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현대미술관
결혼식에 참석했다가 근처 신사동의
K현대미술관에.
참새가 방앗간 그냥 지나칠수 없지.
2016년 12월 말에 개관했다고 하는데
밤 10까지 관람할 수 있어
바쁜 도심속의 직장인들에게
특히 인기 있을 듯 하다.
바쁘게 살다보면 전시장을 둘러보는 일이
그리 쉽지 않을 터인데
퇴근길에도 동료들과 잠시 들러
미술품을 관람하는 행복을 누릴 수 있으니
더할나위 없겠다.
이번 전시제목은
'이것은 현대미술관이다'
유럽출신의 아티스트그룹 '뉴멘/포유즈'의 대규모 테이프작업 프로젝트인
'테이프 서울'은 미술관 1층에 압도적인 느낌으로 공중에 떠 있다.
그런데 이 설치물 공간 속으로 관람자가 들어가 공간 속을 탐험하고 체험해 볼 수 있다니.
3M테이프를 사용한 대형 구조물은 설치된 도시의 이름을 따서
'테이프 파리' '테이프 비엔나' '테이프 스톡홀름' 등의 이름을 붙인다고 한다,
동양에선 도쿄에 이어 두번째로 진행된 프로젝트다.
천정 높이가 무려 7미터가 된다는
미술관 공간에
들어서자마자 '테이프 서울'이 눈에 확 띈다
처음엔 우리가 들어가 볼 수 있을 거란 생각을 전혀 안했었다.
소지품을 맡기고
이 계단을 올라가면
설치물 안으로 들어가는
작은 입구가(쥐구멍수준) 보인다.
그 구멍 속으로 들어가는 것도 쉽지 않다
망설이고 어쩔 줄 모르는 우리 앞에서
남편이 시범을 보이듯 호기있게 먼저 들어간다.
뛰어오른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설치물이 '출렁' 하면서 남편을 빨아들인다.
출렁거리며 흔들이니 올라가기가 더 두렵다.
원피스 입은 우릴 위해 담요도 준비되어있다.
관람객이 많아 차례를 기다리고 서 있는 상황이면 스커트입고 올라가긴 쉽지 않을 듯하다
보는 사람 없으니 뭐 좀 보이면 어때 하면서 우리도 따라 들어가본다
남편을 빨아들인 그 공간으로
우리가 움직일 때마다 출렁출렁
그럴 때마다 큰 딸은
호들갑스런 소리로 무섭다한다.
출렁출렁 흔들리고 때론 기어가야만 통과할 수 있는
좁은 길도 있다.
먼저 들어간 이 남자,
마치 자기집 안방에라도 앉아있듯
아주 편안한 자세로 사진을 찍고 있다.
큰 딸도 이제 안정을 찾았는지
편안한 자세로
엄마 아빠 사진도 찍어주는 여유를 부린다.
출렁이는 느낌도 즐기니 좋다.
마치 얼음동굴 속에 들어와 있는 느낌도 들고
출렁이는 놀이기구에 올라탄 느낌도 든다.
투명한 테이프가
이렇게 단단한 하늘길과 편안한 둥지가 되었다니
참 신기하다.
권오상님의 작품은
스티로품 위에 낱장의 사진을 붙인 작품들이 눈에 띄었다.
설명을 보니
전통적인 꼴라쥬 기법에 작가만의 독창적인 기법인
'데오도란트 타입'이라고 한다.
이동기의 팝 아트 등
다양한 작품들이 걸려있다.
이 K현대미술관
작품을 투명유리창 위에 걸어
여백의 유리창으로 보이는 풍경도
마치 미술품처럼 보인다.
자동차의 움직임이나
신호등의 빛깔 변화
그리고 사람들의 모습까지 하나의 작품이다.
비 내리는 도심의 거리가
긴 연작시리즈의 작품으로 보이는 건
나 뿐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