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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준] 19
S#1. 강변 혹은 산중 일각
허망하고 허탈한 얼굴의 민세가 길을 가다가
먼시선으로 허름한 움막하나를 본다.
움막에선 가는 연기가 피어오른다.
S#2. 움막 앞
움막앞으로 서서히 다가서는 민세.
보면 다 쓰러져 가는움막.
마당 한켠에 커다란 가마솥이 있고.
불안한 민세.가슴이 뛰기 시작하고.
떨리는 걸음을 겨우 옮기는데
그런 민세의 발앞으로 뭔가가 걸리는 느낌
민세가 보면 상화의 신발이다!
순간 심장이 멎어버릴 듯한 충격을 받는 민세.
민세, 떨리는 손으로 주워보면
진흙이 가득 묻었지만...분명 상화의 신발이다.
민세 다시한번 가마솥을 보고
온몸이 떨려오는듯 한데...고통스럽게
일그러지는 얼굴.민세...움막안으로 뛰쳐들어간다.
S#3. 움막 안
움막의 거적을 확...젖히며...나타나는 민세...
어둠속에서...개다리 소반을...사이에 두고...
뭔가를 먹고 있던...사람들...고개를 돌려 본다...
순간...천둥소리와 함께...번개가 내리치는데...
그 밑에...비춰지는...두명의 남녀와...어린...여자아이...
모두 심하게 얼굴이 일그러져 있고...
민세...소스라치게...놀란다.천둥소리와
민세의 등장에 겁에 질린...여자아이들...
민세 ...이...짐승만도 못한 것들!!.
민세의 눈에 핏발이 서고...
움막안에 눈에 띄는 쇠스랑을 집어든다...
다시 천둥과 벼락이 치고...
쇠스랑을 집어든...민세의 얼굴에 빛이 스쳐가는데.
문둥이...부부...저항할 생각도 없이...
옆에 있는 두딸을 품에 꼭 끌어안고
멍한 눈으로...민세를 바라보는데...
민세...짐승처럼 울부짖으며...
쇠스랑을 높이 지켜든다...
민세 (절규하는)으...아...아아아...
그런 민세의 얼굴위로 다시 번쩍 하는
번개불빛이 비치고...요란스런 천둥소리가 울린다...
살의와 광기 가득한 얼굴로 울부짖으면서...
쇠스랑을 내리찍는 민세...민세의 쇠스랑에...
찍혀...화로가 옆으로 넘어지고...
가마니에 불이 옮겨붙는다...
연기와 불길이 피어오르는 가운데...
민세 다시 쇠스랑을 쳐들고...
그들을 향해 쇠스랑을 내리 꽂는다.
악하는 비명소리가 들리고...
S#4. 움막 밖
움막에서 뛰쳐나오는 민세...
움막에선...연기가 오르고...
화염이...움막을 집어삼친다.
광기가득한 얼굴로 비틀거리면서 나오는
민세의 얼굴과 옷이 붉은 피로 선연하게 젖어있고...
민세 들고 있던 쇠스랑을 떨어뜨린다.
자신의 손에 묻은 피를 보면서
허물어지듯이 무릎을 꺽는 민세...
상화의 신발 한짝을 움켜쥐고 오열을 한다...
민세 ...으...아아...아...상화야...상화야...
짐승처럼 울부짖는...민세의 뒤로...움
막이 불에 타는데...
광익 (소리)그 모든 일이 순식간에 일어났어...
제 목숨과도 같은 자식을 잃고.
넷이나 되는 문둥병자의 목숨을 살해한
끔찍한 일이...
S#5. 움막 밖
불타는 움막을 등에 지고...
상화의 신발을 안은채...주체할수 없이
흘러내리는 눈물로 범벅이 된 얼굴로...
걸어가는 민세...이때 민세의 초점없는 시선으로...
상화 또래의 소년이...민세를 보고 있다...
순간 자신의 눈을 의심하는 민세...
그 소년이 입고 있는 옷이...
분명...상화의 옷인데...
민세 ...상화야...상화야...
아이...겁에 질린 얼굴로 뒤로
주춤 주춤 물러 나는데...아이에게 다가가는
민세의 얼굴엔 피가 묻어있고...
옷 역시 피로 물들어 있는데...
아이를 보고 전율하는 민세...
달아나는 아이를 향해 달려간다...
민세 상화야...상화야...
눈을 부릅뜨고 아이쪽으로 가는 민세...
아이를 잡고...돌려서 얼굴을 보면...
상화의 옷을 입고 있지만 상화가 아니다.
소년...겁먹은 얼굴로...
민세를 보고...울먹이면서...
소년 살려주세요...
민세 ...
소년 ...난...안먹었어요...난...뱀하고 가물치만 먹었어요...
(옷을 벗어...민세에게 주면서)...이.이옷은...
어버지가 던져줘...입었어요...살려주세요.
겁어질려 울먹이는 소년을 보고.
기가 막힌 얼굴로...소년을 보는 민세.
갑자기 소년을 쓸어안으면서
울음을 터뜨린다...민세의 품에 안긴 소년은
여전히 겁먹고...울먹이는 소리로...
소년 ...살려주세요...
난 안먹었어요... 해치지 않았어요...
살려주세요...
민세...울부짖는다...
민세 ...용서해다오....날 용서해다오.
소년 (겁에 질려 울면서)살려주세요.
민세 ...용서해다오.용서해다오.
아이를 부둥켜 앉은채...통곡하는 민세...
아이는 여전히 민세의 품에 안긴채
살려달란 말만 되풀이 하고...
S#6. 삼적사 움막
광익과 허준이 앉아있는데...
두사람 모두 무거운 얼굴로 말이 없는데...허
준의 눈에 언뜻 눈물이 그렁하고...
광익도 착잡한데...
허준 그 아이는 어찌 됐습니까?.
광익 말이 없고...
S#7. 민세의 집 마당(회상)
초조하게 마당을 오가고 있는 안광익.
그때 마당안으로 노복이 들어오는데.
광익 어찌 됐나?
노복 ...봉사나으리 댁에도 아니 오셨답니다.
광익 (어두운 안색)대체...어디로 간게야.
불안하고 초조한 광익
그때 마당안으로 민세가
소년의 손을 잡고 들어서는데.
노복 나리!
노복의 소리에 안광익 보면.
피로 얼룩이 진 옷에 머리는 풀어헤쳐져.
기괴한 모습을하고 있는...민세.
