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지성당 미사

[김균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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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11-23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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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는이	"김균순" <kimks51721@hanmail.net> 주소록 추가
보낸날짜	2008년 11월 23일 일요일, 오후 16시 08분 43초 +0900
제목	한밤의 사진편지 제919호( 제2구간 갇기 후기 Epilogue 08/11/2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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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Sun, 23 Nov 2008 16:08:43 +0900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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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의 사진편지   제 919호   (08/11/24/월) 대한민국 U자 걷기 제 2구간 걷기 후기 (8) <  Epilogue  >   대한민국 U자 걷기 제 2구간의 끝 지점 울진 망양 앞 바다에서 6막 7장의 바보들의 드라마는 모두 막을 내렸습니다. 울진군 기성면 망양리, 한적한 어촌의 '삼성 모텔'에서 11월 2일, 일요일의 아침을 편안하게 맞이 했습니다.   수송담당 신원영 총무님은 한남관광 대절 버스를 어제 밤 늦게 이곳에 이미 도착 시켜 놓고 있었습니다. 오전 7시, 숙소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버스에 몸을 실었습니다. 어제 하루 종일 힘들게 걸어온 죽변항에 단 20분만에 도착했습니다. 장기 자랑 대상에 빛나는 영예의 제 1반 죽변의 '울산 회 식당'(전화 054-783-7219)에서 아침 식사를 했습니다. 전복을 내장채 넣고 푹 끓인 푸르스름한 전복죽을 한 냄비씩 실컷 먹었습니다. 식사 후 다시 버스를 타고 강원도 태백시를 향했습니다. 태백시로 가는 길의 주변 경관이 아름다웠습니다. 1반 반장 손귀연 님은 어제 밤에 대상을 받은 상금을 몽땅 털어 사과와 음료 등 간식을 사다가 나누어 주었습니다. 인기상을 받은 5반의 주재남 반장님도 양갱과 과자 등 간식을 구입해서 배부해주었습니다. 상금은 전액 우리들의 간식비로 재투자되었습니다. 상금으로 투자된 돈은 반드시 재투자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새로운 경제 순환 원리를 하나 배우게 되었습니다. 영계도 아니면서 자칭 영계라고 주장하며 생기 발랄했던  제 2반 태백시에 오전 10시경에 도착했습니다. 낙동강의 발원지인 황지 연못 앞에 내렸는데 거기서 두 팀으로 나뉘어졌습니다. 한 팀은 '석탄 박물관' 견학 팀이었고 또 한 팀은 유난히 많은 '카톨릭 교우' 팀이었습니다. 천주교 교우들은 마침 일요일이었기에 이곳 황지 성당으로 가서 미사에 참여했습니다. 태백시 황지 성당의 미사에 참가한 천주교 교우님들과 저희 내외 저와 아내는 교우는 아니었지만 교우팀을 따라 황지 성당으로 갔습니다. 일주일 내내 전원이 아무 탈 없이 잘 걸을 수 있게 보살펴 주셨고, 무엇보다도 비를 내리지 않고 잘 참아 주신 하늘의 축복과 은혜에 감사 기도라도 드리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저에게 익숙하지 않은 미사는 상당히 길고 지루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러나 바로 옆에 앉은 허필수 님이 자상하게 안내해 주고 친절하게 가르쳐 주신 덕으로 잘 넘어 갈수 있었습니다. 허필수 회장님의 자상한 배려에 감사드립니다.   언제나 시끄러운 술꾼들이지만 이번 걷기 팀의 중심이 된 제 3반   석탄박물관 견학 팀과 성당 미사 팀은 12시 경, 황지에서 다시 만났습니다. 우리는 태백의 유명한 한우 실비 식당(전화 033-552-2085)으로 갔습니다. 그 식당은 김영신 총무님이 과거 한은 태백 지점장 시절부터  잘 아는 단골 집이었습니다.   진짜 한우를 값싸게 실비로 먹을 수 있는 집이었습니다. 김영신 님을 반겨준 주인의 호의로 비싼 육회까지 무료 서비스 받았습니다. 이번 제 2구간 걷기에서 김영신 재정담당 총무님의 활약과 공헌은 여기서 다시 더 열거할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만일 그의 기여가 없었더라면 이번 걷기는 참으로 무미건조하고 재미없고, 실속도 없는 빈 껍데기가 될뻔 했습니다. 김영신, 윤정자 내외분께는 어떠한 감사의 인사와 찬사도 부족할 것으로 생각되었습니다. 항상 기도하고 봉사하는  모범생 그룹 제 4반   그동안 동해안을 걸으며 주로 생선를 자주 먹었던 우리는 오랫만에 고소하고 신선한 태백 한우 쇠고기를 산지에서 실컷 먹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한가하게 앉아서 쉴 처지는 아니었습니다. 일요일 오후 고속도로의 정체가 염려되었습니다. 우리는 서둘러 일어나 오후 1시 경, 태백시를 출발했습니다. 한남관광 버스의 이봉순 기사는 고속도로와 국도를 요령있게 번갈아 누비며 잘 달려왔지만 일주일 전 출발했던 서울 양재동에 우리가 내렸을 때는 이미 어둠이 짙게 깔린 오후 6시 경이었습니다. 