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꽃들의 향연, 벚꽃
◀벚꽃 나무 아래 ◼고성현(바리톤)
◀벚꽃 핀 날엔 ◼유소영(소프라노)
◀벚꽃 연가 ◼미라클라스
◀벚꽃 길 ◼장윤정
◀벚꽃엔딩 ◼신유미
◀벚꽃이 지면 ◼IOI
◉벚꽃이 한창입니다. 벚꽃을 친구삼아 전해지는 사진이 부쩍 많아졌습니다.
올해는 벚꽃이 예측보다 다소 늦게 피었습니다.
그래서 서울은 벚꽃 축제가 끝난 뒤인 지난 주말과 지금 벚꽃이 한창때라고 합니다.
여의도 봄꽃 축제도 축제 기간이 진즉 끝났지만 뒤늦게 만개한 벚꽃 땜에 이번 주초까지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질 모양입니다.
◉봄이 조금 더디게 오는 산촌은 아직 벚꽃이 활짝 피지는 않았습니다.
살짝 꽃봉오리를 열려고 하는 것을 보니 며칠 후면 활짝 핀 벚꽃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게다가 근처 숲속 대부분의 벚나무가 산벚나무라 왕벚나무보다는 대체로 꽃이 늦게 핍니다.
꽃핀 산벚나무로 숲이 채워지면 숲속에서 봄이 제대로 자리 잡기 시작합니다.
그때부터 녹색 천지로 바뀌는 것은 거의 순식간입니다.
◉벚꽃처럼 한순간에 화려하고 찬란하게 피어나서 사람의 시선을 끄는 꽃나무도 그리 흔하지 않습니다.
한낮 태양 아래서 하얀색, 연분홍색의 화려함을 뽐냅니다.
그것으로 모자라 밤의 불빛 아래서도 찬란한 빛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흔들어 댑니다.
벚꽃 시즌에 밤낮을 가리지 않고 벚꽃길을 찾게 되는 이유입니다.
◉‘벚꽃 나무 아래’에서 노래에 잠기는 벚꽃잎을 만나봅니다.
김동현 시에 이원주가 곡을 붙인 가곡 ‘벚꽃 나무 아래’를 바리톤 고성현이 그려냅니다.
‘꽃잎은 세상 가득 하얗게 가득 채워지네. 그대 마음에도 내 마음에도 하얗게 더 하얗게 가득 날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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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은 흰색 또는 분홍색 꽃망울을 동시다발로 엽니다.
그 모습이 마치 팝콘을 터뜨리는 모습 같아서 ‘벚꽃 팝콘’이란 동요가 생겨나기도 했습니다.
짧지만 강력한 벚꽃은 봄날을 찬란하게 만들면서 순식간에 벚꽃길을 꽃바다로 만들기도 합니다.
그래서 보는 사람의 눈을 즐겁게 만들지만 세상에 머물러 있는 시간이 그리 길지는 않습니다.
피면서 지기 시작해 어느덧 사라져 버립니다.
◉벚꽃은 피는 모습도 강렬하지만 지는 모습도 예사롭지 않아 사람의 눈을 시리게 만듭니다.
벚꽃은 질 때 통째로 떨어지지 않습니다.
꽃잎 한 장 한 장이 따로 떨어져 내립니다.
벚꽃이 떨어져 내리는 속도는 초속 1.2m에서 1.4m 정도 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 모습을 흔히 봄눈 내리는 것 같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짧은 화려함을 보인 뒤 순간에 져버리는 벚꽃의 모습을 아쉬워하기도 합니다.
가곡 ‘벚꽃 피는 날엔’에도 그런 아쉬움이 담겨있습니다.
‘바람 불면 나비처럼 후르르 날아가는 황홀함 흩어짐이 못내 아쉬워’ 오두영 시에 정애련이 곡을 붙인 가곡을
소프라노 유소영이 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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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나무는 히말라야가 원산지입니다.
지금은 전 세계에 널리 퍼져 사랑받는 나무가 됐습니다.
한반도에서는 오래전부터 자생하며 사랑받아 온 나무와 꽃입니다.
특히 우리가 자랑하는 문화유산인 팔만대장경의 80% 이상이 산벚나무로 돌배나무로 만들어졌습니다.
바닷물에 담근 산벚나무는 조각을 낸 뒤 다시 소금물로 삶았습니다.
이후 진행된 판각 작업과 야금 기술 그리고 지금까지의 완벽한 보관 과정은 지금도 불가사의한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벚나무는 결이 아름답고 단단해 고려 때부터 쓰임새 많은 목재로 사랑받아 왔습니다.
흔히 일제 강점기에 민족혼을 말살하기 위해 일본이 벚나무를 대량으로 심었다는 주장도 있지만 근거는 희박한 편입니다.
흔히 벚꽃 하면 ‘사꾸라’라는 말과 함께 일본을 떠올리지만 벚꽃이 일본의 상징이긴 해도 일본 국화(國花)는 아닙니다.
◉제주 왕벚나무를 비롯해 여러 종류의 벚나무가 한반도에서 자생해 온 만큼 사극에도 벚꽃이 심심찮게 등장합니다.