광익 자네 그 몰골이...어찌 된 일인가? 상화는?
이때 방쪽에서...민세의 부인...안씨가 뒤쳐나오고...
울다 지친 퉁퉁부은 얼굴로...민세에게 온다...
안씨 나으리...
민세 ...
광익 상화는? 상화는 찾았던가? 이 아이는 누군가?.
민세 말없이 자신이 들고 있는
상화의 신발과 옷을 부인에게 내민다.
안씨 (신발과 옷을 보고 놀란 얼굴로)...이...이건...상화의 저고리와
꽃신이 아닙니까?...상화는 어딨습니까?
상화는 어딨습니까?.
민세 ...(말을 못하고...눈물만 흘린다)...
광익 이보게...말을 하게...상화는 어딨고...저고리와 꽃신만 가져와.
민세 ...상화는...죽었네.
안씨 .상화야...상화야...
순간...안씨가 혼절을 한다...
노복 아씨...
광익 (쓰러진 여동생을 잡고)여옥아...여옥아.
민세가...눈물만 흘리고 섰고...
소년은 겁먹은 얼굴로...
그 모습을 본다...
S#8. 민세의 방
민세와 안광익이 앉아있는데.
광익 (침통한)어쩌자는 것인가?
금수만도 못한 놈의 자식을 데려다 어쩌자는 게야.
민세 ...
광익 이보게 민세...
민세 저 아일...내 양자로 삼을 것이네...
민세의 말에 큰 충격을 받는 광익
광익 제 정신인가?. 저 아인 상화를 죽인 원수의 아들이야.
민세 (담담하게)저 아이에겐 내가 제 부모와 누이를 죽인
원수일테지.
광익 (답답한)이보게...민세.
민세 그만하세...자네가 뭐라해도...내 결심은 바뀌지 않을것이야...
광익 자넨 그렇다쳐도...여옥이는 어쩔건가?
여옥인...무슨 죄로...상화를 잃고...웬수의 자식을 키워야한단
말인가?
민세 그 사람도 내 뜻을 받아들일게야.
광익 (답답한 얼굴로 민세를 보는데)...
민세의 의지는 확고한 듯 하고...
S#9. 상화의 방
소년이 혼자...방에 앉아있는데...
상화가 입었던 옷인 듯...깨끗한 옷을 입고...
말끔한 얼굴로 있다.그래도 불안한 느낌은 지우고 못하고...
방안을 두리번 거리는데...이때 방문이 열리면...
화들짝 놀라는 소년...방안으로 민세가 들어온다.
민세 (입가에 희미한 미소를 띠고)...
그렇게 차려 입으니...신수가 훤하구나.
(자리에 앉으면서)밥은 먹었느냐?
소년 ...예...
민세 이리 가까이 오너라...
소년 ...
민세 어서...
소년...겁먹은 얼굴로...민세옆으로 온다.
민세 ...이름이 무어냐?
소년 ...개똥입니다.
민세 (입가에 따뜻한 미소를 띠고 소년을 바라본다)...
이제부턴...상화라 하자. 날 애비라고 불러라.
소년 ...
민세 ...상화야...
소년 ...(멀뚱히 민세를 바라보는데)
민세...순간...죽은 상화가 떠오르는지...
눈물이 핑돌고...고개를 돌려 눈물을 훔친후...
민세 자...가서...네 어머니한테 문안 올려야지.
S#10. 안채 앞
민세가...소년을 데리고...안채쪽으로 오고...
마루로 올라서서...부인을 부른다.
그 뒤엔...여자 노복이 따르는데...
민세 부인...
아무런 반응이 없고...
민세 부인...
민세가 방문을 연다...
S#11. 방 안
방문을 열고 안을 보는 민세...
대들보에 목을 메서 자진을 한 안씨...
안씨의 발이 허공에 떠 있고...
그런 안씨를 본...민세 소스라치게 놀란다.
이때 뒤에 들어온 여자 노복이
그 모습을 보고...비명을 지르는데...
민세 ...여 보...!.
노복 아씨!!.
민세 여보 ...여보!!
허공에 매달린 안씨의 시신을 보는 민세...
제정신이 아니다...
이때 광익과 남자 노복이. 뛰어오고...
광익 무슨 일이냐?
광익 방안으로 들어오고...
안씨를 보는데...경악한다...
광익 여옥아...여옥아.
(시간경과)목을 맨 안씨를 방바닥에 눕히고...
민세 여보. 아니되오.여보...
안씨를 진맥하는 광익.
광익 어두운 얼굴로 고개를 젓는다...
그런 광익의 얼굴에 눈물이 흐르고...
민세 (절망적인 얼굴로 울부짖는데)여보...여보...
S#12. 민세의 집 앞
안씨의 장례 행렬...눈물을 훔치면서
뒤를 따르는 광익...대문가에서...
떠나는 장례행령를 바라보는 민세...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다는 허망하고 허탈한 표정...
눈물도 말라서 더 이상 나오지 않고...
S#13. 내의원 외경
S#14. 내의원
양예수와 민세가 마주 앉아있다...
놀란 얼굴로 민세를 보는.양예수...
양예수 내의원을 떠나다니 .그게 무슨 소린가!
민세 의원이 되어...흉기를 들고...네 사람의 생목숨을 끊었습니다.
예수 그건 관아에서도 변명할 수 있어...결코 자네의 죄가
아닐세...그 일은
내가 수습할테니...그만 마음을 가라앉히게...
민세 제가 다시는 그 사람들을 되살릴수 없듯이...아무도 저를
용서 할 수 없습니다.
양예수 이사람아! 정신 차리게. 제 자식을 죽인 문둥이의 아들을
양자로 삼았다더니... 내 보기엔 자넨 지금 정상이 아니네.
마음이 심란하여...갈피를 못잡는게야...
내 말미를 줄터이니...쉬게. 충격에서 벗어나...냉정을
되찾으면...그때...
민세 (단호한)소인의 마음은 변치않습니다. 내의원을 떠나겠습니다
양예수 (답답한)죽은 자들은 괘념치 말게...
그들은 문둥병자야...자네 자식을 죽인 짐승같은 자들이야...
민세 그들의 피도 우리 피처럼 붉었습니다...
예수 ...
민세 소인의 옷자락을 적시던 피는 분명이 붉었습니다.
그들은...문둥이라는 병자였을 뿐.우리와 똑같은
사람이였습니다.
