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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한나라당 밖으로 행군하라"
새 출발은 모든 기득권 버리는데서 시작해야
실제로 당 안팎의 여러 정황으로 볼 때 박근혜가 헤쳐가야 할 앞길은 사실상 ‘산 넘어 산’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물론 박근혜는 당의 진로에 대해 큰 틀의 원칙을 제시하긴 했다. 지난 1일 TV조선과의 인터뷰에서 "화합과 통합을 통해 재창당 수준의 한나라당을 만드는 것이 과제"라면서 "신당 창당에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었다. 재건축이 아니라 리모델링을 하겠다는 뜻으로 이해된다. 지켜보아야 할 것은, 그가 그 원칙을 구체화하기 위해 어떤 행보를 할 것인가이다.
당 간판까지 내리고 단행하는 재건축이 아닌 리모델링이라면 그 방법과 범위는 명확하다. 당의 이념노선의 변경이거나 총선 후보들을 어떤 기준으로 ‘선발’할 것이냐의 문제로 귀결된다. 한나라당은 자유민주주의적 기본 노선은 바꿀 수도 없고 바꾸어서도 안 된다면 결국 리모델링의 1차적 범위는 총선 후보의 공천 문제로 좁혀지는데 만일 그것이 국민기대에 훨씬 못 미친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총선 패배는 불을 보듯 뻔하다. 지금의 민심추이로 미루어 더욱 심각한 우려는, 한나라당이 패배할 경우 이념적 정체성이 모호한 인물∙세력이 총선∙대선승리를 통해 집권할 가능성도 배제 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지난 10∙26 서울 시장 보선 결과는 이에 대한 일종의 예고였다고 할 수 있다.
어떻게 해야 하는가. 거대 여당인 한나라당의 첫 리모델링 작업은 가장 많은 지분을 가진 박근혜 자신부터 모든 기득권을 버리는데서 출발해야 한다. 과감한 물갈이만이 한나라당이 살 길이다..따라서 박근혜는 우선 그를 둘러쌓고 있는 이른바 ‘친박’ 진영의 울타리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런 뜻에서 최근 들어 친박의 해체가 논의되고 있다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계파해체는 ‘박근혜 한나라당’의 총선 후보 공천이 신뢰를 확보 할 수 있는 첫 걸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더 큰, 그리고 훨씬 중대한 문제는 그대로 남는데 그것은 바로 대권 레이스에서 박근혜의 결단이다.
이미 널리 알려진 대로 정치 밖에서, 더 좁혀서는 정당 밖에서 몰려온 먹구름이 기존의 ‘박근혜 대세론’을 예측할 수 없는 난기류로 변화시키고 있다. 이른바 ‘안철수 현상’이야 말로 박근혜가 한나라당에 귀환한다고 해도 한나라당 안에서 대세론에 안주할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는 일깨움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다른 측면으로 해석하면 박근혜가 지금부터 해야 할 일은 무엇보다도 ‘사람 찾기’이고 그 여러 대상 가운데 최종적으로는 안철수도 포함돼야 한다는 의미라고 할 수 있다. 두 사람이 서로 나라를 위해 어떻게 협력하고 어떤 형태로 기여 할 것인가, 어느 쪽이 어째서 대권에 도전해야하는가 등을 놓고 허심탄회하게 논의 해 보는 것은 불가능한 일일까. 안철수 현상이라는 정치적 뜬구름의 정체를 제대로 파악하고 그에 대한 대책을 강구하기 위해서도 이는 긴요하다.
승리는 대개 파멸을 각오하고 도전하는 사람의 몫이다. 박근혜가 한나라당 경영과 대권가도에서 정치적 파멸까지도 두려워하지 않는 결단의 자세를 갖추어야 하는 이유다.이를 전제로 박근혜를 지지해온 많은 사람들이 그의 향후 행보에 대해 보내는 기대를 상징적으로 요약하면 이렇게 될 성 싶다. “박근혜, 한나라당 밖으로 행군하라”. 험준한 오지(奧地) 여행가이자 재난구호 전문가인 한비야가 죽음을 무릅쓴 희생정신으로 세계의 여러 재난현장에서 숱하게 겪어야 했던 위험과 고난의 체험을 기록해 펴낸 베스트셀러의 제목이 바로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인 것처럼... 박근혜와 한나라당 현직의원들은 ‘필사즉생’(必死卽生)의 자기 희생정신으로 마음을 비우고 행군해야만 비로소 성난 민심의 파고를 넘어 재집권을 향한 험로(險路)를 헤쳐 갈 수 있을 것이다. <조규석 본사 논설위원/ 2011.12.12 14:44:23>
첫댓글 必生卽死요 必死卽生이라 ! 충무공의 말씁은 지금도 통용되는 만고의 진리이군요.
자 ! 박근혜며 한나라당이여 ! 죽을 각오로 지금 나설 지어다....
오타 잡아주어서 고맙습니다.급히 써 보낸 글이라서...
요즈음 작태를 보면 하도 더럽고 한심해서 정치인들 세비나 봉급, 뭐라고 부르는 지 모르겠지만, 그들이 쓰는 돈은 국민이 낸 세금으로는 절대 주지 말고 당원들 당비로 충당하거나 예전처럼 기업체에서 갈취해 쓰도록 법을 바꾸면 어떨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진짜 세금내기 아깝거든요.
지도 밖으로 나가는 건 말하자면 교류를 통해 서로 이득을 얻는 작업인데 고상하게 말하면 DNA교환작업이지요. 근친혼을 금하듯 말입니다.
지금 정권이 망한 이유가 계속 아는 놈들끼리 근친상간하듯 회전문 인사만 했기에 생긴 일이구요.
박근혜가 웅덩이와 우물의 차이가 무엇인지 알면 그래도 희망이 보일텐데 지금꼬락서니로는.....
오늘 김문수가 어떤 강연에서 '박근혜와 안철수가 만나야 한다'고 했는데 내 글을 읽고 한 발언은 아닐테고...
정치하는 자들이 과도하게 향유하는 권력을 어떻게 대폭 축소시켜야 하는가. 거창하게 말하면 그것이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시대적 과제인건 분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