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음, 수표
중세 이탈리아.이집트 등의 지중해 연안 도시들은 세계 상업과 무역의 중심지였습니다. 각국 상인들이 섞여 장사를 하면서 화폐를 다른 도시에 송금할 필요가 생겨났습니다. 이 때 생각해낸 것이 어음이었습니다.
예컨데
제네바의 상인이 이집트의 알렉산드리아로 가서 보석을 사려고 할 때 돈을 들고 가려면 위험하지 않겠습니까. 따라서 상인은
제네바에서 환전상에게 현금을 준 뒤 어음을 받습니다. 알렉산드리아에 가서 제네바의 환전상과 미리 약속한 환전상을 찾아가 어음을
내밀고 현지 화폐로 받은 뒤 필요한 물건을 구입하게 되지요. 제네바와 알렉산드리아의 환전상끼리는 나중에 별도 수단을 통해 정산을
합니다.
[상인의 지폐]라고 불리우는 어음은 이렇게 시작됐지만 오늘날 그 종류와 쓰임새는 무척 다양합니다.
(...)
백지어음.백지수표라는 말을 들어보셨지요?
이런
어음.수표는 금액난 등을 빈칸으로 놓아 어음을 받은 사람이 마음대로 금액을 써넣을 수 있게 한 것입니다. 영화를 보면 가끔
등장하는 데 사실 이런 것은 큰 일 나기 십상이지요. 소지자가 얼마를 써넣을지 모르는데다, 그 금액을 전액 갚아줘야 하기
때문이지요. 따라서 실제 상거래에선 이런 경우는 없다고 봐도 됩니다.
어음 중에는 속칭 [문방구 어음] 이라고 해서
문방구에서 살 수 있는 사제 용지에 임의로 작성한 어음도 있습니다. 은행은 안 받아주지만 개인간의 거래에서는 간혹 쓰이기도
하고, 또 어음 발행인이 소지인에게 법적인 지불 의무도 있습니다.
어음은 상업어음과 융통어음으로도 분류됩니다. 상업어음은 일명 진성어음이라고도 하는데 상거래 과정에서 발행한 어음을 말합니다. 즉 물건 대금 등으로 지급하고 받은 어음입니다.
융통어음은 거래대금으로 주고받는 것이 아니라 오직 돈을 조달하기 위해 남의 어음을 빌려 쓰는 것으로서 [빈어음]이라고도 합니다. 진성어음에 비해 융통어음은 나중에 부도날 위험이 높지요.
수표에도 당좌수표 외에 보증수표라고 불리는 자기앞수표와 개인이 은행에 가계종합예금계좌를 개설하고 일정한 금액 한도안에서만 발행하는 [작은 당좌수표], [격인 가계수표] 등이 있습니다.
어음은
배서.양도라는 간단한 방법으로 제3자에게 넘길 수도 있습니다. 예컨데 무역업체로부터 어음을 받은 제조업체가 다시 부품을 살 때
어음의 뒷면에 배서(자신의 이름을 적고 도장을 찍는 것)를 해서 넘겨주면 이를 받은 부품업체는 그 어음을 만기 때 은행에 가져가
현금을 받을 수가 있습니다.
어음은 할인도 됩니다. 어음을 갖고 있는 기업이 돈이 급하게 필요한데 만기는 아직 되지
않았을 경우 은행에 찾아갑니다. 그러면 은행은 어음을 받고 만기 때까지의 이자를 뺀 차액을 현금으로 줍니다. 이를 할인 받았다고
하고, 그때 적용되는 이자율은 할인율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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