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와중에
할매도 허둥지둥 속을 비우고
좌석표 본래의 자리로 찾아갔지요.
특석 다음 로얄석이긴 하지만 측면이어서
중앙에서 벗어나 있었어요.
나로선 표를 구한 수고가 없는데 무슨 불평을 하겠어요?
관람 도중에 현장감 있는 무대를 찍고싶어 한장 눌렀다가
(난 잘 안보이면 사진을 찍어서 확대해보는 습관이 있슴)
어디서 나타난 안내원에게 그 즉시 삭제를 당하고
(아주 무안했슴 ㅡ 어둡기 망정이지)
팜플렛 사진으로 대체.
관중들은
배우들의 상스런 대사에 웃기도 하고
재즈음악의 리듬에 맞춰 손뼉도 치면서
아주 흠뻑 동화되고 있었어요.
심기가 불편한 이 할매만 빼공...
극이 끝나고 객석에 불이 들어왔을 때 한컷 남겼는데
"아, 무대가 저렇게 꾸며졌구나. 그래서 배경을 바꿀 수 없었구나.
저러면 연출비는 싸게 들겠네." 라는 감이 왔지요.
어쨌든 뮤지컬 <시카고>는 참석한 관중들을 열광케 했고
많은 박수를 받았어요.
나로선 사람의 끊임없는 관심사는
평범하지 않고
더 새롭고 더 자극적인 것에 치중함으로써
이미 알려진 것들에겐 쉽게 식상하고 관심이 사라진다는
인기에 대한 현대인의 생리를 잘 표현한 작품으로 여겨졌답니다.
밥 파시(Bob Fosse / 1927~1987) ㅡ 공동작가, 오리지날 연출가이자 안무가의 작품.
뮤지컬 <시카고>는 미국 브로드웨이 뮤지컬 안무의 전설이라고 하는
'밥 파시'의 진수를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해요.
그는 낡고 발레적인 미국 뮤지컬계에
현대적이고 화려하면서도 선정적인 예술세계를 보여주며
배우와 안무가, 연출가 사이의 벽을 허문 인물이라고 하네요.
귀에 익은 음악들이 들렸는데 곡목은 잘 모르겠고
(All That Jazz), (Funny Honey),(Cell Black Tango), (When You'reGood to Mama),
(All I Care About Is Love)등등...
팜플렛에 수록된 많은 음악들을 다 열거하기 힘드네요.
여기에 인터넷에서 검색한
뮤지컬<시카고>의 스토리를 옮겨봅니다.
제1장
때는 1920년 후반,
재즈 열풍과 냉혈 킬러들이 넘쳐나는 금주법 시대의 시카고.
서곡이 끝나고 막이 열리면
우리는 보드빌 배우(통속적인 희극, 춤, 곡예, 노래 등을 섞은 쇼를 하는) 벨마켈리를 소개받는다.
그녀는 자신의 남편과 여동생이 함께 침대에 누워있는 것을 목격하고는 그 둘을 총으로 쏘게 된다.
한편, 또 다른 주인공으로 나이트 클럽의 코러스 싱어로 일하는 록시 하트가 소개되는데
그녀는 자신의 남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이트클럽의 단골 손님인 프레드 케이슬리라는 남자와 은밀한 관계를 가져오다가
그에게 다른 여자가 생기자 프레드를 쏘아 살해한다.
제2장
록시는 자신의 남편 에이모스에게는 프레드가 단순히 강도였다고 속이고
이에 순진한 에이모스는 기꺼이 모든 죄를 자신이 뒤집어쓰려 하지만
경찰의 수사로 인해 록시와 프레드의 관계가 드러나자
에이모스는 크나큰 배신감에 괴로워하며 그녀의 범죄 사실을 시인하고 감옥으로 보내기로 한다.
사법 처리된 록시는 쿡 카운티 여자교도소 에서
벨마와 제 각기 다른 사연으로 그곳에 들어오게 된
리즈, 애니, 준, 후넉, 모나 이 5명의 여죄수들과 함께 생활하게 된다.