예수 ...자넨 내 뒤를 이어 어의가 될 사람이야.
자네를 그렇게 촉망하는건 나 혼자만의 안목이 아닌걸
모르는가?
민세 ...
양예수 나한테 맡기게...장차 왕실의 시탕을 책임질 자네가
그까짓 문둥이 몇쯤 해를 입혔기로 무슨 대수란 말이야.
더구나 그들은 자네의 자식을 해친 흉폭한 자들이야...
민세 ...이날까지 공사간에 여러 지침을 주신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양예수 ...
민세 소인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예수 ...
착잡한 얼굴로 상념에 잠겨있다가...
예수 마음이 가라앉거든...다시 돌아오게...
민세 ...
민세 자리에서 일어나
예수에게 인사를 하고...밖으로 나가는데...
착잡한 얼굴로 상념에 잠기는 예수...
S#15. 민세의 집
마당엔 떠날 차림을 한 민세가
소년과 함께 서있는데...그 옆으론 안타까운
눈빛을 한 안광익이 이들을 보는데...
민세...잠시 자신의 집을 둘러본다...바라본다.
노복들 눈물을 훔치고...
노복 (울먹이며)...나으리...
광익 기어이 가려는가?
광익의 말에 대꾸없이 쓸쓸하고
애잔한 미소만을 띠는 민세...
광익 ... 어디로 갈것인지 말을 하게...
나도 내의원을 떠날것이야.
민세 ...?
광익 어차피 내의원엔 오래 머무를 생각 없었어.
여긴 나같이 부술 따위에나 관심이 있는 백정놈이
있을 곳은 아니지.
어디로 가는지 알려주게 내 곧 뒤따라 가겠네.
민세 정처없이 가는 길에 정한데가 있겠는가?
그저 다시는 세상빛을 보지 않을 작정이야...
광익 ...
S#16. 움막
불탄 움막 옆에 무덤이 만들어져 있다.
그 무덤 앞에서서 회한에 잠겨 있는 민세...
민세 날...용서하시오.
돌이킬 수 없는 악연으로...이리됐으니..평생을 참회하고
살겠소... 할수만 있다면...내 목숨이 붙어있는 한은...문둥병과
싸울 것이요. 하늘이...고칠수 없다면...내가... 내가 .그 참혹한
병을 고칠 것이요...
민세...무덤에 절을 한다...
옆에 서서 그런 민세를 바라보는
소년의 시선...
민세 절을 마치면...소년에게...
민세 절을 올리거라...
소년...무덤에 절을 하고...민세...
그런 소년을 안스런 눈빛으로 본다.
S#17. 산중 일각
길을 걷고 있는 민세와 소년...
민세 앞서 가고 그 뒤를 따르는 소년.
민세...문득...뒤를 돌아보면.
힘들게 민세를 따르는 소년을
애처롭게 바라보다가...
소년의 앞으로 가...소년의 옷깃을 여며주는데...
소년 .여전히...민세가 두렵고
민세 그런 소년을 쓸쓸하게 바라보다가...
소년의 손을 잡는다...
민세 가자.
두사람...다시...걸음을 옮기기 시작하고...
황량한 겨울 산자락에...점점이 사라지는
두사람의 뒷모습이...쓸쓸함과...적막함을
더해주는데 그 위로 안광익의 목소리.
광익 (소리)그렇게 길을 떠난 민세는 아이를 데리고...
두류산으로 가...마침 그때 세상을 떠돌던 휴정
(서산대사라는 자막)을 만나...낙식(삭발이라는 자막)을
주재받고...중이 되었다.
S#18. 삼적사 움막
허준과 광익이 있고...
광익 그리고는...여기 안점산에 들어와...
세상을 유랑하는 대풍창병자들을 모아 그들을 치유하며
살아온 것이 벌써 십수년이...됐어.
허준 밤낮없이 법고를 두드리던 아이가 상합니까?
광익 (고개를 끄덕이는)...지놈 가슴에 맺힌 한을 삭히느라
그런것이지.
허준 ...상화는 대풍창에 걸리지 않았습니까?
광익 ...안점산에 온뒤로...그 아이에게도...증세가...나타나기
시작했지. 허나...삼적이...열과 성을 다하여...병이...깊어지는
것을 막았어. 지금은...괜찮은가 싶지만 언제 또 발병할지
모를 일이야.
허준 ...
S#19. 나병환자촌 일각(밤)
허준이 움막에서 나와...걸어가는데...
그런 허준의 얼굴위로...
광익 (소리)사람의 마음이란 것이 정성만으론 돌릴 수가 없는
것인지. 상화는 나이를 먹고 철이 들어갈 수록 삼적이
제 부모와 누이를 죽인...원수라는 사실을...떨쳐버릴 수가
없었어... 언젠간 제 손으로 삼적을 죽이겠다고. 살의를 품고
사는게지... 삼적은...저 아이가...제 목숨 가져갈 날을 기다리고
있는지도 몰라.
이때 한쪽에서 들려오는 법고소리.
허준이 다가가서 보면...
상화가 법고를 두드리고 있다.
상화 미친 듯이 법고를 두드리고...
그런 상화의 얼굴위로...
어둠속에서도 언뜻 눈물이 비치고
S#20. 삼적사 일각 불당(밤)
불상앞에서 상념에 잠긴 삼적의 모습.
그 위로도 상화가 두드리는 법고 소리가 울리고...
탄식을 하듯이...나무관세음보살을 읊조리는데.
열려진 불당 문틈 밖에서
그런 삼적을 보는 허준의 시선.
S#21. 삼적사 전경(낮)
S#22. 약재창고
창고 한켠에서 작두로 약재를 썰고 있는 허준...
이때 창고안으로 상화가 들어오는데...
어깨에 건약재를 짊어지고 들어와서...
허준옆에 부려놓고 나간다.
허준 상화야...
상화 ...(허준을 보는데)...
허준 (의식적으로 상화와 친해 질려는 듯)
좀 있다...산으로 뱀을 잡으러 갈까 하는데.
같이 가겠느냐?
상화 ...
허준 (입가에 미소를 띠고)
사람들 말이...니가 동면중인 뱀 굴까지 귀신같이 찾아낸다고
들었다. 여기서 약재를 만들자면...뱀하고 가물치를 수도
없이... 잡아야 한다니...내게도 그 재주 좀 일러다오.
상화 ...위선떨지 말고...그만 내려가시오.
