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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모 방송사에서 기획한 여배우들의 여행기 '꽃보다 누나' 를 관심있게 보았습니다.
그 프로그램을 끝까지 지켜보게 만든 건
잘 짜여진 프로그램이어서도 아니고
내노라 하는 여배우들을 구경하고 싶어서도 아닌
단지 그녀들의 여행지가 '크로아티아' 였기 때문입니다.
아드리아 해를 사이에 두고 이탈리아와 마주 보는 크로아티아는 빼어난 풍경과 온화한 기후 덕에
오래전부터 유럽인에게는 잘 알려진 여행지입니다.
쪽빛 바다와 대리석 건물, 붉은 기와지붕이 어우러진 크로아티아의 풍경은 여행자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기에 충분하지요.
이미 한번 다녀온 곳이지만
맑디 맑은 쪽빛 바다와 여유로운 사람들의 표정이 너무 좋아던 곳이라
다시 떠나려고 비행기표도 준비하고 가방 꾸릴 즈음
갑자기 여행 가방 대신 병원 가방을 싸게 되어 접어야 했던 곳이기에 아쉬움이 컸답니다.
또 전문가가 담아내는 크로아티아의 모습도 살짝 궁금했지요.
터키 이스탄불을 거쳐 그녀들이 도착한 곳은 크로아티아의 수도 자그레브,
그녀들은 자그레브 대성당을 먼저 찾았고
그 성당에서 김자옥 님은 무릎을 꿇고는 펑펑 울음을 터트렸고
김희애 님은 기도 중 조용히 눈물 흘렸습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피디가 두 분에게 왜 울었냐고 묻던데, 전 그 마음 충분히 알 것 같더라구요.
느낌! 아니까...
구시가와 신시가의 조화로 묘한 매력을 간직한 곳입니다.
자그레브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자그레브 대성당입니다. 성 슈테판 성당이라고도 합니다.
1093년에 건설을 시작하여 1102년에 완공했고 1217년에 성모마리아께 봉헌 된 성당입니다.
하늘을 찌를 듯 솟아 있는 두 개의 첨탑은 시내 어디에서든지 보여 자그레브의 랜드마크로 통하며,
90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이 성당은 한꺼번에 5천 명이 미사를 드릴 수 있습니다.
성당 앞에는 화려한 금색으로 빛나는 성모 마리아상과 수호 성인상이 우뚝 솟아 있습니다.
성당 내부의 스테인드글라스도 무척 아름다웠습니다.
주일 미사를 집전하고 계신 신부님,
크로아티아 말을 하나도 못 알아들어도 미사 참례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습니다.
느낌 아니까...
성당 안에는 스테파나츠 추기경의 시신이 안치되어 있습니다.
성당에만 보물급 유물이 십여개 이상 있다고 합니다.
벽면에 새겨진 상형문자,
이 상형문자는 키릴 문자의 원형으로 크로아티아에서 10~16세기에 사용한 글자라고 합니다.
무슨 내용일까요? 혹시 아시는 분?
돌라츠 노천 시장
대성당 길을 따라 올라가면, 반옐라치치 광장에서 멀지 않은 곳에 노천 시장이 열립니다.
아침 일찍 장이 서고 오후 두 세시쯤에는 장이 끝납니다. 맛있고 싱싱한 과일들이 많더라구요.
탱글탱글한 포도 1kg이 13.99 쿠나... 우리나라 돈으로 환산하면 2,800원 정도... 싸지요?
치즈 파는 아주머니... 치즈가 꼭 순두부처럼 생겼어요.
