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구리-장쉬는 한국랭킹 몇 위쯤 될까?
한국랭킹 1위인 이세돌 9단은 이미 세계 최정상의 자리에 올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와중에 이세돌 9단의 가장 강력한 상대로 지목되고 있는 인물로 국내기사 가운데는 이창호 9단, 강동윤 9단, 박영훈 9단, 원성진 9단 등을 거론할 수 있고, 외국기사 가운데는 중국랭킹 1위인 구리 9단을 비롯하여 일본랭킹 1위인 장쉬 9단 등을 꼽을 수 있다.
중국의 구리 9단(83년생)과 일본의 장쉬 9단(80년생)은 도대체 어느 정도의 실력이며 이세돌 9단(83년생)에게는 얼마나 위협적인가에 대해서 살펴보자.
통산 15번째 중국랭킹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구리 9단은 천원, 명인, 란커배, NEC배, 아함동산배 등 국내 5관왕을 비롯하여 세계대회에서도 후지쯔배 우승, 도요타배 결승진출(대 박문요 5단), LG배 결승진출(대 이세돌 9단) 하는 등 눈부신 활약을 했다.
랭킹 2위인 창하오 9단과는 최근 11연승을 포함하여 격차를 아주 많이 벌여 놓은 상황이어서 부동의 1인자임에는 틀림없다. 이세돌 9단과 對창하오 9단에게 비공식 기록을 포함해서 최근 10연승을 기록중이다. 이것조차도 구리 9단과 이세돌 9단은 박빙이다.
바둑전문가들은 객관적인 전력으로 평가할 때 구리 9단은 한국랭킹 2~3위권으로 보고 있다. 15개월 연속 한국랭킹 1위에 올라 있는 이세돌 9단보다는 45:55 정도로 열세라고 평가받고 있지만 이창호 9단, 강동윤 9단과는 50:50으로 거의 박빙의 승부를 펼칠 것으로 예상한다.
구리 9단은 중국갑조리그 성적을 포함해서 對이세돌 9단과 총 14차례 격돌을 벌여 7승 7패의 박빙의 승부를 보이고 있지만 기세로 볼 때 이세돌 9단에게 더 많은 점수를 주고 있다.
지금까지 구리 9단이 한국기사와 벌인 역대전적을 살펴보면 공식기전에서 30승 20패로 60%의 승률을 올리고 있다. 특히 한국랭킹 1~3위를 상대로 본 역대전적에서 9승 8패로 박빙의 승부를 펼치고 있어 역시 2~3위권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렇다면 최근 일본 7대 타이틀 가운데 명인, 왕좌, 십단, 기성전을 쓸어 담은 것을 비롯하여 NHK, 아함동산배 등에서도 우승을 차지하면서 제2의 전성기를 맞은 장쉬 9단은 한국 랭킹으로 볼 때 몇 위 가량 될까?
장쉬 9단은 12월 초 왕좌 타이틀을 획득하면서 6관왕(명인, 천원, 왕좌, 기성, NHK, 아함동산)에 오르면서 사실상 일본의 1인자로 평가받고 있다. 12월 4일 천원 타이틀을 획득한지 8일만에 왕좌 타이틀을 추가하면서 생애 통산 27번째 우승을 기록하게 됐다.
특히 주목할 것은 일본 7대 타이틀 가운데 기성(棋聖, 야마시타 게이고 9단), 본인방(하네나오키 9단), 십단(다카오신지 9단)을 제외하고 모두 장쉬 9단이 접수했다는 점.
이는 일본바둑사상 동시에 일본 7대 타이틀을 보유했던 기사는 가토마사오 9단(본인, 십단, 천원, 왕좌,1979년), 조치훈 9단(기성, 명인, 본인, 십단,1983년), 가토마사오 9단(명인, 십단, 왕좌, 기성,1986년), 고바야시고이치 9단(기성, 명인, 십단, 천원,1987년)을 비롯하여 역대 5번째 기록이다. 일본 7대 타이틀을 모두 한 차례 이상 차지해 본 기사는 조치훈 9단이 유일.
이런 객관적인 기록으로 볼 때 비록 장쉬 9단이 기성(棋聖)타이틀을 보유하고 있지는 않지만 사실상의 1인자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이런 장쉬 9단는 한국랭킹으로 볼 때 몇 위 쯤 될까? 전문가들은 장쉬 9단이 對이세돌 9단과의 역대전적에서는 2승 4패로 열세에 놓여 있으며, 이창호 9단, 박영훈 9단과의 역대 전적에서도 뒤지고 있어 한국랭킹 5위권 진입은 무조건 어려운 것으로 보고 있다.
전반적으로 장쉬 9단은 對한국랭킹 Top10과의 전적에서 13승 14패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볼 때 장쉬 9단은 한국랭킹으로 보면 약 10위 가량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 랭킹 1~3위까지의 상대전적을 보면 4승 9패로 열세에 놓여 있으며, 랭킹 10위권의 기사들과는 13승 14패로 박빙이다.
이와 관련해서 중앙일보의 박치문 전문위원은 “구리 9단은 1위 다툼을 벌일 수는 있겠지만 이세돌 9단이 워낙 강하니까 랭킹 1위는 어렵지 않을까 본다. 그렇다면 2~3위 정도로 보는 것이 적당할 것 같다. 장쉬 9단은 전적이나 여러가지 정황을 볼 때 5위 안에 들기는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 6~10위 사이 정도가 되지 않을까?”라고 평했다.
중국 최대 포탈 사이트인 시나닷컴(www.sina.com.cn)의 저우요우(周遊) 기자는 “토너먼트와 같은 단판 승부로는 알 수가 없고 만약에 리그전을 벌인다면 구리 9단은 3위 안에는 들 수 있을 것 같다. 장쉬 9단은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두어야 5위 정도에 오를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프로기사 가운데 중국통으로 통하는 김승준 9단은 “최근 1년간의 국제대회와 중국내 성적으로 볼 때 구리 9단은 랭킹 2위 정도 될 것 같다. 장쉬는 일본에서 성적이 워낙 좋지만 국제성적이 저조한 것을 고려하면 4~5위 정도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사이버오로의 김상우 기자는 “구리 9단은 당연히 이세돌 9단과 이창호 9단 다음 순위 정도 될 것 같다. 하지만 박영훈 9단과도 박빙의 승부가 예상되기 때문에 4위 밑으로 뒤쳐질 수도 있다. 장쉬 9단은 10위권 이내는 가능하다고 본다. 실력으로 볼 때 랭킹 4위권 기사와는 확실한 차이가 있다. 하지만 다른 기사들과 비교한다면 비교우위에 있을 것으로 본다면 아마도 6~7위 정도가 적당하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사이버오로의 이도윤 기자는 “글쎄요. 뭐랄까요? 상식적으로 볼 때는 구리 9단이 2~3위 정도 될 것이라고 보는 게 맞습니다. 하지만 구리 9단은 박정환, 김승재, 강유택 등 신예기사들에게 자주 패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5위 정도가 되지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장쉬 9단은 10위 정도.”라고 조심스럽게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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