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호학 자체를 설명하려니..
어떤 식으로 말씀을 드리는 것이 좋을지
사실은 좀 망설여지고 그러네요.
하나의 개별학문을 몇마디 말로 설명하기에는
제 지식이 너무 부족한 것을 통감하기에 말이에요.
하지만, 그저 제가 이해하는 대로 쉽게 해 보겠습니다.
물론, 이에 대한 오해나 왜곡을 일으킨다면
전적으로 저의 이해가 부족한 탓일 겁니다.
감안하시고 읽어주시길.
기호학이란 학문은
말 그래도 '기호'에 대한 학문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기호'란 무엇인가를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할 거에요.
'기호'라는 것은 참으로 광범위하게 들릴 수 있는데
좀 (지나칠 정도로) 간단하게 말하자면
A라는 것(기호)을 가지고 B(내용)를 말할 때,
B를 말하기 위해 사용되는 A를 '기호'라고 합니다.
그리고 A로서 B를 말하는 그것을 '기호작용'이라고 하죠.
이러한 기호의 종류는 엄청나게 다양하지요.
예를 들면
A: 달무리 B: 다음날 비나 눈이 온다
A: 기침과 열 B: 감기, 또는 몸 상태가 나쁘다
A: 파란불 B: 지나가도 좋다
A: 사랑해! B: (때로) 니 돈을 원해! -_-;;
이런 여러가지 것들이 다 기호의 범주에 들어갑니다.
기호작용이 일어날 때 A와 B는 각각
'표현/형식'과 '의미/내용'으로 묶이게 되고,
이러한 연관방식은 자연적인 것에서
점차 자의적인 것으로 변화해왔습니다.
인간의 언어는 가장 고차원적인 기호 중 하나지요.
-따라서 언어학은 기호학의 한 범주라고 볼 수 있습니다.
기호학은 이러한 '기호'(와 유사기호들)를 둘러싸고 일어나는
모든 종류의 메커니즘과 그 연원을 탐구하는 학문입니다.
나아가 하나의 메타학문으로서 인접분야의 학문적 성과들을
기호학을 원용하여 점검하고 비평할 수 있는 장점을 지니지요.
제가 가장 관심있는 부분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자연스럽게 행하는
모든 종류의 커뮤니케이션에 주목하는 것인데요,
기호학은 이 부분에서 아주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답니다.
또 최근에는 정보이론이나 심리학 등의 분야에서도
기호학적인 성과들을 이용하는 일이 많이 있었고
후기구조주의와도 밀접한 연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오랜만에 이런 얘기를 하려니 정리가 안 되는군요.. -_-;;
너무 범위가 넓어서 더 그렇습니다.
제라늄님이 알고 싶으신 부분을 정확히 알면 더 좋겠네요.
다시 연락주시면 또 노력해볼게요 ^^;;;
첫댓글 ㅎㅎㅎ 고마워요^^제 덕에 복습하신것이 아닌지....^^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을 읽을때 그가 기호 학자라는 것이 이 소설과 어떤 연관이 있는걸까 궁금했었거든요.
좋은 정보^^
에코는 '기호'란 본질적으로 거짓말을 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어요. 지금 여기에 없는 무언가를 '대신'하는 것이 기호이기에 그렇다는 이야기지요.
따라서 에코는 허구로서의 글쓰기(소설!)을 기호학자의 실천 중 하나로 생각한 것 같아요 ^^ 특히 최근작 <바우돌리노>는 거짓말을 꾸며대는 작가와 창작에 대한 우화처럼 여겨지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