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샘통문 Ⅲ-27]‘젠지’(Z세대)들이 신문과 극장을 찾는다?
KTX, SRT를 타면 속도도 그렇지만, 좋은 면이 하나 더 있다. 특실손님을 위하여 10여개의 신문을 제공하는 것이다(KAL도 제공하지 않는 것같다). 젊은 시절, 신문사에 있었던 때문인지, 나는 거의 ‘활자중독’(100세 아버지의 ‘활자중독’을 닮아서인지도 모르겠다)이어서 요즘에는 어디에서 사기도 어려운 신문을 챙긴다. ‘역적신문’이라고 미워하는 ‘조중동’과 이념적으로 애매한 경향과 한겨레도 챙긴다. 앞부분 정치(사설 등 기명칼럼도 이름에 따라 거들떠보지 않는다), 뒷부분 경제부분(뭐가 뭔지 모르므로 어렵댜)은 아예 제겨놓고(스포츠는 또 젬병이다), 문화면(예로부터 신문의 꽃은 문화면이라고 했다)과 독자면(사람들 이야기이므로)을 집중적으로 읽는데, 엊그제 귀향하며 재밌는(?) 기사를 접했다.
큰 제목이 <쇼츠(Shorts) 보다가 뇌썩음(브레인 롯)/극장․신문 찾는 젠지>. ‘젠지’가 Z세대(Z는 Generation, 1997-2010년생들을 말하고, MZ세대는 1981-1996년생을 일컫는다. 여기에서 M은 밀레니엄)를 뜻하고, ‘브레인 롯’이 Brain Rot이며, ‘뇌가 썩는다’는 SNS에서 쓰이는 신조어(밈)라는 것도 처음 알았다. 이를테면 틱톡, 릴스, 쇼츠 등 짧은 숏폼영상이나 자극적이고 맥락 없는 인터넷 밈을 너무 많이 봐 지적 능력이 떨어지고 머리가 멍해진 상태, 보고 나면 뇌가 녹아내릴 것같이 황당하고 무의미한 콘텐츠를 말한다고 한다. 하여간, 뭐든 배우고 볼 일이다. 그래야 말과 글이 통하기 때문이다. “나는 죽을 때까지 학생이다.” 아무튼, 그 Z세대들이 종이신문을 찾아 읽고, 극장을 찾는 비율이 조금씩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1년간 1회이상 극장영화 관람 Z세대가 87%, 1955-1963년생 베이비 부머세대는 58%). 10대 청소년들이 종이신문을 읽는 비율이 조금이라도 늘고 있다는 것, 온라인에서 책과 신문 독후감을 공유하는 모임이 활발하다는 것은 듣느니 반가운 소식이자 정말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아날로그세대인 나로선 ‘아무렴, 그래야지’중얼거렸다. 알고리즘에 바탕한 정보의 홍수, 가짜뉴스의 피로감, 쇼츠로 상징되는 디지털 중심의 문화에 대한 반작용이 원인일 것이고, 전통매체로의 추세 전환은 아닐지라도 괜찮다. 청소년들의 경우, 그들 부모의 영상을 비롯한 전통매체와 SNS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반영된 것이라면 더욱 반가운 일일 터, 기성 매체들이 SNS를 따라갈 게 아니라 신뢰성 있는 정보에 대한 수요에 답을 해야 하는 게 과제일 것이다. 나는 아직도 어디에서든 종이신문만 보며 달려가 읽는 버릇이 있다. 단지 재래식 언론들이 ‘유도하는’식의 편향보도나 ‘미끼제목’들에 현혹되지 않을 자신만 있다면(특히 ‘TV조선’ 등 무차별한 종편의 보도경향이 그렇다), 우리가 취할 알찬 정보, 우리의 교양을 넓힐 콘텐츠의 기사는 쌔고쌨다. 특히 학술이나 예술 문학측면은 관심을 소홀히 하면 자칫 몰상식하고 무교양인 인간이 되기는 십상이다. 온갖 ‘K-00’으로 지칭되는 문화선진국, 문화강국으로 치닫는 대한민국, ‘못된 신문’들이 앞장서 문화적으로 기획하고 선도해야 하는 보도방향이 ‘디지털 문화의 허와 실’에 따른 대안들이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