제3장
쿡 카운티 감옥은 매트론 모튼, 마마라 불리는 여자 감방의 간수가
자신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여죄수들과 상호부조의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캡틴 마마는 벨마가 무죄석방된 후에 대가를 받기로 하고
매스미디어에서 그 주의 최고 살인자로 선정한 벨마를 돕기로 한다.
메스컴을 이용해 벨마를 대중매체에 홍보해 유명하게 만들어
보드빌 무대에 다시 설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려하는데
록시의 출현으로 세간의 주목이 모두 록시에게 쏠리게 된다.
모든 죄수들이 자신들의 변호를 맡기려 할 정도로 능력있는 변호사이자
오로지 관심은 돈 뿐인 빌리 플린이
벨마를 변호하다가, 록시의 변호를 맡게 됨으로서 그녀들의 운명은 뒤바뀐다.
벨마는 세간의 주목과 빌리 플린을 가로챈 록시를 괘씸해 한다.
제4장
시카고 최고의 형사재판 변호사, 빌리 플린은 한번도 재판에 진 적이 없는 사람이다.
록시의 사건을 맡아 그녀의 인생사를 꾸며내고 사건의 전말을 새롭게 바꾸는 등
신문기자인 매리 선샤인을 이용해 사람들의 동정심을 유발시켜
그녀를 무죄 석방 해줄 것을 호언 장담한다.
곧이어 록시는 빌리 플린의 계획대로 시카고 화제의 인물로 떠올라 각종 신문지면을 장식하게 되고
벨마의 인기며 경력, 재판 날짜는 뒷전으로 밀리게 된다.
벨마는 록시와 함께 스타로서의 명성을 이어가기 위해서 그녀에게 같이 협력하기를 요구하지만
이미 인기인이 된 록시는 벨마의 요구를 거절하고,
벨마는 이제 자신이 과거의 스타임을 깨닫게 된다.
록시 역시 자신이 탐욕에 의한 꼭두각시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제5장
두 사람은 자기들이 진정 의지할 사람은 자기 자신밖에 없음을 깨닫고
록시는 스스로 기지를 발휘해 자신이 임신한 것으로 꾸민다.
벨마는 록시의 임신 소동에 사람들이 속아넘어가자 어이없어한다.
반면 계산에 둔한 에이모스는 속임수라는 것을 눈치 못채고 자신이 아빠가 된다는 사실에 기뻐한다.
벨마는 재판을 위해 준비한 여러 계획들을 빌리 플린에게 말하지만
쇼맨십이 뛰어난 빌리는 벨마의 아이디어를 록시의 재판에 이용한다.
록시는 빌리의 약속대로 무죄 판결을 받게 되지만
세간의 관심은 이내 또 다른 사건으로 옮겨 가면서 그녀의 꿈은 물거품이 된다.
제6장
명성의 덧없음을 깨달은 록시는 다시 태어난 기분으로 벨마의 사건을 돕는다.
그 두 사람은 자신들의 결백을 믿어준 사람들에게 감사함을 전하고
모든 단원들과 함께 춤을 추며 대미를 장식한다.
첫댓글 오래전 세종문화회관 에서 이뮤지컬을 봤어요.
그때 인순이씨가 출연했었는데
정말 너무 멋있었어요.
아우님 글을 읽으니 그때 생각이 나는군요
제 시력이 조금만 좋았더라면...
그날 건강에 이상신호만 없었더라면
제대로 행복감에 젖었을텐데요.
선배님께서 신나셨다니 정말 멋진 뮤지컬이 맞군요.
좋은 뮤지컬 보셨네요.
익숙하지 않으면 좋은 작품도, 다가오지 않기는 해요. 정리해 준 줄거리 잘 봤습니다.
아마도 무대의 단조로운 블랙톤이
기존의 밝고 화려하던 변화와 달라서인가봐요.
음악은 정말 멋졌어요.
아직 뮤지컬 근처에도 못 가봐서인지
저 긴 스토리를 어떻게 한 무대에서 표현할 수 있는지 궁금하네요.
좋은 동생 두셨군요.
촌할매가 동생 덕분에 새로운 경험을 했지요.
뮤지컬을 보기 전 공부를 좀 하고 갔더라면
쉽게 이해가 됐을텐데요.
스토리도 스토리지만
한번도 바뀌지 않는 무대 배경도 인상적이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