허준 (얼굴이 굳어지고)...무슨 소리냐?
상화 ...(목덜미를 감싸고 있는 수건을 풀어젖히고...고개를 들어
목을 보여주는데...목이 심하게 일그러져있다...
그리고...저고리를 젖히면...가슴과 배에도...상처의 흔적이
있는데.) 봤소? 나처럼...문둥이가 되면... 그래서...뱀이라도
먹고...먹고...연명해야 된다면...그처럼 절실하다면
십리밖에서도...냄새를 맡을 수 있소.
허준 ...
상화 대단한 시혜라도 베풀 듯 그따위 웃음으로 불쌍한 사람들
현혹하지 마시오.
허준 ...
상화 당신처럼 언제라도 돌아갈 자리가 있는 사람이. 문둥이
심정을 어찌 알아!!
허준...그런 상화의 반응이 당혹스러운데...
상화 입가에 냉소를 띠고...창고밖으로 나간다.
허준...무거운 얼굴로 상념에 잠기는데...
S#23. 약재창고 앞
마당에 앉아 손수 탕약을 다리고 있는 도지...
정성을 다해 불의 세기를 세심하게 조절하고 있는데...
한켠에서...약재를 썰고...마당을 쓸며...
이 모습을 보고 있는 오근과 영달...꺽쇠, 장쇠들...
저희들끼리 시선을 주고받는데...(시간경과)
도지...약을 짜내어...이를 쟁반에 받쳐들고 안으로 가면...
도지가 간것을 확인하고...입을 여는 무리들...
장쇠 예진아씨 몸져 누웠다고...탕약까지 손수 지어다 바치니...
정말 대단한 정성입니다요...
영달 요 며칠샌 잠도 안자고 머리맡을 지키는 모양입니다요...
오근 (빈정거리듯이)과거준비 한다고...병사엔 얼씬도 안하더니만...
열부났네, 열부났어.
S#24. 예진의 방
예진이 누워 있고...도지가 그 옆에 앉아있다...
창백한 안색에 식은땀을 흘리는 예진을 바라보는
도지의 마음...안타까운데...도지...
옆에 놓여진...수건을 들어 이마에 땀을
닦아 주려할 때...예진...눈을 뜬다.
도지 (걱정스러운)...정신이 좀 드느냐...
예진 ...
예진...힘겹게...몸을 일으키려하면...
도지...얼른 이를 부축하는데...
도지 우선...탕약부터 마시거라.
도지...탕약을 들어 예진에게로 가져오면...
예진...그런 도지를...바라보는데...
도지 십전대보탕이다...빨리 기력을 찾아야지.
예진 ...
도지...예진의 손에...약을 들려주고...
예진...도지로 부터...약을 받아...마신다...
그런 예진을 바라보는 도지의 눈빛...
애정어린...근심으로 가득한데...
탕약을...마시고...그릇을 내려놓는 예진...
예진...자신을 바라보는 도지의 시선이...
조금 부담스러운데...
도지 ...네가 이렇게...누웠으니 아무일도 손에 잡히질 않아.
(겸연쩍게 미소띠며)아무래도...내가 의과에 합격하려면
한시라도 빨리 니가 자리를 털고 일어나야겠어.
예진...미안하고 부담스러운데...
그때...밖에서 오근의 목소리가 들린다...
오근(소리) 도련님...오근입니다...
도지 무슨 일인가?.
오근 진주 유대감댁에서 사람이 와 있습니다요.
도지 들게...
오근...문을 열고 들어와 앉는다...
도지 우찬성을 지내신 유시찬대감말인가?
오근 예...지금 당장 뫼셔가겠다...가마까지 대령해왔습니다.
어서 채비하시지요...
도지...여전히 창백한 예진이 걱정스러워.
내키지 않는 눈친데...
오근...그런 도지의 망설임을 읽는다...
도지 ...내키지가 않네...
오근 (놀라서)예?
예진도 의아한 얼굴로 도지를 본다...
오근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스승님도 안계시니...당연히 도련님께서 가셔야지요...
도지 예진이가 병중이니...자리를 비우고 싶지 않소.
예진 ...소녀...걱정은 마시고...다녀오십시오.
이제...자리를 털고 일어날 듯 합니다.
오근 아씨 말씀대로 하시지요. 다른 분도 아니고...
좌찬성까지 지내신 대감마님댁인데...
어찌 거절을 하겠습니까?
도지...잠시 망설이다...
도지 (오근에게)이번 왕진은...영달이를 데리고 갈터이니...
자넨 예진이의 병세를 살펴주게
오근 예...심려마십시오.
S#25. 오씨의 방
오씨가 심난한 표정으로 앉아 있는데
침모가 문을 열고 들어와 앉는다.
오씨 도지는 갔는가.?
침모 예...방금...진주로 떠나셨습니다요.
그말에 오씨 의미심장한 표정이 되는데.
S#26. 예진의 방
예진이 자리에 앉아 핼쑥한 얼굴로...
경대를 보면서...얼굴과...옷매무새를...
만지고 있는데...그때...밖에서...
오씨의 목소리가 들린다...
오씨 안에 있느냐...
예진 (당황한)예...
예진...얼른 경대를 한쪽으로 치우고...
자리에서 일어나...오씨를 맞는데...
들어와...자리에 앉는 오씨...
예진도 오씨 앞에 앉는다.
오씨 안색을 보니 이젠...살만 한가 보구나?
예진 ...
오씨 (휴하고 한숨을 쉬고)...다음엔 또 뭘로 도지의 앞길을 막을
셈인지...
예진 ...?
오씨 밤낮으로 공부에 전념해도 시간이 부족한 도지가...
너 때문에...몇날 며칠을 의서를 보기는커녕 잠 한숨 제대로
못잔걸 아느냐?
예진 (착잡하고)...
오씨 ...대체...뭣 때문에 도지가 공부도 미룬채
네 병수발을 들어야 한단 말이야.
예진 ...
오씨 이젠 아랫것들까지...너와 도지일을 수군거리고 있어...
허준이 그놈하고 망측한 소문을 달고 다니더니...
이젠 도지까지 해괴한 소리를 듣게 할 작정이더냐.
오씨의 심한 언사에
예진의 얼굴이 굳어지는데...
오씨 도지의 앞길을 막자고 이제껏 널 거둬 키운게 아니다.
예진 ... .
