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조계종 봉사단 활동 전개 | ||||||||||||||
현지 지역민 큰 호응…첫 날 79명 진료 | ||||||||||||||
회교국가인 파키스탄 하늘에 불교기와 태극기가 휘날렸다. 조계종 긴급재난구호봉사단(단장 이용권 조계종사회복지재단 사무국장)은 지난 22일 파키스탄에 도착해 본격적인 의료봉사활동을 전개했다. 의사, 약사, 간호사 등 14명으로 구성된 조계종 봉사단은 지난 21일 인천공항을 출발, 태국 방콕을 경유해 다음 날인 22일 새벽4시30분(현지시간)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 도착했다. 비행 대기시간까지 포함해 장장 15시간이 걸려 파키스탄에 도착한 조계종 봉사단은 최종환 조계종사회복지재단 부장 등 선발대와 한국대사관 관계자의 환대를 받으며 전세버스편을 이용, 피곤함도 잊은 채 곧장 본부가 설치된 아보타바드로 출발했다.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북쪽으로 3시간 정도 소요되는 거리에 위치한 아보타바드의 한 게스트하우스에 본부를 마련한 조계종 봉사단은 간단한 아침식사를 먹고 곧바로 파키스탄 대지진 참사 최대 피해지역인 발라코트로 발걸음을 옮겼다. 오전 10시50분 발라코트로 향한 봉사단은 오후1시 도착했다. 아시프 등 파키스탄인 자원봉사자 9명과 조우한 봉사단은 진료소를 세웠다. 텐트 4동으로 구성된 진료소는 내․외과, 한의학과, 약 조제소, 접수대로 구성됐다. 통역을 위한 현지 주민을 포함해 25명으로 이뤄진 조계종 봉사단은 오후2시20분 ‘한국불교 의료캠프(Korean buddhist's medical camp)’라는 현수막을 내건 진료소를 완공하고 본격적인 의료봉사활동을 시작했다. 진료소 개원에 앞서 조계종 봉사단은 지진으로 희생당한 피해자에 대한 묵념과 삼귀의, 반야심경 등을 봉독하면서 머나먼 이국땅을 찾아 활동하는 불자로서의 마음자세를 가다듬기도 했다. 조계종 진료소는 별다른 홍보가 없었지만 현지 주민들에게 큰 호응을 받았다. 진료소 개원 이전부터 치료를 받기 원하는 원주민들이 찾아 문전성시를 이뤘고, 본격적인 진료 시작과 함께 지진 이후 고단한 삶을 영위해왔던 파키스탄인들의 줄이 끊이지 않았다. 이번 조계종 봉사단은 방문 시기가 비교적 이르지는 않았지만 양․한방 협진에 내과와 외과의 유기적인 결합과 선발대의 정확한 현지 정보 제공에 따른 필요한 의약품 확보로 적확한 시기에 찾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오후5시까지 2시간30분 동안 진행된 진료소 개원 첫 날 찾은 지역주민은 78명. 이는 다른 한국 파견 진료소의 일일 환자 수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환자들은 불교계 유일의 의료봉사단에 큰 만족을 표시했다. 조계종 봉사단의 첫 환자로 등록한 에프디하(30)씨는 “한의학을 처음 접해 보지만 거부감은 없었다”며 “친절하고 공손한 한국불교 의료진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이날 조계종 의료캠프에는 생후 4개월 아기에서 65세 노인환자까지 남녀노소 다양한 현지인의 방문으로 북새통을 이뤘다. 아보타바드 본부로의 복귀시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환자 수를 제한했지만 어느새 퍼진 소문 때문에 애초 계획보다 1시간가량 진료시간을 초과할 정도로 뒤늦게 밀려든 사람들로 조계종 진료소는 발디딜 틈이 없었다. 이용권 단장은 “1차 발병보다 2차 감염으로 피해자가 많을 것이라는 선발대의 예상이 사실로 밝혀졌다”며 “더 이상의 희생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치료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내과를 담당했던 조계종 봉사단 성낙진 교수는 “의사소통 문제로 환자의 속내와 심정이 제대로 전달되지 못해 정확하고 심도 있는 검진이 이뤄지지 않은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장시간 이동에도 제대로 쉬지 못했지만 조계종 봉사단은 첫 날 진료를 마친 후 평가회의를 열고 부족한 점을 공유하고 개선방안을 모색하는 등 적극적인 열정을 보이기도 했다. 조계종 봉사단은 앞으로 오전9시30분부터 오후4시30분까지 활동을 전개하고, 현지 관계자의 요청에 따라 의료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산간지역 순회 진료 프로그램도 가동할지 여부를 적극적으로 타진할 계획이다. 한편 조계종봉사단은 지난 21일 태국 방콕공항에서 대한의사협회 2진인 서울아산병원 봉사단과 만났다. 이들은 아보타바드 지역병원에서 활동할 목적으로 파키스탄으로 파견됐다. 병원 봉사단에는 이석현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이 대동했다. 이석현 위원장은 조계종 봉사단 일행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격려했다. 이 위원장은 “불자들이 뜻을 모아 좋은 일을 하러 가는 것에 감동 받았다”며 “불교가 사회봉사를 위해 나서는 모습이 정말 아름답다”고 말했다. 파키스탄 발라코트=김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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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0-24 불교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