엄마 걱정 / 기형도
열무 삼십 단을 이고
시장에 간 우리 엄마
안 오시네, 해는 시든지 오래
나는 찬밥처럼 방에 담겨
아무리 천천히 숙제를 해도
엄마 안 오시네, 배추잎 같은 발소리 타박타박
안 들리네, 어두보 무서워
금간 창 틈으로 고요히 빗소리
빈방에 혼자 엎드려 훌쩍거리던
아주 먼 옛날
지금도 내 눈시울 뜨겁게 하는
그 시절, 내 유년의 윗목
꽃시장... 제가 좋아하는 국화... 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스톤 게이트(stone gate),
옛 상부도시 (upper town) 그라데츠 지구로 들어가는 입구였던 스톤 게이트는
자그레브의 대표적인 상징물이며 구시가지의 도보 여행을 시작하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13세기에 건설된 문으로 언덕으로 된 올드 그라데츠 지역을 감싼 4개의 문 중 북쪽을 지키는 문입니다.
1731년 대화제 때 모두 불타버렸는데, 아기 예수님을 안고 있는 성모마리아의 그림은 멀쩡했답니다.
성모자상 그림이 발견된 곳은 잿더미 한가운데였는데 액자만 탓을 뿐 그림은 전혀 타지 않았다네요.
그래서 사람들은 이것을 성스럽게 여겼고 무너지지 않은 스톤게이트의 깊이 들어간 부분에
제단을 설치하고 그 위에 성모자상 그림을 모셔놓았습니다.
그후 스톤 게이트는 기도하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고 합니다.
벽면에는 이곳에서 기도를 올린 뒤 소원이 이루어졌다는 감사의 마음을 담은 석판들이 가득합니다.
저도 촛불 봉헌하면서 분명 기도를 드렸는데, 무슨 내용이었는지 지금 전혀 기억이 없는데,
'주님, 혹시 아직 제 기도 안 들어주셨으면 그 기도 대신 류 신부님의 치유를 위한 기도와 바꿀래요.'
성화에 있는 금으로 된 왕관은 1931년에 새로 덧붙여 그려넣은 것이라고 합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금칠 하지 않은 성모자상이 더 좋을 듯 합니다만...
아래 사진은 성 마르코 성당으로 올라가는 길에서 본 스톤 게이트의 모습입니다.
오른쪽 벽면에는 나무상자와 하트 모양의 열쇠를 들고 있는 여인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녀는 자신의 사랑을 거부했다며 분노하고 질투에 눈이 먼 남자에게 독살 당한 비극의 주인공이랍니다.
'집착'을 '사랑'으로 착각하는 불쌍한 영혼... 서로가 참 못할 노릇이지요.
성 마르크 성당 (St. Mark Church)
1256년에 건설된 도시의 교구성당으로 자그레브에서 가장 오래된 성당으로 자그레브 기념 엽서에
자주 등장하는 성당입니다. 성 마르코 성당은 독특한 지붕으로 유명한데 빨강, 파랑, 하얀 색깔의
타일 모자이크로 크로아티아의 문양과 자그레브의 문양을 나란히 장식하고 있습니다.
사진 왼쪽이 크로아티아 문양이고, 오른쪽이 자그레브 문양입니다.
성당 외관은 고딕 양식인데 창문은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성당 안에는 이반 메슈트로비치의 조각과 화려하고 아름다운 프레스코 벽화을 볼 수 있습니다.
성당 내부는 3개의 회중석을 가진 삼각구로 되어 있어 기품있는 모습입니다.
반스키 드로리 대통령 궁
한때 크로아티아 총독이 이곳에 거주했기 때문에 '총독의 궁전'으로도 불립니다.
주일이라 수문장도 없네요. 내부는 어떨지 몰라도 대통령 궁치고는 참 단아하고 검소함이 느껴집니다.
성 마르코 성당 왼편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국회 의사당
성 마르코 성당 오른쪽, 긍께 대통령 궁과 마주하고 있습니다.
점심 먹으러 맛집 식당 찾아가는 길에 만난 부자의 모습입니다.
유럽 남자들은 이야기 하는 걸 참 좋아하는 것 같아요. 다정다감하다고 해야 하나...
이 부자가 저랑 같은 방향으로 길을 가다가 뒷모습의 저 남자를 만나더니
저 모양새로 한참을 서서 이야기를 나누더라구요,
아이가 살짝 지루해 하는 모습이 귀여워서 한 컷!