오씨 ...은혜를 갚는 건 바라지도 않아.허나 너도 생각이 있다면
도지를 위해 뭘 해야하는지는 알게 아니냐!!
예진...착잡하고...
S#27. 허준의 집 마당
산에서 캐온 칡뿌리를 다듬고 있는 다희
그때 부엌에서 나오던 손씨 다희와...
다희 옆에 수북히 쌓인 칡더미를 보고...
한숨을 내쉬는데...
손씨 ...저자거리에 들고 나가봐야...팔리지도 않는데.
괜한 수고만 하는 거 같소.
다희 ...품을 팔래도 일손을 찾는데가 없으니...도리가 없습니다.
손씨...다희 등에 업혀 잠들어 있는
겸이를 안쓰럽게 바라보고...
손씨 ...이 어린게...무슨 고생인지...
다희도...심난해 지는데...
그때...마당안으로 함안댁이 들어선다...
반갑게...맞는 손씨...
손씨 마침 잘왔네...
내 부탁한건 알아봤던가?
함안댁 아유. 눈이 빠지게 찾아봐도 삯바느질이고 허드렛일이고...
없습디다.더군다나...저번에...김진사댁에...비단 잃어버린
소문도 있고해서...
손씨 (펄쩍 뛰면서)...그건...그집 침모 소행이라고 밝혀지지
않았던가?
함안댁 그야 그렇지만...한번 돈 소문인데...쉬이 가라않겠습니까요?
손씨 ...다른 방도는 없겠는가?
함안댁 허드렛 일이래 봐야...유의원댁에서 병사 치우고...
피고름 수건 빠는 일 뿐인데 이집은 그 댁 일을 할 형편이
못되잖아?
함안댁의 말에 손씨의 표정 어두워지고.
다희...진지하게...생각에 잠기는데...
S#28. 마을 일각
예진이 보따리를 들고 어디론가 가고 있다.
이때 한쪽에서...다희가 오는 것을 보는데...
예진...한쪽에 서서 다희를 본다...
다희는 예진을 의식못하고 지나쳐 가는데...
착잡한 얼굴로 다희를 보는 예진의 시선.
예진...몸을 돌려 걸어가는데...
이때 맞은편에서...양태와 구일서가 오고...
두사람 예진을 보고 꾸벅 인사를 한다...
일서 어디 가십니까?
예진 (예진...입가에 희미한 미소띠고)...예...
예진. 두사람에게 눈인사를 하고...간다...
양태...그런 예진을 계속 바랄보는데...
양태 (감탄하고)햐...곱다 고아...
일서 (그런 양태의 뒷통수를 후려치고)...이 자식은...치마만 둘렀다
하면... 껄떡되네...
양태 내가 언제 그랬수...
일서 ...하...자식...호랭이래도 두어마리 잡아...빨리 장가 보내든가
해야지...
양태 (희죽웃으면서)저...정말이유?
일서 야 이놈아...그딴 정신으론...니놈이 먼저 호랭이 한테
잡히겠다.
S#29. 안채 일각
침모가 마당에서 빨래를 널고 있는데...
오근...주변을 둘러보고...은근히 그녀에게 다가간다...
오근 헛기침을 하면...침모...화들짝 놀라 돌아보는데...
침모...놀라면서도...오근이 서있자...좋고...
오근 (은근하게 웃는)손 좀 내보게...
침모 (쑥쓰런)...소, 손을 보이라니...
벌건 대낮에 남사시럽게 왜 이러시우...
오근 거참. 내보라면...내주는거지...뭔 말이 많아.
침모 (무지하게 쑥쓰러워 하면서도...오근에게 슬며시 손을
내미는데)...
그런 침모의 손에...칠보반지를 껴주는 오근.
침모 (입이 딱 벌어지는데)아니, 이게 뭐유?
오근 (흐뭇한)칠보 반지네.
지난번...약병아리를 고아준 성의가 고마워서...
침모 (짐짓)나...나는 이런거 받자고 한 일이 아닌데.
오근 됐네. 자네맘 다 알지...
오근...주위를 다시 둘러보고는...
오근 (은밀하게)우리 이따 날 저물면 물레방앗간에서 만날까...
침모 (당황해서...).무...물레방아간은 왜?
오근 왜긴 왜야. 엄동이라 보리밭이 없으니 물레방앗간이
그만이지.
침모...어쩔줄을 모르는데...
이때 안채로 들어오는 다희.
다희를 보고 두사람 화들짝 놀라고
오근 얼른 한쪽으로 간다.
침모.그렇게 사라지는 오근이 아쉽고...
다된 밥에 재뿌린 다희를...
도끼눈을 하고 본다...
침모 ...(냉랭하게)웬일인가?
다희 ...이댁에 병사를 치우고...피고름 수건을 빠는
허드렛일이 있다 들었소...
침모 ...일이야 있지만 어디 마님께서 자네한테 의원 일을 맡길 성
싶은가? 어림 없으니 물러가게...
다희 ...무슨일이라도 좋으니...시켜만 주시오.
그때...오씨가 집사와 함께 나타나는데.
다희를 보고...눈꼬리가 치켜올라간다...
오씨 무슨 일이냐?
오씨를 본 다희, 얼른 인사를 한다...
침모 ...의원 허드렛일을 시켜달라고 찾아왔습니다요.
침모의 말에...오씨 거만하게
눈을 치켜뜨고 다희를 보는데...
다희 ...마님께서...시키시는 일이면...무엇이든지 하겠습니다.
다희의 말에...오씨의 입가에 냉소를 띠고.
오씨 (흡족한)...위아래도 모르고 오만방자를 떨더니
이제야 정신을 차린 모양이구나.
다희 ...
오씨 (침모에게)데려가 일을 시키게.
침모 (뜻밖이라는듯)예?
오씨 우월한 표정으로 다희를 보고
방안으로 들어간다. 착잡한 다희...
S#30. 병사 일각
병사에서...병자들의 오물을 담은 그릇이며...
피고름이 잔뜩 묻어있는
수건을 챙기고 있는 다희.
S#31. 의원 일각
마당 한켠에 앉아...피고름 수건을 빨고 있는 다희...
물이 담겨진 대야엔...살얼음이 떠있는데...
그곳에... 손을 담그는 다희...손이 얼어...벌겋다...
살을 에이는듯...고통스럽지만...
입술을 깨물어 참는 다희...
다희(마음의 소리) ...서방님...
서방님과 겸이를 위해서면.
어떤 어려움도...굴욕도 견딜것입니다...