장기자랑에서 인기상을 거머쥔 노련한 고수 그룹 제 5반 이번 제 2구간 걷기에는 원래 39명이 참가를 신청했었지만 그 중 2명이 긴급한 개인 사정으로 불참했습니다. 그리고 함께 걸은 37명 중 엄명애 님은 3 일간, 장정자 님은 4일간, 김동식, 김성기 님은 5일간 우리와 함께 걷고 먼저 서울로 돌아갔습니다. 그래서 강릉에서 울진까지 전 구간을 완전히 걸은 참가자는 모두 33명이 되었습니다.  일주일 간의 걷기 성공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 강릉-울진 157km를 일주일 동안 걸은 참가자 > (윤종영, 홍종남, 송군자, 허필수, 진풍길, 소정자, 이창조, 정광자, 김태종, 양정옥, 신원영, 손귀연, 김영신, 윤정자, 나현재, 조경애, 박현자, 함수곤, 이흥주, 심상석, 황문옥, 정형진, 박찬도, 주재남, 안희수, 권영춘, 이영균, 김재관, 최영자, 김균순, 김영자, 이복주, 정인자,  33명) 최종 숙소 울진 망양의 '삼성모텔' 앞에서  (11.2 일요일, 오전 7시) 이번의 걷기 성공은 참가자 전원의 공동 작품이었고, 공동 승리였습니다. 우리는 모두 걷기를 좋아하고 따뜻한 마음을 지닌 사람들이었고, 그런 마음으로 한덩어리가 되어 서로 배려하고 격려 하면서 함께 움직였습니다. 그 결과로 제 2구간 걷기 성공이라는 값지고 멋진 작품을 함께 빚어 냈습니다. 그동안 깊은 관심을 가지고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신 고마운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지난번 후기에서 빠뜨리고 그냥 넘어갔는데 덕산에서 임원까지 우리의 배낭 36개를 운반해준 고마운 분은 김태종 님의 연락을 받고 지원해준 강원대 삼척 캠퍼스의 송재호 총무과장이었고, 죽변의 관동장에서 망양 삼성모텔까지는 김영신 님의 부탁을 받은 울산 회식당의 주인이 우리의 배낭을 수송해 주었습니다. 송재호 님과 울산 회식당의 차량 지원에 감사드립니다.   그동안 8회에 걸쳐 보내드린 재미없는 '제 2구간 걷기 후기'를 지루함을 참고 애독해주신 독자님들의 인내심과 성의에 감사드립니다. 솔직하게 말씀드린다면 일주일간 걷기도 고통스럽지만 일주일 간의 기록을 정리해서 사진과 음악을 넣은 후기로 만들어 보내는 일, 또한 저에게는 걷기에 못지 않게 벅차고 힘든 작업이었습니다. 그래도 임진각까지의 전 기록을 남기면 훗날 손자들이라도 이 기록을 보며 조부모 세대의 삶을 그려보게 될 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생각이 들어 '내가 산 흔적일랑 남겨 둬야지' 하는 심정으로 거친 붓을 함부로 놀려 이 힘든 작업을 계속하였습니다. 며칠전 우연히 만난 가까운 교수 후배 한 사람이 '여행 정보가 될 것 같아 이번 후기를 따로 잘 저장 보관하고 있다.'고 해서 이 후기가 조금은 쓸모도 있었구나 하는 것을 알게 되어 위안이 되었고 보람도 좀 느낄 수 있었습니다.   경북 울진 망양 앞 바닷가를 한가롭게 걷고 있는 걷기 팀 일행 이번에 저의 변변치 못한 이 후기는 함께 걸었던 이창조 님과 김태종 님의 도움이 없었다면 아마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이창조 님은 걸으면서 긴장을 풀지 않고 모든 주요 장면을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충실하게 카메라에 담아서 프로 급의 좋은 사진을 제공해 주셨습니다. 김태종 님은 제 1구간에 이어 이번에도 기록을 맡아서 이동 중 어려운 메모를 잘 하여 전 구간의 구체적인 기록을 넘겨주어 사실성 있는 후기가 되도록 도와 주셨습니다, 두 분의 노고와 협조에 깊이 감사드리며, 임진각에 도착하는 그날까지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자동차로 간다면 2시간이면 넉넉히 갈 수 있는 거리를 꼬박 일주일간 걸려서 힘들게 걸어간 37명의 바보들의 행진을 시종, 애정을 가지고 지켜 보아주시고 지루한 후기를 읽어 주신 독자 님들께 거듭 감사드립니다. 2009년, 제 3구간 걷기를 기대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우리는 이번에 144시간의 시간과 26만원의 돈을 들였고 우리의 두 다리와 발을 가혹하게 혹사 시켰습니다. 오랜 시간 걸으며 머리 속에서는 많은 생각들이 출렁거렸습니다. 그런 과정을 통해서 얻은 대가는 과연 무엇이었겠습니까? 눈에 보이는 물량적 가치로는 따져 볼 수 없고, 계산할 수도 없으며 또 표현하기도 어렵고, 만져 지지도 않는   그 어떤 것을 각자 얻게 되었을 것입니다. 그것이 무엇이라고 꼭 집어서 말하기는 어렵지만... 시간과 돈과 노력을 투자한 산출이 이같이 안개처럼 희미함에도 불구하고 또 기꺼이 그런 투자를 하려고 꿈꾸고 있는 사람들이 제 주변에 있습니다. 어쩌면 그들이야말로 정말 바보들인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그런 바보들에게 힘을 주신 한 독자님의 편지가 있어 아래에 올립니다. 함께 걸었던 독자님들의 소감은 현재 저에게 오고 있는 중에 있습니다. 들어오는 대로 여기에 올려 드리겠습니다. '동행하고 싶어요' 눈물이 납니다. 저도 언제 이런 멋진 인생 행로에 동참할 수 있을는지 잠시 저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한국의 국격을 한 층 높이고 계십니다. 이런 모습이 후배들에게는 좋은 본보기가 됩니다. 앞으로도 멋진 내용 기다려 집니다. 참석자들의 소회도 함께 실어 주시면 더욱 실감나겠습니다. 애독자 여호영 올림 <글: 함수곤,  사진: 이창조 >      Morning S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