자그레브의 최고 번화가이자 역사적 의미가 깊은 반옐라치치 광장입니다.
1848년 오스트리아 헝가리 제국의 침입을 물리친 크로아티아의 영웅 '반 조세프 옐라치치'의 이름을 딴 거랍니다.
광장에서는 때때로 재밌는 이벤트가 열리기도 한답니다.
카페와 상점들이 밀집해 있습니다. 항상 사람들로 북적이고 활기 넘치는 곳이랍니다.
광장 한 귀퉁이에는 군밤 장수도 있었어요. 저도 군밤 한 봉지 사 까 먹으면서 돌아 다녔어요.
우리나라 군밤 장수는 밤 밑둥에 칼집을 내는데 크로아티아 군밤 장수는 밤 윗둥에다 칼집을 내더라구요.
제 카메라를 향해 살짝 웃어주던 모자. 쌩유~
거리의 악사가 연주를 시작하고 얼마지나지 않아서 저 꼬맹이가 춤을 추면서 중앙으로 나왔습니다.
너무 귀엽고 이뻐서 카메라를 들이대니, 저를 원망스런 눈길로 쳐다보더니 그만 엄마한테 쪼르르
달려가는 거예요. 수줍었나봅니다.
그 느낌 아니까... 어찌나 미안하던지... 꼬맹이를 향해 "쏘리~" 했지만
아이가 알아들었을리 만무하고...
잠시 후... 다시 연주가 시작되자 그 꼬맹이가 다시 음악에 이끌리듯 스르르 중앙으로 나오더군요.
감성이 풍부하고 제 감정에 솔직한 저 아이, 나중에 어떤 어른으로 성장할까요?
또 다른 꼬마 숙녀가 엄마에게 동전을 얻어서 악사들 가방에 내려놓고는
춤을 추기 시작합니다. 감성이 풍부한 아이들, 너무 사랑스럽네요.
지난 주
치유 피정에 다녀왔습니다.
동안 몸도 마음도 치쳐있었거든요.
힐링이 필요했습니다.
일단 서울을 벗어나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만으로도 좋았습니다.
다음 날 아침,
미사를 드리는데 눈이 팔랑팔랑 날리기 시작했고
시선이 저도 모르게 창 밖으로 향하는데
예수님이 마당 가운데 서서 팔을 벌린 채 눈을 맞고 계시더라구요.
너무 따뜻하고 편안한 얼굴로
웃고 계셨어요.
그 미소에 마음이 스스르 녹아내리면서
눈시울이 촉촉해 졌어요.
애써 참으며 성체 성가를 부르는데
옆에 앉은 지인이 저보다 먼저 눈물을 쏟데요.
얼른 주머니에서 휴지를 꺼내 건네주었답니다.
왜 우냐고 묻지 않았어요.
느낌 아니까...
나눔 시간에
그 지인이 기도를 하게 되었는데
이렇게 기도했어요.
"하느님,
어...어...
저는 기도를 할 줄 모릅니다.
그런데
하느님
감사하고,
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
하느님
그럼 이만 줄입니다."
저, 진짜 감동 받았습니다.
그 느낌 알 것 같아서요,
힘든 육신의 병을 극복한지 얼마되지 않은 그녀의 마음이 그대로 전해졌어요.
오늘,
스텔라 선생님 글에서
신부님께서 일어나 걸어셨다는 소식에
저도
'주님,
감사하고
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
라는 기도 밖에 할 수가 없었습니다.
주님,
참 좋으신 주님,
감사합니다.
그런데 주님...
조금만 더 신부님께 힘을 주세요.
조금만 더...
글구, 신부님...
신부님 곁에는 저희들이 있어요.
힘들고 외로울 때
언제든지 저희를 불러주세요.
저희는 항상 신부님 곁에 있어요...
You've got a friend / James Taylor
첫댓글 그 느낌...
사랑은 느낄때 행복하다..
그의 고통을 느낄때
나는 안절 부절이다...