여긴 걱정말고...의술에 정진하십시요.
S#32. 삼적사 전경
S#33. 삼적사 일각
일각에서...병자들을 진료하고 있는 삼적과 허준.
삼적이 병자들의 환부를 살피고...
허준이 옆에서 삼적을 거들고 있다
진료를 마친 병자들에게 탕약을 주는 허준.
이때...삼적의 움막에서...상화가 나오는데...
봇짐을 들고 있다.상화...진료를 하는
삼적과 허준을 의식하면서 조심스럽게...
움막뒤쪽으로 재빨리 몸을 숨긴다.
상화가...사람들의 시선을 피해...한쪽으로 급하게 가면.
그곳엔...수건으로 얼굴을 가린 상화 또래의 계집아이가.
역시 봇짐을 들고 초조한 눈빛으로
상화를 기다리고 있다. 두사람...한쪽으로
급하게 도망을 가는데...이때 한쪽에서 오다가
그런 상화와 여자를 보는 안광익.
멀리 도망치는 두 아이를 한동안 바라보는 광익
S#34. 산중 일각
상화와 계집아이가 몹시 급한 걸음으로
산아래로 도망쳐 간다.
여자아이가 산비탈에 미끌어져 넘어지면...
상화 얼른 부축을 하고... 두사람 내려가는데...
이때...산위로 올라오던 예진과 마주치는 상화.
예진...상화를 보고 반색하며...
예진 상화 아니냐?
(옆에 있는 수연을 보고)수연아...
상화 몹시 당혹스러운데...
수연도 어쩔줄 모른다...
예진 어딜 가는거냐?
상화 ...
예진 ...?
상화 얼른 수연을 팔을 잡고...
산아래 급하게 내려간다...
그런 상화와 수연을 보고 놀라는 예진...
예진 상화야...수연아...상화야...
상화...뒤를 돌아볼 겨를도 없이...
산아래로 내려가고...의아한 얼굴로
그런 상화와 수연을 보는 예진의 시선.
S#35. 삼적사 일각
삼적대사와 허준이 병자들을 진료하고 있는데
이때...한쪽에서...예진이 나타난다.
대풍창 병자들 이미 예진을 잘 아는 듯...
예진에게 합장을 하면서 인사를 하면...
예진도 합장을 하고 인사를 한다.
예진...그런 자신을 의식못하고...
병자의 상태를 보고 있는.삼적과 허준을 본다.
진료에 열중하고 있는 허준을 보는 순간...
입가에 희미한 미소와 함께 화색이 감도는 예진
예진 대사님...
순간...고개를 드는...삼적과 허준...
두사람 모두 놀란다...
삼적 예진아...
예진 (입가에 미소를 띠고 합장을 하면서 인사를 한다)...
그간 평안하셨는지요?
삼적 (웃으면서)진정 법문에 들었다면 모르되...나같은 땡초가...
평안할 수 가 있겠느냐?.
예진 ...(허준를 보고 인사를 한다)...
허준 (역시 예진에게 인사를 하는데)...
삼적 ...혼자 왔더냐?
예진 예...소녀...잠시 대사님께 의탁해야겠습니다.
삼적 그새 많이 야위었구나...어디 아픈게야?
예진 (쓸쓸한 미소를 띠고)...아닙니다.
허준...그런 예진의 쓸쓸한 미소를 보는데...
예진 ...산길을 오다가...상화와 수연이를 보았습니다.
순간...얼굴이 굳어지는 삼적...
삼적 ...어딜 간다더냐?
예진 ...소녀도 의아하여 물었더니...아무 대꾸없이...산아래로 급히
내려갔습니다.
삼적 (허준과 병자들에게)...어찌 된 일인지 알아보게.
허준과 병자 두어명이...급하게 움막쪽으로 가는데.
착잡한 얼굴로...있는 삼적...(시간경과)...
잠시후...한쪽에서 허준과 병자 두어명이 오는데...
허준 짐을 꾸려 내려간 듯 합니다...
삼적 (탄식하듯이)...이런 미욱한놈이 있나...
나무관세음보살...
이때 한쪽에서 들리는 안광익의 목소리...
광익 차라리 잘된거지...
삼적과 허준 예진이 광익을 보면...
광익이 다가오면서...
광익 원한을 버리지 못하고...예서 겉도느니...떠나는게 백번 나아...
삼적 (버럭)어찌 그런 무심한 말을 하는가!!.
커서는 단 한번도 세상밖으로 나가본적이 없는 아이들이야.
세상이 자신들한테 어떤 적의를 갖고 있는지...한번도 경험한
적이 없는데...어디가서 무얼하고 산단 말인가?
어떤 봉변을 당할줄 알아!.
광익 (약간 빈정거리듯이)부처님 자비가 있는데 무슨 걱정인가?
삼적 실없는 소리!!
삼적...노기띤 얼굴로...한쪽으로 간다...
광익 (허준에게)...나도 이만 가야겠다.
허준 ...어디로 가십니까?
광익 ...어디 엄동에 얼어죽은 사람이라도 있나 찾아봐야지...
껄걸 웃으면서...한쪽으로 사라지는데...
그런 광익을 보는 허준과 예진의 시선.
허준 ...수연이란 아이를 아십니까?
예진 예...상화와 같이 어릴적부터...이곳에서 자랐다고 들었습니다.
한때...대풍창이 발병했으나...지금은 그 진행이 멈추었지요.
상화와는 서로 마음을 주고 지내는 눈치였습니다.
S#36. 산중 일각
산을 내려가는 상화와
수연의 모습이 보이는데...
S#37. 유의원 일각
도지와 영달이 의원마당으로 들어선다...
마당에는 오씨와 집사...
오근과 꺽쇠 장쇠가 이들을 맞고...
도지 (오씨에게 인사를 하고)소자 다녀왔습니다.
오씨 애썼다.
영달 (꺽쇠...장쇠에게)뭣들하슈...짐 받지 않고...
꺽쇠 장쇠.영달에게 짐을 받는데...
도지 (오근에게)예진이의 병세는 어떻소?
도지의 질문에 오근 순간 당혹스러운데.
오근 오씨와 시선이 마주치면.
오씨...아무일 없었다는듯...태연하고.
오씨 아버님께 문안 여쭙고...그만 쉬거라.
오씨 안채쪽으로 간다.
도지 어찌 됐냐고 묻지않소?
오근 저...그게.
