 내리고 내일 새벽까지 내리는 것이 문제, 더 큰 문제는 물기를 잔뜩 머금은 습설이라서 조금 걱정은 된다. 바람돌이(브로워)도 무용지물이라서 꼼짝없이 넉가래와 빗자루로 제설작업을 해야만 할 것 같기 때문이다. 바꿔 말해 힘이 배로 든다는 것... 그나마 바람이 없고 기온은 영하 1.5도에 머무르고 있어 다행이긴 한데 쌓인 눈은 아마 10cm는 족히 될 것 같다. 오늘과 내일은 눈치우는 일이 걱정이다. 그러나 습설이라서 나뭇가지에 까지 눈이 붙어쌓여 설경은 기막히게 멋지다. 힘들겠지만 이런 설경을 볼 수 있음으로 위안을 삼아야겠지 싶다.
어제는 서울에서 '5060 동행친구' 카페 회원들이 산골집에 다녀가셨다. 오래전 광고회사 시절부터 지금껏 소통을 해오는 박대표의 소개로 가입하여 글을 올리고 있는 카페이다. 인근 장평의 백옥포리 에서 모임을 갖고 서울로 가는 길에 얼굴이나 보고 커피 한잔을 하고 가겠노라며 들려주었다. 고맙다. 광고회사 후배 박대표는 다이어리에 심지어 우산 까지 갖가지를 챙겨가지고 와서 주고 갔다. 이곳의 산골에서는 모두 필요한 것들이라서 감사한 마음, 챙겨주는 박대표의 그 마음이 너무나 고마웠다. 모처럼 이 촌부도 볼겸 새로 오픈한 카페에 들려서 커피 한잔 하시겠다고 오셨는데 갑작스레 반장이 제설용 염화칼슘 하역작업을 하러 오라는 바람에 제대로 이야기도 못나누어 너무나 죄송하고 많이 아쉽다. 이또한 산골살이의 애환이라 생각하시고 양해를 구한다.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대설경보가 내려졌다며 아내와 처제가 혹시나 몰라 길이 막히면 큰일이라면서 마트에 다녀오자고 했다. 이것저것 생필품을 사왔다. 눈이 많이 내릴 것이란 예보에 아무래도 비상시를 대비하는 것이 좋을 것만 같아서 자동차 한 대를 아랫쪽 진입로에 내려다놓고 걸어서 올라왔다. 진입로에서 집까지는 꾸불꾸불한 경사의 비탈길이다. 330m의 거리지만 경사가 있어 걸어 올라오면 숨이 찬다. 그래도 안전이 제일이란 생각에 눈이 많이 내린다고 하면 자동차를 아랫쪽에 내려다 놓는다. 이또한 산골살이의 애환이겠지?
바깥에는 눈이 내리고 난롯불 온기가 따스한 겨울날 밤에는 뭔가 모르게 꽤 많이 굼굼하다. 요즘과 같은 겨울철에는 해가 일찍 넘어가 저녁식사를 일찌감치 하게 되어서 밤이 되면 야식을 하게 된다. 한동안은 야식을 하지 않았으나 근래 들어서는 아내가 먼저 찾는다. 어젯밤에는 냉동고에 보관한 팥앙금을 꺼내 단팥죽을 끓이며 새알심을 빚고 옥수수 알갱이까지 넣어 맛이 좋았다. 우리는 밥알이 씹히는 팥죽보다 새알심과 씹으면 톡톡 터지며 고소한 맛이 더 나는 옥수수 알갱이를 넣고 끓인다. 아내 나름의 팥죽을 끓이는 레시피이다. 모처럼 맛있는 야식을 먹었다.
첫댓글
오랜만에
촌부님 반가웠습니다.
정말 눈이 많이 내렸던데
내일까지 내리면 눈 치우시기가 너무 힘드시겠어요
설경은 정말 멋집니다.ㅎ
근정님!
모처럼 오셨는데 너무 죄송했습니다. 그러나 반가운 마음은 엄청났지요. 가까이에서 모임을 하셨는데 이런저런 사정으로 참석을 못한 것도 너무 송구합니다. 산골살이가 이렇듯 만만찮은 것이 아니네요. 다음을 기약하자구요. 방문해 주셔서 거듭 감사드립니다.^^
촌부님 정말로 반가웠습니다.
멋진 인연을 키워나가면서 즐거운 동행하도록 해요.
저도 역시 반가웠습니다.
이것저것 많이도 챙겨오신 것들 소중한 마음이라 여기며 잘 쓰겠습니다. 인연의 끈은 소중한 것이라서 두고두고 쭈욱 이어가자구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