(우리 신부님 털끝 하나도
건들지 마...고통아..
우리 신부님 아프게 하지마!!!!
우쒸~~~~~)
고시랑님 사진..글이 위안이 되어요
감사해요..
건강하시어요.
곡스 맘...
안절부절 이제 그만 뚝! 하셈...
신부님 이 고비 잘 견뎌내고 봄날에 부활하실 준비하고 계실거예요.
다시 뵈올 그날까지 우리 마음 모아요.
뚝!!!!!!!!
숨은 쉬어두 되지유~~~?
@곡스 글쎄용


숨 안 쉬면 어케 되는데요
그 느낌 아니까^^
요즘 유행이라는 느낌 아니까~~ㅋㅋ
고시랑님이 적재적소에 쓰시니 참말 느낌 알겠어요^^
피정도 다녀오시고 여유로운 시간 가지셨네요.
크로아티아를 두번째 가시려다 병이나 못갔으니
얼마나 속상하셨을까...그 느낌 아니까~^^
연전에 메주고리예를 가기위해
크로아티아 두브로브닉만 들렸던 기억이 납니다.
자그레브의 유서깊은 건물들도 너무 멋지고
사람냄새나는 글과 사진들도 아름답습니다.
울적한 마음에 달콤한 위로주신 고시랑님..마니마니 고맙습니다.
스텔라 샘... 그 느낌,
아시는군요...ㅎㅎ
신부님 상록수 청년들에게 얼마나 큰 애정 갖고 있는지 아는 사람은 다 알고 있답니다.
얼마나 놀라셨어요?
이제 눈물 대신 꽃처럼 웃을 날만 기다립니다.
신부님도 우리도 함박 웃음 터뜨릴 부활의 봄날을 기다립니다.
여행 잘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제가 더 고맙고 고맙습니다.
추운 날씨... 영육간에 더욱 강건하시길 빕니다.
올해 싱그러운 5월에
신부님이 메주고리예 다녀온지 10년이 되는 해여서
특별히 그 때 가신 분들 중에 가실 분들
그리고 새로운 분들이랑 함께 갈 것이라고 하셔서 이미 환호하면서 돈을 모으고 있었는데.......
신부님이 두브로브니크는 꼭 갈 것이라고 웃는 얼굴로 기뻐하셔서
덩달아서 맘은 벌써 메쥬구리예와 동유럽의 그 순례기를 보면서
설레어하던 그 멋진 곳들을 신부님과 함께 거닐고 있었지요.
고시랑님.....그 느낌 속에 머물면서 잠시 행복했습니다.
그러나 많이 아립니다!
고시랑 님이 드리는 신부님의 치유를 위한 기도에 저도 함께 손을 포갭니다.
황금연못 님,
이제 그만 아파하시고 좋은 날을 위해 마음 모아주세요.
신부님 틀림없이 일어나십니다.
글구 성지순례 비용...계속 모으세요,
올해 5월은 힘들지만 내년 5월에는 분명히 떠날 수 있을 겁니다.
지금 돈 헐어버리면... 내년에 빤쭈 팔아서 경비 충당해야 할 불상사가 생길지도 몰라요...^^
우리 모두 기를 모아 얼렁 쾌차하시라고 신부님께 전해 드리자구요...
그 느낌~~~~~~
좋아유.
감사하고
또 감사하고
감사한 마음.......
우리 이렇게 함께 마음 모으니...
느낌 참 좋아요...
느낌, 살아 있네...살아 있어..ㅎㅎ
tv프로그램 보다 훨~씬 느낌있는 크로아티아 와 우리들의 신앙을 한마음으로
멋지게 그려주신 고시랑님~ 완전 감사해요^^ 주성모님사랑이 찐하게 전해져 옵니다..
아이고

우정이 님...
살아있으시네요... 
넘 과한 칭찬에 저 지금 쥐구멍 찾고 있읍니다. 고맙습니다.
우정이 님도 느낌
설날, 가족들과 행복한 시간 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