도지 (불길한)더 악화된거요?.
오근 그게 아니라...예진 아씨는 의원에 안 계십니다.
도지 그게 무슨 말이요?
오근 도련님께서 진주로 떠나신날...의원을 떠나셨습니다.
도지 떠나다니? 어디로 갔단말이요?
오근 그건...소인도 모르겠습니다요...
오근의 말에 충격을 받은
도지의 얼굴이 굳어지는데...
S#38. 의태의 방
의태가 의서를 보고 있고...
그 앞에 도지가 앉아있다...
도지 예진인 어디로 갔습니까?
의태 ...내가 돌아와보니...삼적사로 간다는 글월만 남았더구나...
도지 병중인 아이가 갑자기 삼적사엔 왜 간단 말입니까?
의태 내가 그 아이 속마음을 어찌 알겠느냐?
(덤덤하게)여기보단 게가...편한게지.
순간 도지의 얼굴이
도지의 얼굴 일그러지고.
S#39. 의원 일각
도지 ...유월을 불러 앉혀놓고 다그치는데...
도지 예진이가 무슨 이유로 의원을 떠났게냐?
유월 (어쩔줄 모르고)쇤네는 모릅니다.
도지 (소리치는)예진이의 수발을 들면서...그 이유도 모른단
말이냐!!
유월 ...
도지 무슨 일이냐?무슨 일인데...삼적사로 떠나?
유월 ...(난감하고)...
도지 네 이년...물고를 내야지...말하겠느냐?
유월 ...마...마님께서...
순간...도지의 얼굴이 굳고...
도지 어머님이 어쨌단말이냐?
유월 (쩔쩔맨다)...
도지...서슬 시퍼런 시선으로
유월이를 노려보고...
유월...어쩔 줄 모르는데...
S#40. 오씨의 방
오씨...방안에 앉아있는데...
밖에서...잔뜩 굳은...도지의 목소리가 들린다...
도지(소리) 소자이옵니다.
오씨 그래, 들어오너라...
굳은 표정의 도지...안으로 들어와...
오씨의 앞에 앉는데...
오씨 먼길 다녀오너라 피곤할텐데...그만 쉬지않고...
도지 ...
오씨 (그제서야 안색을 보고)...무슨 일이냐?
안좋은 일이라도 있었던게야?
도지 (무거운)어머님께서 예진이를 보내셨습니까?
오씨...도지의 말에...찔끔하는데...
오씨 ...그. 그게 무슨 말이냐?
그 아이가 언제 내가 오란다고 오고 가란다고 가던 아이냐?
도지 (단호한)소자 지금 삼적사로 가 예진일 데려 오겠습니다.
데려와 예진이와 혼인하겠습니다.
오씨 (경악하고)도지야!
도지 소자 이제껏 예진이에 대한 어머니의 마음이 누그러지기만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허나...이제...더 이상은...참고 기다릴
수가 없습니다.
오씨 대체 니가 뭐가 아쉬워 예진이한테 연연하는게야?
그 아이가 허준이란 놈한테 마음을 주고 있다는건...
너도 알지 않더냐? 처자식까지 딸린 놈한테...정분이 난
아이한테 왜 미련을 두는게야!
도지 소자 또한 그런 줄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허나...이제서야...예진이가 그동안 소자를 외면한 이유를
알았습니다...
오씨 ...?
도지 예진이가 소자의 마음을 받아들이지 못한 건......어머님
때문이 아닙니까?
오씨 (당황해서)...도지야...
도지 (격한)어머님께서 소자와의 혼인을 막으시려고
예진일...얼굴까지 얼근...약재상한테...시집 보낼려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오씨 ...
도지 이번에도...예진을 떠나 보낸건 어머닙니다...
오씨 아니다...난 가란적없어...그 아이가 제발로 떠난게야
도지 (애절한)...어머님...소자...이렇게 간청드립니다...
제발...예진이와 혼인할 수 있도록 해주십시요.
오씨 도지야.
도지 어머님이 그리 원하시는 내의원 어의도 마음이 잡혀야 될
것이 아닙니까? 소자 이대로 예진일 놓치면 아무것도 못할
듯 싶습니다.
도지의 말에...충격받는 오씨...
도지 제발 .예진이와의 혼인을 허락해주십시요.
오씨...도지의...말에 심난하여...
어찌할바를 모르는데.
S#41. 삼적사 전경
S#42. 삼적의 움막
삼적이 움막 한켠에 앉아서...
붓으로 무언가 적고 있다.
예진은 한쪽에 앉아서...의서를 보고 있는데...
이때 움막안으로 들어오는 허준.
삼적에게 인사를 하고...
허준 부르셨습니까?
삼적 (쓰던 것을 멈추고 허준을 본다)
약재창고에 있는 건약재를 함안 저자거리에 내다팔고...
병자들이 필요한 물품을 사오너라.(종이를 허준에게 주면서)
여기 품목을 적었다.
허준 (품목을 받아든다)...
허준이 삼적에게 인사를 하고 돌아서는데...
삼적 혹...
허준 (삼적을 보면)...
삼적 ...저자거리에서...상화를 본 사람이 있으면...그놈 행방을
수소문해보거라. 떠돌다...죽었으면...원혼이라도 거두어야지...
허준 (착잡한 얼굴인데)...
허준과 예진의 시선이 마주치면...
예진도 삼적의 어두운 얼굴을
의식하고 안스러운데...
S#43. 산중 일각
허준이 자루에 든 건약재를 지게에 지고...
산길을 내려간다.
S#44. 마을 일각
상화와 수연이 인적을 피하여 마을 일각을 간다.
두사람 모두...그동안 몹시 고생을 한 듯...
행색이 초라하고...초췌한데.
수연은 병색이 완연한데...
한기를 느끼는지 몸까지 부들 부들 떤다...
상화 조금만 참아.
무슨 수를 써서라도 허기는 채워야겠다.
수연 (울먹이면서)저는 이제 그만 삼적사로...돌아가고 싶습니다.
상화 (단호하게)약한 소리 말아.
이렇게 떠돌다...굶어죽고 맞아죽는 한이 있어도...거긴 안
돌아가.
S#45. 저자거리
행인과 상인들로 붐비는 저자거리에
건약재를 진...허준이 걸어간다.
허준...약재상과 흥정을 하는데...
S#46. 마을 일각
수연을 부축해 가는 상화...두리번거리다가.
