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엔만 들고 가면 별의별 것을 살 수 있는 일본의 디스카운트 소매점 '다이소'의 성공 신화를 일군 야노 히로다케 창업자가 심장 질환으로 80세를 일기로 삶을 접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다이소 산업 유한회사는 19일 성명을 내 고인이 지난 12일 히로시마에서 세상을 떠났으며 유족들이 조촐하게 친지들만 참석한 가운데 장례를 마친 상태라고 전했다. 회사는 따로 가까운 장래에 추모 모임을 개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고인은 1967년 도쿄 주오대학을 졸업한 뒤 여러 직업을 전전했다. 장인의 어업 일을 이어받아 부도가 나 어려움을 겪었다. 스물아홉 살이던 1972년 처음으로 거리에 자판기를 세운 점포 야노 쇼텐(야노 가게)을 차렸다. 1달러 숍, 1파운드 숍에 해당하는 소매점을 차려 큰 재미를 봤다.
5년 뒤 회사 이름을 다이소로 바꿨는데 '뭔가 큰 것을 일궈낸다'는 뜻이었다. 부인 가쓰요가 제품 가격을 일일이 매기는 것이 너무 시간을 잡아먹는다고 불평하자 차라리 모든 품목을 100엔에 팔기로 결정했다. 대단한 경영 전략이 있어서가 아니었다. 그저 임신한 아내가 물건 값을 일일이 기억해내느라 힘들어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원래는 자동차를 끌고 온갖 허드렛것을 파는 일을 했다. 아홉 차례나 망한 경험이 있었다. 한 번은 트럭에 화재가 일어나 일부러 보험금을 노리고 불을 지른 것이 아닌가 경찰 조사를 받은 일이 있었다. 결국 보험료 낼 돈도 없어 보험에 가입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확인돼 풀려났다.
그는 사업이 날로 번창할 때도 "왜 잘되는지 모르겠다. 곧 망할 것"이란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무식해서 경영 철학 따위 없다"는 말도 곧잘 했다. 그런데도 사업은 날로 번창했고, 점포 수는 늘어나기만 했다.
마침 일본 경제가 1990년대 침체를 겪자 고객들은 가성비가 높은 제품에 열광했다. 이렇게 사업이 일취월장, 지난해 말 현재 일본에만 4360개 점포가 들어섰고, 아시아는 물론 북아메리카, 중동 등에 거의 1000개 점포가 성업 중이다.100엔에 팔리는 제품만 7만개에 이르며 한 달에 1000개씩의 새 제품이 등장하고 있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이 회사는 스스로 "일본 내 넘버 원 생활용품 공급회사"라고 주장한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고인의 자산 가치는 19억 달러(약 2조 5400억원)로 평가된다.
늘 자신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직원들이나 부하의 능력을 최대한 인정, 경청하고 자신은 아이디어만 제시하거나 직원들이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주는 겸손의 리더십을 보였다고 할 수 있다.
첫댓글 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