특히 애절한 사랑으로 한 장 한 장 떨어지는 벚꽃잎을 등장시키는 경우도 있습니다.
TV 드라마에 등장하는 ‘벚꽃 연가’도 그런 노래 가운데 하나입니다.
첫사랑과 만나고 헤어지기를 거듭해야 하는 한 세자의 애절한 사랑 이야기입니다.
첸이 부른 ost를 팬텀싱어 사중창단 미라클라스가 커버합니다.
‘스쳐 가는 바람에 떨어지는 벚꽃잎은 그대 닮아 쓸쓸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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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hk04Hvzb-6A
◉아름다워 보이는 벚꽃이지만 향기는 없거나 약한 편입니다.
비슷한 시기에 피는 살구나무꽃이나 매화와 같은 은은한 향기가 없습니다.
그래도 피어 있는 모습 그 자체로 사람들을 분위기에 취하게 만듭니다.
그래서 누구나 이때쯤엔 벚꽃길을 걸으면서 화려한 봄의 분위기에 젖어보고 싶은 마음을 가지게 됩니다
특히 여심(女心)은 더 해서 ‘살림의 여왕’이기보다는 ‘애인’이 되고 싶다고 이야기를 남편들은 새겨 들어야 할 것 같습니다.
장윤정의 ‘벚꽃길’은 그런 여인의 마음을 담았습니다.
◉사방 천지에 벚꽃 길이 열렸습니다.
서울과 경기도에만 추천할 만한 벚꽃길이 백 곳이 넘습니다.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집 가까운 곳에서 벚꽃길 나들이가 어렵지 않습니다.
이 노래를 듣고 한번 나서봐도 될 듯합니다.
장윤정의 ‘벚꽃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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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KO6xGU-lf0s?si=11qPo9-w9Vj2ovFv
◉며칠 후면 벚꽃이 지기 시작합니다.
막상 꽃이 지고 나면 벚나무를 구별해 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꽃이 지고 난 뒤 나는 잎도 별다른 특색이 없습니다.
하지만 금방 알아볼 수 있는 특색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나무껍질이 숨 쉬는 조직인 피목(皮目)이 다른 나무들과 달리 가로로 줄을 그은 듯 줄줄이 나 있습니다.
그래서 산행 중에 가장 쉽게 알아보는 나무가 바로 산벚나무입니다.
◉꽃이 진 뒤 벚나무는 주변 생명을 위해 할 일이 많습니다.
우선 잎에 밀선이라는 꿀샘을 만들어 찾아오는 개미들에게 제공합니다.
그래서 유난히 많은 개미가 벚나무에 오르내리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개미는 벚나무에 기생하는 진딧물을 잡아주면서 보답합니다.
벚나무는 또 벌레집을 지어서 찾아오는 다른 생명들을 먹여주고 재워주기도 합니다.
상생과 배려를 생각하는 마음이 부자인 나무입니다.
◉벚꽃 철이면 빠지지 않고 듣게 되는 노래가 버스크 버스크의 ‘벚꽃엔딩’입니다.
2012년에 나온 이후 대표적인 봄의 캐럴이 됐습니다.
노래를 만들고 부른 장범준에게는 연금 송이 됐습니다.
벚꽃길을 함께 걷고 싶은 설레는 마음을 담겼습니다.
하지만 ‘엔딩’이라는 제목을 달아 짧게 저버리는 벚꽃의 마지막 모습에 아쉬움도 담아 놓았습니다.
사람이 볼 때는 짧게 떠나는 벚꽃이 아쉬울지 모르지만 갈 길이 바쁜 벚나무는 아쉬워할 틈이 없습니다.
‘벚꽃 엔딩’을 재즈 스타일로 들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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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8HXystzkB-A
◉사랑을 하는 사람들은 자신들의 사랑이 빨리 지는
벚꽃처럼 빨리 식을까 봐 걱정합니다.
그래도 벚나무를 들여다보면 사랑이 쉽게 식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생깁니다.
벚나무의 여름은 뜨겁고 분주합니다.
벚꽃이 진 뒤 두 달 후 벚나무는 한 달 동안 열심히 열매를 만듭니다.
그래서 7월 초쯤이면 검붉은 빛의 열매가 매달립니다.
벚꽃에서 시작된 사랑이 뜨거운 여름을 거쳐 결실을 이룬 셈입니다.
사람도 새들도 좋아하는 버찌입니다.
벚꽃을 함께 바라보면 새긴 사람의 사랑도 그렇게 결실을 가져올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마지막 노래를 들어봅니다.
2016년 프로듀스 101을 통해 탄생한 프로젝트 그룹 IOI의 ’벚꽃이 지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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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이 만개해 있는 화려한 봄날에 국회의원 총선거가 실시됩니다.
이미 사전투표를 마친 사람들은 모레 투표일에 벚꽃 나들이라도 다녀올 법합니다.
◉하지만 아직 투표하지 않은 분들은 모레 투표일에 열 일을 제쳐놓고 투표부터 먼저 할 것을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그것이 나를 위하고 나라를 위하는 최우선 순서이자 최고의 선택이기 때문입니다.
잘사는 국민, 안정된 나라는 나의 선택에서부터 시작됩니다.
(배석규)