빈집으로 보이는 초가 마당으로 들어간다.
상화 계시오? 계시오?
아무런 대꾸도 없는데...상화가
부엌쪽으로 갈려가면.이때 부엌에서
어린 아이 하나가...나오다 상화와 마주치고.
아이...상화와 수연을 보고 흠짓 놀라고...
겁먹은 얼굴로. 뒤로...물러난다.
상화 ...겁내지 마라.
염치없지만 허기가 져 그러니 식은 밥 한덩이만 다오.
아이 (겁먹은 얼굴로 울먹이다가...울음을 터트리는데)...
상화 (안타까운 얼굴로 아이를 잡고)널 해칠려고 온게
아니니...겁내지 말라...겁내지 마라.
아이 (기겁을 하고 더 우는데)...
이때...마당으로 들어서는 사내 두명...
상화와 아이...그리고 수건으로 얼굴을
감싸고 있는 수연을 보고...놀란다.
사내 저...저게 뭐야...문둥이놈이...자네 자식 잡아먹네...
사내2 (눈에 핏발이 서고)...네 이놈을...
사내들 눈에 띠는 몽둥이를 잡고...
상화를 후려친다...쓰러지는 상화...
상화 아니요.그게 아니요.
수연 ...오라버니.
사내들...상화에게 달려드는
수연에게도 몽둥이 질을 가하는데...
상화 (절규하고)...수연아...수연아.
S#47. 저자거리 주막
건약재를 약재상에게 넘기고...
나환자촌에 필요한 물품을 산...
허준이 주막으로 들어선다.
지게를 내려놓고...평상에 앉는 허준...
허준 ...주모...여기 장국밥 한그릇 말아주오.
주모 (다가오고)탁배기도 한사발 올릴까?
허준 됐소...
주모 (돌아갈려는데), ,
허준 저...주모...
주모 예...
허준 ...혹시...이리로...대풍창병자들이 지나간적 없소?
주모 ...대풍창이 뭐요?
허준 ...문둥병자말이요.
주모 그런적없수...댁같으면 문둥이가...마을로 들어오게 내버려
두겠수? 돌로 쳐죽여 서라도 쫓아내야지.
주모...부엌쪽으로 가면... 허준...착잡한데.
이때 사내 하나가 주막으로 급하게 들어서고.
다른 평상에 앉아서...
술을 먹고 있는 사내들에게...
사내 이보게. 마을로...문둥이가 들어왔다네.
칠성이네...아들놈을 잡아먹을려고 했다는구만...
사내들 뭐야?... ...어디...어디있어.
사내들 우르르 몰려 나가고.
놀란 허준도...급하게 따라 나가는데...
주모 국밥을 들고 오다가.
주모 여보시오...여보시오...
허준...돌아보지 않고 달려간다.
S#48. 마을 일각
허준이 달려가면...마을일각에 십수명의 사람들이...
둘러서서 웅성거리고 있는데...
허준...사람들을 헤치고...들어가서보면...
가운데...상화와...수연이 쓰러져 있고...
몽둥이를 든...사내들이...상화를 내려치고 있다...
둘러서서 보는 사람들... 죽이라고 아우성치고.
그들을 본...허준...놀라고...얼른 안으로 뛰쳐들어가...
상화를 향해 몽둥이 질을 하는
사내들을 가로막고 선다.
허준 ...그만하시오...그만들 하시오.
사내 넌 뭐야?
허준 대체 왜 들 이러는거요?
사내 보면몰라? 이 문둥이 자식이...내 자식을 잡아 먹을려고 했어.
허준 그럴리 없소. 그럴 리가 없소.
사내 내 눈으로 똑똑히 봤는데 무슨 헛소리야!!
허준 ...이 아이들은 문둥이가 아니요.
사내 (어어없다는 표정으로)미친놈...
니눈에는 저 년놈들...몰골이...보이지 않더냐?
니놈마저 당하지 전에 썩 비켜나!!
(다른 사내들을 향해)뭣들 하는가? 이놈을 끌어내지 않고!!
사내들...허준을 잡으면...
허준 거칠게 뿌리치면서...
허준 난 의원이니...내 말을 들으시오.
당신들이 오해를 하고 있소.
문둥병자들이...아이을 잡아먹는다는건...잘못된 생각이오.
그 병이...대물림 된다는것도...쉽사리 전염된다는것도...모두
틀린 말이요.
사내 이 자식이...무슨 헛소릴 지껄이는거야!!
허준 더구나...이 아이들은 병자가 아니요.
허준...쓰러져 있는 수연이의 얼굴을
감싸고 있는 수건을 확 벗긴다.
얼굴이 심하게 일그러져 있는데...
수연이의 얼굴을 본 사람들...
인상을 쓰고 웅성거린다.
사내 니놈눈엔...저게 뭘로 보이냐?
입이 문들어지고...코가 주저 않은게 안보여?
허준...수연의 얼굴을 손으로 만진다...
사내 놀라고...구경하는 사람들...
얼굴을 찌프리는데...허준...광기어른 얼굴로.
피를 흘리면서...쓰러진 상화의 저고리를
풀어젖히는데...가슴에...일그러진 흔적이 있다.
허준...그런 상화의 가슴을 입으로 빤다...
사내들고 구경하던 사람들 더 놀라고.
허준...상화의 발을 걷고...
팔에 난 상처에도 입을 댄다...
허준 보시오...당신들 말대로 이 아이가...병자고...쉽사리 전염이
된다면 내가 어찌 입을 대겠소...어찌...환부를 손으로
만지겠소.
사내들 주춤하는데...
사내 ...허튼수작말아. 니놈도...문둥이가 아니냐!!
저 놈을 쳐라!!
사내 하나가 몽둥이로 허준을 공격하면...
허준...사내의 몽둥이를 피하고
사내에게 일격을 가하고...몽둥이를 뺐는다...
허준...몽둥이를 들고 ...사내들을 향해서...
허준 (핏발선 눈으로)...하늘로부터 버림받은 불쌍한 사람들이야...
세상과 피붙이들한테도 버림받은 불쌍한 사람들이야.
당신들...편견으로...세상떠돌다...굶어 죽거나...
스스로 목숨을 버리는 불쌍한 사람들이야! 제발 그만들 해!!
내 말을 못믿겠다면...어떤 놈이건 덤벼라. 덤벼!!
허준, 몽둥이를 든채...핏발선 눈으로...
사내들을 보는 모습에서
EN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